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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갱상도정치

유세하는 문성근과 김두관 사이 선글라스 할아버지?

by 구르다 2010. 6. 2.

혹 텔레비전 방송에 얼굴이 나온 적이 있으세요? 저는 가끔 기자회견을 하다 보니 뉴스에 얼굴이 나옵니다. 처음 방송에 얼굴이 나왔을 때는 친구들이 전화를 걸어오기도 했습니다. 신기한 일이니까요.

나쁜 일이 아니라면 방송을 타고 싶은 것은 아이나, 어른이나 같은 마음인가 봅니다.
일반인이 어떤 일로 텔레비전에 나오면 방송 나왔더라며 안부를 전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얼마 전 제가 일하는 단체에도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매월 역과 역을 있는 옛길을 찾아 걷는 모임이 있는데, 방송국에서 동행취재 요청이 왔습니다. 저희 단체야 손해 볼 것 없으니 취재에 응했습니다. 종일 방송 녹화를 했습니다.

그렇게 제작된 것이 전국 방송을 탔고 재방송도 되었습니다. 저도 인터뷰를 땄지만, 방송에는 발만 나왔습니다.  그 방송에 얼굴이 나온 분들은 멀리 시골에서 전화가 오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길을 걷다 보면 손을 흔들어 주시는 분도 계십니다.
그러고 보면 방송의 힘은 참 대단하죠.

어제가 선거운동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경남도지사에 출마한 김두관 후보의 유세가 오후에 창원대학교 앞에 있었습니다.
초박빙 지역이라 그랬는지, 방송국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가지고 취재 나온 것인지 카메라가 많이 왔습니다.
그런데 분명히 선거운동원은 아닌데, 축구공을 든 할아버지 한 분이 무대 옆에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유세장 아래쪽에서 대학생들이 투표참여 캠페인을 하고 있었는데, 그 장면을 담은 사진에도 할아버지가 포착되었습니다.





사실 사진을 찍을 때는 별생각 없었는데 사진 정리를 하다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왜 축구공 할아버지가 딱 저 자리에 섰을까?
지원 유세를 하는 배우 문성근 씨와 김두관 후보 딱 중간에 근엄한 폼(?)을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두관 후보가 유세할 때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 옷차림을 보면 상당히 튀어 보이는 것을 즐기는 분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방송카메라였습니다.
주연들 옆에 서 있어야 방송카메라에 찍혀, 텔레비전에 얼굴이 나 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연설이 끝나고 할아버지는 비보이 선거운동원들 뒤에서 공으로 기술을 보여줍니다.
상당한 수준입니다.




아, 자세히 보니 축구공이 아니고 배구공인 것 같습니다.




분명히 뉴스에 유세현장이 나왔을 텐데

과연 할아버지는 편집 당했을까요?
아니면 방송에 나왔을까요?

저는 뉴스를 보지 못했는데, 혹시 보신 분 계신가요?


오늘은 투표일 일입니다.
민주주의국가 국민의 소중한 권리입니다.
꼭 투표에 참여하세요.
혹시 방송국에서 투표소 취재를 나올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