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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치수다

장애인, 비장애인 없어져야 할 단어

by 구르다 2009. 1. 7.
누군가 나에게 당신은 장애인요? 비장애인요? 물어 본다면 명쾌하게 대답하기 힘들 것 같다.
100년 전 200년 전 태어났다면 나는 분명 장애인이다. 안경이라는 것이 있기에 그래도 보는 것과 다니는 것에 불편함이 없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하는 기준은 신체적인 부분이 작용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우리들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비정상적인 사회를 살아가고 있다. 언론을 통해서 우리는 상식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일들을 너무나 많이 접하고 있고, 그런 것을 접하면서도 조금 불편해 할 뿐이지 않는가?
그런 비정상적인 사회를 아무런 불편함 없이 살아 갈 수 있다면 우리들 모두가 비장애인이 아닌 장애인에 가깝지 않을까?


이 작품은 창원에 있는 중학교 특수학급 학생들의 공동작품이다. 이 작품만을 놓고 이게 누구의 작품일 것 같으냐고 물어보면 장애인의 작품이라고 대답할 사람은 없다고 본다.
그런데 이것이 장애인 학생들의 작품이라고 알고 나면 그기서 부터 장애인이 만든 작품이라는 편견으로 작품에 대한 평을 하게 될 것이다. 아마 나도 그럴 것이다. 이런 편견이 난 불편하다.

도서관운동을 하는 경남정보사회연구소에서 2008년 사회교육문화지원사업으로 창원의 4개 중학교 특수학급 학생들과 함께 북아트교육을 6개월 진행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모아 지난 12월 성산아트홀에서 일주일간 전시회를 가졌다.

중앙중학교작품

사파중학교작품


신월중학교작품

봉곡중학교작품




몇 년 전만하여도 창원의 성산아트홀은 문턱이 높았다. 전문가들만을 위한 곳이었다. 차츰 우리 사회가 성숙해 지고 공간의 필요성이 확장되면서 이제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저마다의 생각을 표현한 장애인의 북아트 작품이 창작물로서 전시장에 일주일 동안 전시될 수 있었다는 것은 대단한 사건이기도 하다.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비장애인인 내가 저곳에 작품을 걸 수 있는 기회가 일생에 단 한번이라도 있을까..아직 까지는 꿈꾸어 보지 않았다.

일주일동안 이 공간을 찾은 사람들은 어린학생들이 많았다고 한다. 장갑을 준비해서 관람자들이 작품을 만져볼 수 도 있도록 하였다고 한다.  어린 학생들은 아마 이 작품이 장애인의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냥 예쁘게 만들어진 다양한 책으로 신기해 했을 것이다. 만져보면서 나도 이런 것을 만들어 봤으면 하는 생각을 가졌을 것이다. 그러고 보면 장애인, 비장애인 이것은 사회적 산물이고 어른들의 생각일 뿐인 것이다.

수료증 전달식

지도교사들에게 감사장을

참여자 모두의 테이프 컷팅



전시회 오픈식에는 많은 학부모님이 참석을 하셨고, 세상과의 만남에 나선 아이들의 자리에 지역 언론도 관심을 가져 주었다.
6개월간의 북아트 과정을 끝낸 아이들은 수료증을 받으면서 스스로에게 환한 미소를 보냈고, 아트홀에 걸린 자신의 작품을 보면 뿌듯해 했다.
참여하신 경남북아트연구소 강사들도 아이들과 만나면서 아이들에게 스스로 많이 배웠다고 한다.
또 전시회를 계기로 앞으로 세상을 향한 열린마음을 가지겠다는 자녀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된 부모님도 있다.

학생들의 공동작품

북아트연구소 회원들의 작품

아름다운 뒷모습



우리는 다양한 재능과 처지에 놓인 사람들이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우리사회는 아직 사회약자가 아닌 강자 중심으로 모든 것이 설계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장애인 비장애인의 구분과 그에 따른 편견이 생겨난 것은 아닐까,,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아무런 불편함이 없이 살아가는 사회로 설계된다면 장애인, 비장애인이라는 단어는 필요치 않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아름다운 사회는 그런 사회가 아닐까? 언제가는 그런 사회에 우리도 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