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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생명가득한

족두리풀

by 구르다 2005. 2. 17.

쥐방울 덩굴과 여러해살이풀
꽃의 모양이 옛날 결혼식에 사용하던 족두리와 비슷하여 족두리풀이란 식물명이 붙여졌다
다른 이름은 만병초, 세삼, 족두리, 놋동이풀, 독엽초, 세신, 소신
매운맛이 있으며 원줄기 끝에서 2개의 잎이 마주나와 퍼진다

모녀의 가슴저미는 사랑을 담아 핀 '개족두리풀(섬세신)'
내게로 다가온 꽃들  김민수(dach) 기자(오마이뉴스)

꽃의 모양이 옛날 여인들이 예복을 갖추어 입을 때 머리에 쓰던 관(冠)인 족두리와 비슷하여 족두리풀이란 이름을 얻었습니다.

족두리는 원나라와의 혼인이 많았던 고려 시대부터 쓰기 시작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고려 때 원나라에서 왕비에게 준 '고고리(古古里)'가 와전되어 '족두리'가 되었고 예식 때 쓰는 화관이 너무 화려해지자 검소한 생활을 위하여 족두리를 장려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결국에는 화관과 같이 지나치게 많은 패물을 장식하여 문제가 되기도 했답니다.

족두리에 아무 장식이 없이 검은 비단으로만 된 것을 '민족두리'라 했는데  족두리풀 중에서도 이파리에 아무런 무늬가 없는 것을 '민족두리'라고 한답니다. 족두리풀의 뿌리는 얇고 매운 맛이 있어서 세신(細:가늘세 辛:매울신)이라고도 하는데 제주에서 만난 족두리는 이파리에 점박이가 있는 개족두리(섬세신)였습니다.





먼저 족두리의 꽃말부터 살펴볼까요? 족두리의 꽃말은 "모녀의 정"이랍니다.

족두리풀에 관한 이런 이야기가 구전되어 전해져 옵니다. 아이들에게 들려주듯이 들려드리겠습니다.

'옛날 경기도 포천에 아주 예쁜 소녀가 살고 있었단다. 사람들은 그 소녀가 얼마나 예쁜지 꽃처럼 아름답다고 하여 꽃 아가씨라고 불렀어. 얼마나 예뻤으면 그랬을까?

꽃 아가씨는 궁녀로 뽑혀가게 되었는데 그만 나라가 약해지면서 중국이 우리 나라를 쥐락펴락하게 된 거야. 너무 예쁜 꽃 아가씨는 중국으로 팔려가게 되었단다.

멀고 먼 나라에 팔려간 꽃 아가씨는 먼 이국 땅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다 타국만리 중국 땅에서 죽고 말았지. 그렇게 꽃 아가씨가 먼 중국 땅에서 온갖 고생을 다하다 고향에도 돌아오지 못하고 죽은 동안 꽃 아가씨를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은 찢어지는 아픔을 늘 간직하고 살아야만 했단다. 꽃 아가씨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난 후 얼마 지나 어머니도 죽음의 날을 맞이했는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단다.

모녀가 죽자, 그녀의 집 뒷동산에 이상한 풀들이 자라나기 시작한거야. 그 풀 꽃은 마치 처녀가 시집갈 때 머리에 쓰는 족두리 같은 모습이었어. 이 소문은 온 고을에 퍼져 이 마을 저 마을에서 구경을 왔지. 어떤 사람은 꽃 아가씨의 한이 맺힌 꽃이라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그녀 어머니의 넋이 변한 꽃이라고도 했어. 이게 바로 족두리풀이란다.'

그래서일까요?
꽃은 이파리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고, 꽃향기도 별로 좋지 않아서 나비같은 곤충들이 찾아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개미처럼 땅에서 기어다니는 곤충에 의해 수정을 한다고 합니다. 너무 예뻐서 수난을 당했으니 이파리에 꼭꼭 숨어서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것은 아닐까요?

그래도 이 모녀의 정은 너무나 살가워서 그 뿌리와 열매의 쓰임새가 한방에서 무척이나 귀하게 사용됩니다. 그래서 '만병초'라는 이름까지도 얻었답니다. 

 

우리 산
우리 들에 피는 꽃
꽃이름 알아 가는 기쁨으로
새해, 새날을 시작하자

회리바람꽃, 초롱꽃, 돌꽃, 벌깨덩굴꽃
큰바늘꽃, 구름체꽃, 바위솔, 모싯대
족두리풀, 오이풀, 까치수염, 솔나리

외우다 보면
웃음으로 꽃물이 드는
정든 모국어
꽃이름 외우듯이
새봄을 시작하자
꽃이름 외우듯이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는 즐거움으로
우리의 첫 만남을 시작하자

우리 서로 사랑하면
언제라도 봄
먼데서도 날아오는 꽃향기처럼
봄바람 타고
어디든지 희망을 실어 나르는
향기가 되자

<이해인-꽃이름 외우듯이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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