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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생명가득한

뜨거운 기운을 좋아하는 곰절 백련

by 구르다 2009. 6. 28.


지난 주는  찜통같은 무더운 날이 이어졌습니다. 곰절(성주사) 연밭에 백련이 봉오리를 열기 시작하였습니다.
어제(27일) 토요일에는 백련 두 송이가 꽃잎을 펼쳤습니다.
며칠 안으로 너도 나도 앞다퉈 필 것 같습니다.

지난 목요일 야생화취업교육을 받고 있는 분들의 취업을 돕기위한 모임에 참석하여 수생식물에 대한 새로운 것을 알았습니다.

대부분 수생식물은 열을 좋아한다는 군요.

그래서 흐르는 물 보다는 고여있는 물을, 맑은 물 보다는 유기물질이 많은 물을 좋아한답니다.
그게 열과 관련이 있다 합니다.

그러고 보면 주변 대부분의 수생식물은 봄이 아닌 뜨거운 여름에 꽃을 피웁니다. 그것도 깨끗한 계곡이 아닌 물이뿌연 저수지의 뻘밭에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웁니다.
유기물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열을 받아 꽃을 피우고 그 과정을 통해 물을 정화한다고 합니다.

△ 2009.6.27. 창원 성주사(곰절) 연밭..다음주에는 백련이 여기 저기 피어날 것이다.

자신이 뿌리 내린 곳을 탓하지 않고 자신의 터전을 정화하는 능력을 가진 수생식물은 사람에게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그러고 보면 자연은 인간이 위협하지 않으면 아픈 곳은 스스로 치유하며 조화를 만들어 나가는 인간이 흉내내지 못하는 능력을 가졌습니다.

그런데 죽지도 않은 강에 사망선고를 내리고, 수십조의 돈을 쏟아부으며 강을 파헤치겠다는 그들, 도무지 대다수 국민의 소리를 들으려 하지않고 자연의 생명은 생명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은 어떤 심성의 소유자 일까요?

△ 성주사 백련, 백련잎으로 우려내는 백련차는 열이 많은 차라고 합니다. 속이 차가운 사람들이 마시면 좋다고 하며, 백련의 양기를 녹차의 음기로 중화한다고 합니다.

성주사 계곡은 여름이 깊어 갈 수록 녹음이 짙어집니다.
지금은 계곡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다리 끝에 철조망을 둘러 막아 놓았지만, 나에게 성주사 계곡은 학창시절 소풍을 가던 추억이 새록 새록한 곳입니다.
지금은 훌쩍 커버린 아이들과 함께 다리를 마지막으로 건넜던 것이 1997년으로 기억합니다.
 

△ 성주사 약수..△ 계곡으로 이어지는 다리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만약 상수도 보호구역이 아니라면 도시 가까이 있는 계곡이기에 지금의 모습을 도저히 유지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하여 인간의 손이 닿지 않게 하는 것이 자연을 자연답게 하는 유일한 방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4대강도 괜히 삽질하여 자전거 길 만들고, 레져시설만들고, 배 뛰우지 말고 그냥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해 버리면 어떨까요...그렇게 10년만 그냥두면 도저히 생각하지 못할 선물을 사람들에게 선사 할지도 모르는데.


성주사를 내려오며 길가 숲에서 눈에 익은 까치수영(염)을 만났습니다.
혹시 털이 있나 만져보았는데..매끈했습니다.
그럼 이 녀석은 큰까치수영입니다.

△ 큰까치수영(염)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것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봅니다.

요즘 경남에서는 소나무가 말라 죽어갑니다. 겨울이 따듯해서 말라 죽는 것이라고 합니다.
소나무가 말라 죽는 것은 앞으로 사람들도 살아가기 힘들 것이다라는 것을 경고하는 자연의 메세지입니다.
우리는 인정해야 합니다.

인간이 제 아무리 만물의 영장이고 자연을 마음대로 변형할 수 있지만 끝내 그 결과는 인간에게 화로 돌아옵니다.
인간도 따지고 보면 결국 자연의 일부 입니다.
자연을 완벽하게 지배할 수 없다면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