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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갱상도정치

문성현 창원시장후보 40분만에 옷벗었다.

by 구르다 2010. 5. 4.

6.2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가 속속 확정되면서 선거판 분위기가 조금씩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별것 없던 경남의 선거판도 야권후보 단일화로 6.2지방선거에서 주목받는 선거판이 되었다.

경남에는 경남블로그공동체 일명 경블공 모임이 오래전부터 진행되었다.
자체 학습과 교육을 진행하고 틈틈이 모여 팀워크도 다진다.
경블공이 추구하는 것은 블로그를 통한 소통으로 지역공동체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이번 6.2선거 판에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까 고민들이 있었고, 후보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해보자는 것이었다.
후보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후보들이 블로그에 대한 이해를 가지게 되면 누가 당선되든 향후 블로거들의 활동공간이 확장될 수 있다는 의견이 모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것이 6.2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과의 블로거 합동인터뷰다.
합동인터뷰는 경블공과 100인닷컴이 함께 진행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기자직을 그만두고 블로그를 통한 1인기업으로 새롭게 도전하는 김주완 사장(?)의 작품이기도 하다.

합동인터뷰는 사전 후보 측에 질문지를 전달했고, 후보는 나름 답변도 준비를 했다, 그런데 블로거와의 만남이 꼭 모범답안대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주관 강한 블로거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던지기 마련이다. 작년 강기갑 민주노동당대표와의 간담회 역시 그랬다.

블로그 글에는 후보의 다양한 모습을 담을 수 있다. 그러므로 후보자는 유권자의 여러 취향에 따라 자신을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만하면 약간의 부담은 당연히 감수할 수 있을 것이다.


5월3일 오후 4시20분 통합 창원시장 야권단일후보로 확정 된 문성현 민주노동당 예비후보와 첫 번째 인터뷰를 진행했다.

△ 문성현 창원시장 후보와 블로거 합동 인터뷰, 2010.5.3.16:20, 문성현 선거본부사무실



이날 인터뷰에는 경블공회원 7명과 부산에서 특별 초빙된 거다란님이 함께 했다. 7명이 참여했지만, 참여 블로거의 성향은 다양하다.
어제 인터뷰하고 벌써 5개의 기사가 올라왔다.

인터뷰 내용을 김주완 기자가 왕창 잘 정리했지만, 나를 위한 배려인지 빠진 것이 있다. 질문지에 없던 돌발질문이었다.
그러니 나도 쓸 게 있다.

인터뷰전에 문성현 후보에 대해서는 여러 개의 글을 썼다. 그 글만 보면 내가 엄청 문성현 후보 팬으로 보인다.


근데 언감생심, 난 무당을 고집하는 사람이고 어제 인터뷰 결과 문성현 후보는 나를 만족 시키기에는 2%가 부족하다.


문성현 후보도 블로거 합동인터뷰가 생뚱맞은 것인지 초반에는 약간 긴장 모드다.
어제 창원 날씨 무지 더웠다. 그런데 후보 체면 구기지 않으려고 검은 양복 곱게 차려입었다.



겪어보면 알지만 블로거들은 인터뷰에서 기본 예의 같은 것 잘 모른다.
자세도 제각각, 질문하는 태도도 그렇고, 수시로 카메라 들이대고, 블로거들은 그야말로 호기심 천국이다.
익숙하지 않은 후보라면 뭐 이런 인간들이 있어 속으로 생각할 수 있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겉으로 표내면 안된다. 솔직히 후보입장에서는 질문받고 시선 처리 어디로 해야 할 지도 난감할 수 있다.
질문은 이쪽에서 했는데 카메라는 저기서 향하고 있으니 말이다.

문성현 후보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30여 분 지났을까? 문 후보님 더우신가 보다. 드디어 검은 양복을 벗었다.

△ 블로거에 답변하는 문성현 예비 후보



그리고 얼굴에 땀도 흐른다. (속으로 아, 이거 장난 아니네 했을 것이다.) 이 정도 되면 블로거 인터뷰에 적응한 것이라 봐야 한다.

△ 땀 흘리는 문성현 창원시장 예비후보



난 두 가지 기본 질문을 준비했었다. 기본 질문에 대해서 김주완 기자님이 잘 정리해 놓아서 그대로 옮긴다

-기초의원과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생각은?
"지방자치단체는 정당과 풀뿌리 시민운동이 같이 녹아들어가는 게 좋다. 저는 정당에 있기 때문에 정당공천제가 맞다. 다만 한나라당처럼 저런 식의 공천제도는 옳지 않다. 민주노동당은 당원들이 후보를 선출한다. 한나라당도 그렇게 하면 최소한 국회의원의 눈치를 보진 않을 것이다. 정당으로서 책임을 지되 공천방식은 상향식이 되어야 한다. 주민밀착, 주민운동하는 사람들은 정당에 소속되기 어려운 점도 있다. 그런 분들도 의회에 진출해야 한다. 앞으로 연구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번에 야권단일후보가 되셨는데, 민주노동당 소속이 아니라 무소속으로 출마할 의향은 없다.
"개인적으로는 오랫동안 당을 해왔고, 당 대표까지 해왔기 때문에 당에 대한 무한책임 있다. 민주노동당으로 하겠다."

-현행 주민자치위원회는 사실상 행정의 말단조직화해버린 측면이 있다. 동장이 위원을 사실상 임명하는 구조다. 단체장이 마음 먹으면 실질적인 주민자치조례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그럴 의향이 있나?
"주민참여예산 문제도 그렇고, 결국 행정은 예산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 주민복지 중심으로 예산을 써야 한다고 명확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의회가 무상급식에 대해 비토한 것처럼 의원들이 반대하고 나올 수도 있다. 그럴 경우 시민들과 직접 토론하자고 하여 돌파해나갈 생각을 하고 있다.

주민자치위원회 문제는 운동차원에서라도 조례개정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민자치위원 선출방식도 동장이 위촉하는 방식이 아니고, 주민들의 뜻에 의해 상향식으로 선정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제주도의 경우 다른 자치위원회와 달리 많은 기능이 있다. 현실적으로는 제주도에 있는 기능 정도라도 창원시 주민자치위원회 기능을 업그레이드 시켜보겠다."  문성현 후보를 블로거들이 인터뷰하다(100인닷컴 김주완)


정당공천제 폐지와 무소속 출마는 아주 단호하고 명쾌한 답변을 준비했었다. 따로 추가 질문도 하지 않았다. 아마 후보 단일화 전이었다면 꼬리를 물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주민자치위원회에 관련 된 것은 시장후보자로서 사실 크게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있는 영역이다. 그러나 10년간 진행되어 온 정책이기에 반드시 살펴보고 짚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노동운동을 한 후보이기에 더 관심가지고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생소했을 것인데 비교적 자료검토와 답변준비를 잘했던 것 같다.


후보 바로 옆에 앉아 있어서 하나 하나의 질문지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고 밑줄 그어 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후보가 밑줄 쫙~ 그대로 읽지 않았다는 것이다.


△ 질문지를 검토하고 있는 파비님



문성현 후보의 1% 아쉬움은 나의 전공 부분에서 딱 걸렸다. 다른 사람에게 별로 중요하지않지만 그것으로 밥 먹고 사는 나 한테는 아주 중요한 문제였다.

-경기도교육감이 이슈화시킨 무상급식 같은 문성현 후보만의 차별화된 공약이 뭔가?
"창원을 인터넷 중심도시로 만들겠다. 5억 정도만 투자해도 통합 창원시 전역에서 와이파이 무선인터넷을 할 수 있다. 무선인터넷 고속도로를 꼭 깔겠다. 그리고 시장이 직접 소통구조의 중심에 서겠다. 김해시는 도서관으로 국제적 브랜드를 만들었다. 1년 중 전 김해시민이 같은 책 하나를 읽고 독후감 내고 토론하는 걸로 국제적 브랜드가 됐다. 앞으로 창원도 트위터 블로그 등 소셜네트워크를 하나의 문화로 키워야 한다. 이는 교육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데, 자치센터나 각종 단체에서 블로그와 트위터 등에 대한 시민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리고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 시장들과도 소통하는 시장이 되겠다."  문성현 후보를 블로거들이 인터뷰하다(100인닷컴 김주완)


밑줄 그어진 부분이다. 저 말은 사실이다. 그러나 창원 시장후보는 저렇게 말해서 안된다.
작은도서관은 창원시가 원조다. 내가 몸담은 단체에서 95년부터 진행한 사업이다. 그리고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정부정책이 되었다. 창원의 마을도서관은 작은도서관 모델 중 하나이다.

김해시의 도서관 정책제안서는 내가 김해시에 들고갔었다.
창원은 앞선 인프라 구축과 인적자산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그것을 창원시가 브랜드화에 실패했다.
창원시장 후보라면 그것을 짚을 수 있어야 했다.
김해시는 행정차원에서 한도시 한책읽기 운동을 하고 있지만, 창원시는 그보다 더 일찍 전국 최초로 책문화축제를 개최하였고, 한마을 한책읽기 운동을 하고 있다.

김해시가 창원과 달랐던 것은 딱 하나다. 도서관에 대한 시장의 마인드와 그것을 담당하는 공무원의 전문성이다.



그리고 두 번 째 1% 아쉬움도 있었다.

-그동안의 창원시장, 진해시장, 마산시장이 해온 시책 가운데, 아예 폐지하거나 고쳐야 할 것, 또는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게 있다면?
박완수 창원시장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 한다고 했지만 하지 못했다. 환경마인드는 잘한 부분으로 본다. 자전거도 운영상 문제가 많지만 잘한 것 중 하나다. 물론 자전거도 중요하지만 휠체어를 쉽게 탈수 있는 길을 만들었어야 하는데 하지 않았다. 또한 환경사업이라기 보다 실제론 대부분 조경사업이 많았다. 생태하천을 한다면서 돌을 깔았다. 조경산업과의 유착도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문성현 후보를 블로거들이 인터뷰하다(100인닷컴 김주완)

마창진환경운동연합이 들었으면 펄쩍 뛸 이야기다.

생태하천을 만든다고 하면서 하천에 콘크리트를 바르고있다. 그것도 둔치에 자전거도로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것을 두고 '환경마인드가 있다.'고 하면 곤란하다.



이렇게 해서 문성현 통합창원시장 후보는 나에게 2% 부족했다.


△ 문성현 후보와 인터뷰 참가 블로거의 기념사진


김주완기자가 정리하지 못한 질문 한 가지, 질문지에 없던 것이다.

- 공무원이 가장 겁내 하는 것이 민원이다. 인터넷에 민원글이라도 올라가면 지워달라고 전화가 온다. 공무원이 복지부동하지 않고, 시장 눈치 보지 않고 자율성과 책임성을 가지고 소신 것 일할 수 있게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이 되면 어떻게 하겠는가? 

공무원노조와 일상적으로 소통하는 시장, 공무원노조와 가장 문제를 잘 풀어가는 시장이 되겠다.


인터뷰를 끝내고 악수를 하며 '블로그에 올린 글에 후보님이 댓글 달아주세요?' 했는데 아직 댓글이 달리지 않았다.
오늘 밤 넘기면 또 1% 깍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