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참여/4대강운하저지

떠내려간 생태하천 4대강공사 닮아간다

by 구르다 2010. 4. 6.

창원남천 생태하천 공사에 드디어 시멘트를 바르기 시작했다. 4대강 사업의 축소판을 보는 듯하다.

△ 2010.4.4(일). 창원 남천 생태하천 공사현장


창원의 남천과 창원천은 생태하천 시범사업 격으로 2009년 야심 차게 공사를 하였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두 차례 내린 비로 여지없이 폭탄 맞은 것처럼 비에 쓸려 버렸다.



벚꽃 화사한 일요일(4월4일) 남천을 지나다 공사현장이 어떤지 궁금하여 둘러보았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물길을 옆으로 돌려놓고, 하천 바닥을 파고 무슨 공사를 하고 있다.

△ 2010.4.4(일). 콘크리트 기초공사를 위해 물길을 돌리고, 물을 펌핑하고 있다.


이럴 수가 파낸 하천바닥에 콘크리트기초를 하고 있지 않은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콘크리트를 들이부어 공사하는 것이 생태하천 만드는 공사라니 기가 찬다.

△ 2010.4.4(일). 콘크리트로 기초를 하고 철근망을 세웠다.



지난해 200mm가 되지 않는 비에 공사한 것이 떠내려간 원인이 설계부실인지, 부실공사인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서로 책임 떠넘기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데 지금 현장에서 콘크리트 기초공사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설계부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 2010.4.4(일). 지난해 떠내려 간 구조물에는 자연스런 물길이 만들어 졌다.



현재 남천에는 떠내려 간 원인을 규명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보수를 위함인지 기초가 드러난 여러 시설물이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다.
이러다 또 한 번 많은 비가 내리면 더 엉망 될 것이 뻔하다.
그런데 이에 대한 대책은 마련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2010.4.4(일). 부서진 구조물 옆에 물길을 만들어 놓았다.


△ 2010.4.4(일). 훼손된 구조물은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다.




지난해 물이 한바탕 신나게 놀고 간 곳은 자연스럽게 물길을 만들어 바다로 흐르고 있다.
자연은 스스로 물길을 만들고 갈 길 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새들은 날아와 한가롭게 먹이사냥을 한다.



제철을 맞은 꽃은 노랗게 꽃을 피웠고, 억지로 심고 가꾸지 않아도 자연은 스스로 살길을 찾아가고 있다.



이제 곧 6월이다.
창원시는 떠내려간 창원천과 남천 계획을 서둘러 확정해야 한다.
설계 문제인지, 부실공사인지 명확히 하여야 한다.

만약 설계 문제라면 생태하천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생태하천 공사 이전 남천에 큰 물난리는 없었다. 다만 사람을 위한 친수공간이 부족했을 뿐이다.
현재 추진 중인 생태하천은 하천 둔치에 자전거도로를 만들고, 탐방데크를 설치하고, 인공적인 시설을 만들어 보기 좋게 하려는 것이다.
과연 이런 방식으로 하는 것이 생태하천인지 곰곰이 따져야 한다.

생태하천을 조성한다며 반생태적인 시멘트를 하천에 들이붓는 방식의 공사라면 생태하천 이름을 걸지 않아야 한다.
자신 없으면 박완수 시장은 청소만 하고 그냥 두고, 6,2 지방선거 이후에 통합시장이 선출되면 그때 새롭게 시작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4대강 토목공사 방식으로 진행하면 시민에게도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