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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생각/마을도서관

'책과 노니는 집' 저자가 말한 사림동의 기적

by 구르다 2009. 11. 19.

가장 난감한 강의가 다양한 층이 참석한 경우입니다. 그런데 이제 말을 시작한 아이부터 초등생, 청소년, 대학생, 주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 작가와의 만남인데 곤혹스러웠을 작가가 '사림동의 기적'이라 했답니다. 즐거운 만남 그 이상이라는 겁니다.

창원의 사림마을도서관 (사회교육센터)에서는 '책과 노니는 집 속 역사와 만나다.'라는 주제로  책과 노니는 집의 이영서 작가 초청강연을 하였습니다.


작은 마을도서관에 120여 명의 사람이 모였습니다. 그것도 참석자 대부분이 이영서 작가의 '책과 노니는 집'을 읽은 사람들입니다.


마을에서 주민들이 작가 초청강연을 하는 것도 드문 일인데, 참석자 대부분이 작가의 책을 읽은 사람이다. 참 신통방통한 일이지 않습니까?


△ 주민들에게 인사하는 이영서작가/2009.11.14.사림마을도서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궁금하지 않으세요?

사림동의 기적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겨울바람에 날리던 지난 11월 14일 이영서 작가는 새벽바람을 맞으며 용인에서 출발하여 비행기를 타고 아이들 곁으로 날아왔습니다.

인구 50만의 창원시에는 35개의 마을도서관이 있습니다. 경남정보사회연구소라는 단체가 15년 전에 시작한 일이 만든 결과입니다. 그런데 이 단체는 도서관을 찾아오는 사람뿐만 아니라 찾아오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4년 전부터 시작한 것이 한마을 한책읽기 운동입니다.

방법은 한도시 한책읽기를 따라 배웠지만, 공간의 범위를 마을로 하였습니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창원에는 마을마다 작은도서관이 있고 작은도서관운동을 하는 주체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을 주민으로 한마을 한책 읽기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그 해 마을 사람이 함께 읽을 책을 정합니다.

그러고 나면 책 날개 달기, 책 릴레이, 토론회 등 책을 즐겁게 함께 보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합니다.
이번 작가와의 만남이 사림동의 기적이 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책과 노니는 집이 필사장이 이야기라 도서관 입구에는 선정도서를 필사하는 의자와 책상을 두고 릴레이 필사를 하였습니다. 가장 정성 들여 필사한 분은 작가가 시상도 하였습니다.

또, 독서캠프, 독서골든북 같은 행사도 하였습니다. 도서관에서 하룻밤을 자는 독서캠프를 하면서 아이들이 작가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물론 편지는 우표를 붙여 작가에게 보냈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영서 작가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 이영서 작가가 아이들에게 보낸 답장



사림동의 기적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겨울바람에 날리던 지난 11월 14일 이영서 작가는 새벽바람을 맞으며 용인에서 출발하여 비행기를 타고 아이들 곁으로 날아왔습니다.



그리고 120명의 사림동 주민이 모인 마을도서관에서 이야기보따리를 풀었습니다.
저는 낙동강 생명평화기원 행동의날 행사가  부산에서 있어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 도서관 마루에도 주민들로 가득합니다.




마을주민이 초청한 즐거운 작가와의 만남, 이 만남을 이영서 작가는 '사림동의 기적'이라 말했다고 합니다.

2006년 중앙마을도서관에도 이런 기적은 있었습니다. 내 고추는 천연기념물의 저자 박상률 선생님과 만남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작가 옆에서 편지를 읽고 작품에 대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물론 책에 저자 사인도 받았습니다.
그때 박상률 선생은 전날에도 수능을 친 학생들 몇 백 명 앞에서 강연했다고 하면서, 이런 작가와의 만남은 처음이라며 아주 기뻐하였습니다.

△ 임영대 사림동 한마을한책읽기추진위원장과 박종훈 교육위원


창원에서는 한마을 한책읽기운동을 3년간 여섯 개 마을도서관에서 가능성을 시험하고 경험을 축적하였습니다. 그리고 올해 이 운동을 확산하고 정착 시키기 위해 지난 9월 25일 창원도서관에서 '창원시 한마을 한책읽기 추진위원회 창립식과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사림동의 이영서 작가와의 만남에 공동추진위원장인 박종훈 경남도교육위원도 참석하였습니다.

 

 


△ 책과 노니는 집의 이영서 작가

  
창원의 한마을 한책 읽기 운동은 아직 시작입니다.
사림동처럼 마을도서관이 중심이 되어 기적을 일구는 마을이 늘어나면 창원시는 책읽는 도시가 될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살기 좋은 사회로 만들까? 많은 사람의 고민입니다.
작은 단위를 변화시켜 나가는 것 그것이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가장 빠른 방법이 아닐까요?
한마을 한책 읽기 운동은 바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장기적인 운동입니다.

책을 읽으며 자아를 생각하고, 이웃을 생각하고 그런 마음이 모여 마을을 변화시키는 운동
아직은 여섯 개의 작은도서관이 참여하지만 35개의 마을도서관이 함께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사림동의 기적 다른 풍경 보기 : 책과 노니는 집 이영서작가 초청강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