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장애인들과 함께 금강산을 다녀 온 적이 있습니다.
청각장애인이 대부분 이었고, 제가 근무를 했던 복지관의 장애인들은
정신지체, 지체 장애인들 이었습니다.
앞줄 오른쪽 두번째가 저입니다.
까맣게 잊고 지내다 오늘이 장애인의 날이라는 뉴스를 보니 그때가 생각나서
앨범을 꺼내 보았습니다..



진해에 있는 복지관에 1년하고 6개월을 근무했었습니다.
그렇다고 저는 사회복지사는 아닙니다.
1년 6월을 근무하면서 중심적으로 한 일은 복지관의 전반 운영시스템을 안정화시키는 것과
재정 확보를 위한 사업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습니다.
 
말이 복지관이지 복지관이라기에는 규모가 굉장했습니다.
수영장, 헬스, 스쿼시, 체육관, 사우나 시설까지 갖춘 규모의 복지관이었습니다.
 
처음 들어가서 한 일은 인건비를 줄이는 일이었습니다.
재정수입에 비해서 지출이 훨씬 많은 구조가 되어 있더군요,,,
한사람씩 만나,,설명하고,,,허리띠를 졸라매자 했습니다.
1년뒤에는 정상화 할 수 있다고...
고맙게도 다들 응해 주더군요..
전 약속을 지켰습니다.
 
자활후견기관, 시니어클럽, 기타 장애인 시설 등을 개설함으로서
사업은 줄이지 않고 복지관의 인력을 분산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일정 정도 정상화되고 나니,,,또 다른 문제가 생기더군요...
진해는 인구 13만의 군항도시입니다.
전 이런 그림을 그렸습니다.
복지관을 중심으로 마을단위로 까지 네트워크를 만들어 내는 것..
전 시민을 사회복지사로 만들자..
아직도 나는 그것만이 복지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시나, 복지사들이 복지를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이웃이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것,,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었습니다..
황당한 꿈일 수도 있고요..
 
근데, 최고 책임자를 설득하지 못했습니다...
그길로 그냥 걸어 나왔습니다.
 
집사람은 그럽니다..
맨날 어려운 곳에 들어가서 고생은 쎄빠지게 하고
형편 풀릴만 하면 그만두고 나온다고...
사실 지금까지 좀 그랬거든요,,,
지금도 그렇고...
 
복지관 1년 6월을 근무하면서 배운 것은 1가지 입니다.
 
'장애인을 동정하지 말라, 그들도 똑같이 대우하라'
 
남편이 장애를 가진 노부부가 계단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힘들어 보여 저는 부축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엘리베이트를 이용하시면 된다고 말씀드렸죠..
저의 부축을 노부부는 사양하였습니다.
지금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참 내 마음대로 생각했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진해시청 홈페이지 열린시장실에 일자리를 구하는 글이 올라와있었습니다.
자신은 지체장애인인데, 장애인학교 졸업을 하는데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저는 그 글을 보고 메일을 보냈습니다.
여기는 진해에 있는 복지관인데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이력서를 보내 왔고 몇개월뒤에 면접을 통해 동료가 되었습니다.
제 앞자리에 앉아서 근무를 했죠, 의자 대신 휠체어에 앉아서 근무를 했죠,,
지금도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저보다 더 오랜 시간,,,
 
그녀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왼손뿐이었습니다.
말하는 것도 다른사람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어눌하고..
그런데, 그녀는 뭐든지 스스로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혼자 힘으로 안될 때 도움을 요청했죠..
 
화장실갈때 철문을 열고 나가야 했습니다.
근데, 문손잡이가 둥글어서 문을 열고 휠체어로 나가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문을 당기면 열리게 걸림쇠를 고정해 버렸습니다.
둥근손잡이가 아닌 일자형 손잡이였다면 훨씬 수월하였을 겁니다..
 
혼자 판단하고 행동하기 힘든 정신지체 장애인들은 일상적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세심한 관심도,,,언제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보편적으로 장애인들은 누구에게 동정받는 것을 싫어합니다.
자립 자활을 위해 노력하죠...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부모가 영원히 함께 살 수는 없으니까요..
 
근데, 잠깐 잠깐 장애인들을 만나는 사람들은 동정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안경이 발명되지 않았다면 저도 장애인이 되었을 겁니다.
안경없이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데 상당히 불편하거든요..
안경의 발명으로 전 장애자가 되지 않은 것이죠..
 
오른손 잡이 사회에서 왼손잡이는 장애인입니다..
모든 것이 오른손 잡이 중심으로 되어 있죠..
문제는 누구를 기준으로 사회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길도, 건물도, 공중시설도.,..
그렇기 때문에 신체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한 장애인들은 불편한 거죠..
그들이 활동하기 좋은 형태로 만들면 그들은 덜 불편할 겁니다.
장애인들에게 편한 시설은 비장애인들에게도 편한 것입니다.
 
언제가,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장애인을 장애인이라 부르지 말라, 차라리 병신이라 불러달라고..
 
장애인을 곱씹어 말하면 장애가 되는 사람이라는 거죠..
걸림돌이 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해석의 차이이겠죠..
 
생활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라고 해석하면 정확할 겁니다,.
이러나 저러나 기준은 비장애인 기준인 것입니다.
 
장애라는 것은 사회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난장이 나라에서는 거인은 장애인입니다..
 
 
장애인을 도와 줄 때는 내 필요보다는
반드시 물어 보세요...
'도와드릴까요?'라고
자립을 위한 운동을 하고 있는지 모르잖아요.

▶ 2008/10/23 12:13 옮기면서 : 이 글을 쓸 당시는 사회복지사가 아니었다. 이제는 사회복지사가 되었다.


Posted by 구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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