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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생명가득한

녹슬지 않은 눈 투구꽃을 만나다

by 구르다 2008. 11. 5.
2008.11.03(일) 거제 장목 대금산

현재는 걸어서는 산을 오르지 못하는 신체적 결함이 있다. 아마 몇 개월 뒤에는 걸어서도 산을 오르지 않을까 기대를 한다.

일요일 장목으로 라이딩을 하였다, 연초댐을 지나 장목으로 가다 대금산으로 오르는 길로 무작정 들어섰다.
내 바이크는 스쿠터 종류라 울퉁 불퉁한 길을 많이 가면 엔진에 치명적 손상을 입을 수 있음에도 그정도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도 조금씩 가을색으로 변해가고 있었고, MTB로 산을 시원하게 내려오는 사람도 만났다.
그럼 이 길은 분명 다른 곳과 닿아 있는 길이다.
마을이 끝나고 시멘트포장과 비포장이 번갈아 나왔지만 길이 그렇게 나쁜 것은 아니었다,



한참을 가니 갈림길이 나오고, 한무리의 등산객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 나라는 존재는 어떻게 보였을까..
아마, 저렇게 할려면 산을 왜 올라 내지는 팔자 좋네, 꼴깝 뜬다..이렇게 생각했을 수도 있다.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할 수는 있으니까..



산마루를 넘어 내리막길로 조심스럽게 내려가는 데 보라색이 나의 시선을 끈다.
꽃에 한참 미쳐 있을 때 차를 타고 달리면서도 꽃이 있으면 시선이 나도 모르게 끌리던 적이 있었다.



산길을 오르면서도 흰색의 참취와 구절초, 노란색 고운 감국과 산국에는 발길을 멈추지 않았었다.



오토바이를 세우고, 장갑을 벗고, 안경을 벗고, 안전모를 벗고, 안경을 쓰고 보니 역시나다..
아직 실물과는 한번도 대면하지 않은 투구꽃이다.




카메라를 꺼내 이리 찍고 저리 찍고 투구꽃과의 첫 만남에 재법 시간을 보냈다.
생명과 생명의 만남...

지난번 황매산으로의 라이딩에서 과남풀(용담)을 만나고 새로운 생명을 만났다..
앞으로 새로운 생명과의 첫 만남의 기회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인데..
그래서 더 느낌이 좋다.



한참을 내려가니 이정표가 나오고, 외포가 눈앞에 펼쳐진다.
바다 안개가 피어 깨끗하지는 않아 아쉬웠지만..
산에서 내려다 보는 바다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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