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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생각/마을도서관

찜통더위, 휴가 대신 난 이사한다.

by 구르다 2010. 8. 2.

이게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요? 시중에는 없는 완전 수제품입니다.
사무실이 있는 건물이 2층인데, 1층에는 노인정과 저희 사무실(사무실, 교육장, 서고)이 있고 2층에는 마을도서관과 강의실이 3개 있습니다.


▲ 직접만든 책 옮기는 등짐지게 2010.7.27


봄에 노인정이 비좁다고 주민 서명을 받고 했는데 동네에 땅을 구하지 못해, 사무실 마당의 놀이터를 없애고 그곳에 노인정을 새로 짓고 있습니다.

노인정이 새로 필요하게 된 이유는 고령화 때문입니다. 요즘 70대 어르신은 갈 곳이 없습니다. 노인정은 80대 어르신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노인정에도 이제 70대 어르신과 80대 어르신의 독립된 공간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새로 짓는 노인정에는 젊은 어르신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였습니다.

문광부의 작은도서관 지원금을 받아 마을도서관 개관 15년 만에 리모델링을 합니다.
작은도서관 운동을 전문으로 하는 단체 실무자로 2005년 문광부 정책테이블에 시민단체로는 유일하게 참석을 하였는데, 그때 만든 정책이 제가 근무하는 건물도 혜택을 받게 되었습니다.

노인정이 새 건물로 옮기게 되면서 2층 도서관을 주민이 좀 더 이용하기 편하게 1층 사무실 자리로 옮기기로 하였습니다.

도서관 리모델링 공사는 8월 2일부터 시작하니 그전에 1층 사무실을 깔끔하게 비워줘야 했습니다. 덕분에 공사기간에도 2층 도서관은 문을 닫지 않고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가 일하는 단체는 1994년에 창립을 했습니다. 지역에서는 나름 오래된 단체입니다. 그러다 보니 서고를 따로 둘 정도로 책과 자료가 많습니다.

위에 사진은 바로 책과 서류를 나르는 등짐 지게입니다.
노인정 공사장에서 벽돌 나르는 것을 보고, 책 나를 때도 그렇게 하면 되겠다 싶어 직접 만든 것입니다.


이 등짐 지게의 위력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2층으로 이사를 한다고 했을 때 다들 이 많은 책과 서류를 어떻게 옮길 것이냐가 최고의 고민이었습니다.
지난번 자료실을 교육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창고를 비워 서고로 바꾸어 책과 서류를 옮기며 워낙 고생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걱정하지 마라, 내가 책임지고 옮긴다고 큰소리를 쳤습니다.



등짐 지게의 위력은 큰 책과 서류는 서가 한 칸을 통째로, 작은 책은 서가 두 칸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사 첫날 몇천 권의 책을 두 사람이 가뿐하게 1층에서 2층으로 옮겼습니다.
리모델링이 끝나고 2층 마을도서관의 책을 1층 도서관으로 옮기 때에도 위력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마을도서관에는 만 권의 책이 있습니다.

새 서가가 들어오기 전이라 옮긴 책은 차곡차곡 쌓아 두었습니다.
이 사진이 12시 사진이니까 이날 옮긴 책은 이것의 2.5배는 됩니다.
지난 목요일(29일) 새 서가가 들어와 책은 일단 서가 배치가 끝났습니다.
아직, 서류 파일은 바닥에 잔뜩 쌓아 두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수요일 추가로 서가가 오면 배가하게 됩니다.

▲ (사)경남정보사회연구소 사무실 이사 2010.7.27


사무실 이사를 핑계로 함안보 농성장에는 지난 일요일 다녀오고는 얼굴을 내밀지 못했습니다.
수요일 추가 물품이 들어와야 사무실 기본 배치가 끝나니 이번 주도 꼼작 못 합니다.

팔월 찜통더위에 사무실 이사하는 것도 힘들지만, 40m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있는 두 사람은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힘이 들 것입니다.
현장을 찾아 응원하지는 못하지만, 건강하게 무사히 내려올 수 있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