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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생명가득한

건드리지마, 진짜 우리 봉선화는 물봉선

by 구르다 2009. 9. 22.

성주사에서 본 장복산

남쪽의 산도 표나지 않게 조금씩 가을색으로 물들어 갑니다. 여름이 좀처럼 자리를 비켜줄 것 같지 않더니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한 낮에 성주사를 찾았다면 팔자 좋네, 팔자 좋아하고 말할 분들 여럿 이라 봅니다.
팔자 좋은 것은 사실인데 놀러간 것은 아닙니다.
저보다 더 팔자 좋은 분들은 김주완 기자님이나 파비님이라 해야 할 겁니다.


목요일 열심히 회의 중인데, '경주에 콘도 잡아 놓았는데 갈래요'라며 염장 지르시던 분들입니다.
포스팅한 것을 보니 잘 놀다 오신 것 같습니다.
그분들에 비하면 평일 낮에 성주사에 잠시 다녀 온 것을 팔자 좋다 할 정도는 아니라 봅니다.

그래도 이 가을 사무실에서 하늘만 쳐다봐야 하는 분들에 비하면 팔자가 좋은 것도 사실입니다.


비록 하늘은 금방 비를 뿌릴 것 같이 흐렸지만, 가을 바람을 맞으며 스쿠터를 달리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었습니다.

절 입구에 스쿠터를 세워두고 길을 걷습니다.
입구 겨울가에 빨간 이삭여뀌가 많습니다. 며칠전 크리스탈님이 이삭여뀌 포스팅을 했기에 쪼그려 앉아서 열심히 쳐다봅니다. 저게 꽃이 핀건가 안핀건가..아무리 봐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카메라를 들이댈 생각은 아예 하지를 않았습니다. 접사 기능이 약한 내 똑딱이의 한계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더 오르니 물흐르는 개울에 물봉선이 피었습니다. 한창 피는 꽃은 아니고 서서히 지는 중입니다.
물봉선과 어우러져 고마리도 작은 하얀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물봉선은 진짜 우리 봉선화(봉숭아)입니다.
우리가 손에 물들이는 봉선화는 인도 그쪽이 고향입니다.
그런데 물봉선은 여기가 고향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진짜 우리 봉선화는 물봉선입니다.



물봉선도 애틋한 사연 하나쯤 있지 싶어 검색을 해 보았습니다.
역시나 이 땅에서 이름 얻은 꽃들은 사연하나 가지고 있습니다.
그 사연 잠시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옛날 조그만 어느 산골마을에 착한 여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순박한 사람들이 살고있는 조용하기만 하던 이 마을에 큰 도둑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착하기 이를 데 없던 이 여인이 억울하게 그 사건의 도둑 누명을 쓰고 마을에서 쫓겨나게 되었습니다.

여인은 자기가 도둑이 아니라고 진심으로 해명을 해보았지만 마을 사람들 중에 그녀의 진실을 믿어 주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결국 여인은, 너무나 속이 상한 나머지 스스로 목숨을 끊고 봉선화로 다시 태어났다고 합니다.

봉선화로 태어난 그녀는, 그때의 한이 풀리지 않아 누구라도 자기를 건드리면 씨주머니를 터트려 자기의 결백을 나타내려고 속을 뒤집어 보인다고 합니다.




물봉선 가슴아픈 사연을 듣고 일어나 곰절로 향합니다.
계곡에는 아직 가을이 찾아 오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는 이 계곡이 봄, 가을 소풍장소 였습니다.
지금은 상수원보호구역이라 학생들이 소풍을 오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2009.9.21(월) 성주사 계곡2009.9.21(월) 성주사(곰절)


성주사 아래 찾집 옆 마당에는 이렇게 하얀 몽골천막이 있습니다.
무엇을 하는 천막일까요? 궁금하지 않으세요..
한 낮에 성주사를 찾은 것도 이 천막 아래서 벌어지고 있는 일 때문입니다.




다름 아닌 야생화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오늘(22일,화)까지 야생화 전시회가 열립니다.

경남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 야생화과정을 마친 분들의 작품전시회 입니다.
일상에서 만나기 힘든 야생화들이 작품으로 만들어져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시간 되는 분들은 오늘 까지이니 가서 좋은 시간 만들어 보세요.
아래 꽃은 동자꽃입니다.



사진으로 담아 온 나머지 작품은 전시회를 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곧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