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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치수다

해고는 ( )입니다. 6.10 창원촛불

by 구르다 2009. 6. 11.
7시 퇴근을 하고 조금 늦게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창원 정우상가에 도착하였습니다.
노동자대회가 사전에 한다는 것을 몰랐기에 사람들이 빨리 모였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쿠터를 주차하고, 전국금속노동조합에서 나누어 주는 유인물을 받았습니다.

"해고는 [           ]입니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해고는 밥줄을 끊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밥줄을 잃은 사람이 한사람 일수도 있고, 그 사람이 가장이라면 가족 전체가 되는 것입니다.

해고가 누군가의 밥줄을 강제로 끊는 일이라면 그것은 명백한 범죄입니다.

그런데, 이 정부는 그것을 너무나 당연시하고 그것에 대한 미안함이나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겉장을 펼쳐보니 "살인"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어둠이 내리고 22년전민주항쟁을 생각하며 일방통행을 일삼는 무능하기 까지한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는 촛불문화제가 묵념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오래전에 죽은이들을 위한 묵념이 아니라 지금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묵념입니다.
내일은 누가 또 희생 될지 모릅니다. 내 옆의 누군가 일 수 있고, 나 자신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래 사진의 남자분이 보고있는 유인물에는 "저희는 진실을 눈가림 당한 언론입니다. 지역언론을 재벌, 조중동에게 넘겨주는 언론악법 반드시 막아냅시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22년전 전두환은 방패와 최루탄으로 국민의 입을 막았습니다.
그러나..22년이 지난 오늘 이명박은 언론을 장악함으로써 국민의 눈,귀,입을 모두 막으려고 합니다.



아래 이 분은 22년전 거리의 추억을 가진 분인 것 같습니다.
귀여운 아이와 함께 촛불을 나란히 들었습니다.
아이의 손에는 "MB악법 통과되면 서민들만 개고생이다"라고 적혀있습니다.
아이가 글을 읽을수 없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글을 읽을 수 있다면 쪽팔리는 대통령, 쪽팔리는 대한민국이 되는 것입니다.
 



지역에서 오랫동안 노동상담을 하였고, 지금은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한 활동을 하시는 분이 연단에 올랐습니다.
주변에서 계시는 분들이 다들 왜 같은 이야기를 하느냐고 불만스럽게 말하십니다.
저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오늘 이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같은 불만, 같은 생각, 같은 말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아이도 아는지 모르는지 아버지 품에 안겨 촛불을 들었습니다.
이대로 가면 이 아이의 밥줄이 끊어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고보면 지금 현실은 부자 아버지가 아니라면, 이 아이가 당면한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 이 아이도 당당히 촛불의 주체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말은 하면 안되는데...
방송에서 요청을 합니다. 그림 잘 나오게 해달라고...
사회자가 촛불과 핏켓을 구호에 맞춰 들어보자고 제안합니다.


촛불집회에 오신 분들 참 말을 잘 듣습니다.
우리 국민은 이렇게 착합니다. 근데 왜...MB는 착한 사람들을 계속 모질게 만들까요?
아마 이 분들 MB가 싫어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다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방송 요청으로 했지만 그러고 나니 분위기는 훨씬 좋아졌습니다.


오늘은 수녀님들도 촛불을 들었습니다.
STX조선소가 마산 수정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에 반대하기 위해 나오셨습니다.
마산 창동에서도 같은 시간에 수녀님들이 촛불을 들었습니다.

수정에는 트라피스트수녀원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수녀님들은 바로 마산 수정의 주민들인 것입니다.
70,80대 노인들이 알몸시위를 해야 면담이라도 해주는 행정을 보고 수녀님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요?

그러고 보면 하느님도 참 무심하십니다.
수녀님들을 거리로 내모는 그 인간들 안잡아 가고 뭐하시는 건지..
수녀님들이 섬기는 하느님과 국민들이 싫다는 것 억지로 하는 그분이 섬기는 하느님은 다른 분일까요? 


촛불문화제인 만큼 노래공연도 있었습니다.
"그 날이 오면"을 불렀습니다.
그 날이 언제쯤 올까요?
진짜.,.한밤의 꿈은 아니겠지요?



MB정권을 심판하고 이 땅에 민주주의가 다시 살아나는 날이 꼭 올겁니다.
가끔가다 엉뚱한 이야기를 하시는 그 분이 그랬죠.."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지금 발악을 하는 것을 보면...그 날이 그렇게 멀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마산의 북마산 파출소가 불타면 정권이 무너진다는 말이 우리 지역에는 전해집니다.
22년전 6월 항쟁때에도 북만산 파출소가 불탔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 4.19의 도화선이 되었던 3.15의거 때도 북마산파출소가 불탔습니다.
파출소가 불탄다고 하는 것은 바로 민심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파출소가 불타는 일이 잘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의 민심은 파출소를 불태우지 않더라도 여러가지로 표현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 각계 각층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주에도 종교계를 비롯하여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면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더 늦기 전에 민심이 무엇인지 알고, 그 뜻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