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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갱상도정치

2012 관심없다. 도민약속 지킨다는 갑갑한(?) 김두관지사

by 구르다 2010. 11. 8.
경남의 가장 우수한 관광상품(?)은 무엇일까요?
좀 발칙한 생각이지만 저는 경남도민이 16년 만에 선택한 김두관 지사가 경남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이라 봅니다.
수긍이 가지 않는 분들은 이 글을 끝까지 읽어 주세요.


지난 5, 6일 경남도에서 주최한 2010 파워블로거 경남 팸투어가 있었습니다. 저도 얼떨결에 참석 했습니다.

팸투어에는 처음 참가한 것이라 팸투어가 어떤 것인지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결정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팸투어 일정에 김두관 지사와의 블로거 간담회가 있다는 것이 구미를 당겼습니다.

참가한 20명 블로거 중에서 김두관 지사와의 간담회에 침 넘어간 사람이 저만 아닐 것입니다.

파워블로거 경남 팸투어가 끝나고 처음 올리는 글 중에 김두관 지사의 간담회 내용이 절반이 넘습니다.
그리고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트윗으로 전해진 소식도 간담회 소식이었습니다.
그만큼 네티즌들이 궁금해하고 뉴스거리가 되기 때문입니다.

▲ 스마트폰으로 현장 소식을 트윗으로 알리는 블로거 거다란



그래서 경남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은 김두관 지사가 아닐까 하는 발칙한생각도 한 것입니다.
김두관 지사와 함께하는 크루즈 남해안 투어를 하루 상품으로 내놓으면 어떨까요?




감 따기 체험이 끝나고 진행된 블로거 간담회는 각본이 없었습니다.
보통의 간담회는 사전에 질문지를 전달합니다. 그런데 이날 간담회는 딱 시간만 짜여 있었습니다.
간담회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자리배치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앞에 앉은 사람을 가장 쫄게 한다는 시선집중형 V자 자리배치입니다.
아마, 자리 배치를 한 사람은 블로거의 카메라 앵글을 생각해서 이렇게 하지 않았나 추측합니다.
그러나 앞 자리에 앉아 질문을 받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부담스러운 자리 배치입니다.


▲ 2010 파워블로거 경남 팸투어 중 김두관 지사 간담회. 2010.11.5(금) 감미로운 마을 단감체험장



개인적으로는 지사가 후보일 때, 그리고 당선되고 취임 전 블로거 간담회와 기자회견과 기자간담회에 자주 참석하였습니다.
김두관 지사는 후보 때나 당선되고 나서나 그리고 이날 간담회에서 조금 다르지만, 녹음기를 틀어 놓은 것 같이 언제나 말의 일관성이 있습니다.

공동지방정부는 아닌 것 같다는 것이나, 번영 1번지를 설명하면서 성장과 개발도 필요하지만, 교육, 복지, 문화, 환경과 같은 삶의 질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러합니다.


▲ 김두관 지사에게 장하준 교수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책을 선물하는 블로거 흙장난



저도 한가지 질문을 했습니다.

"선거전 날인 6월 1일 배우 문성근 씨가 지사님 지지연설을 했었다. 지금 배우 문성근 씨가 국민의 명령 백만 송이 민란운동을 하고 있다. 5개 야당이 한 개의 정당으로 합치라는 것이다. 지난 23, 24일 창원에서 민란을 했고, 24일에는 지사님도 민란장소를 찾았다가 갑자기 장소가 변경되어 헛걸음 하셨다."

"23일 문성근 씨는 창원민란에서 "무소속 김두관 지사에게도 좋은 당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라며 시민을 만났다.
작업 성공률 100%였다."

"혹시, 민란이 성공하여 야권이 하나의 정당이 되어도 무소속으로 남을 것이냐?"
이렇게 물었습니다.


근데 말입니다. 답이 뭔 줄 압니까?

▲ 감미로운 마을의 깔끔한 저녁 식단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 딱 이겁니다.
조금 더 길게 쓰면 "도지사 하는 동안에는 어느 당에도 들어가지 않겠다." 이것이 김두관 지사가 도민에게 한 약속입니다.

그러면서 문성근 선생은 참 순수한 분이다. 정치해보라고 주변에서 많이 권했는데 다 거절을 했습니다.
문성근 선생이 하는 일이 잘되어 2012년 선거에서 단일후보가 되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참 갑갑한 분이죠, 한나라당 들어갈 것 아니라면 야당이 한 개 정당되면 함께하겠다 하면 될 것을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며 무소속을 고집했습니다.


▲ 건배제의를 기다리지 못하고 먹고보는 김두관 지사



근데 뒤이어 나온 질문, 2012년에 부르면 어떻게 할거야? 는 질문과 연관지어 생각하면 이런 고집도 이해가 됩니다.
자신은 말을 잘하거나 글을 잘 쓰지도 못하고, 이론도 깊지 않으니 오로지 정책으로 일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4년 동안 진짜 도정을 변화시켜 경남도민들이 변했다는 것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 단감와인으로 건배



배우 문성근 씨의 말을 빌리면 김두관 지사의 당선은 지역주의에 작은 구멍을 낸 것입니다.
지금이 딱 그 수준입니다.
블로거 간담회 인사말에서 "지사직 수행 4개월 5일째인데 역량이 부족해 착근이 안 된 것 같다. 서먹서먹하다. 리더쉽 부족도 있지만 16년 만에 야권성향 도지사가 되니 지사, 공무원, 의원 서로서로 적응이 안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 맛있는 저녁을 준비해 준 주민들과 기념 촬영



16년 동안 고착된 지역주의 병이 치유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니 지금 2012년 선거에 자신을 거론하는 것은 천부당만부당 한 일이고, 그것을 제안하는 사람은 김 지사가 막역한 후배에게 하는 말투로 하면 "빌어먹을 자슥"이 됩니다.


▲ 지사님 주머니에 손 질렀습니다. 정치인 아닌 사람 냄새가 물씬



경남도민은 16년 만에 처음으로 다른 선택을 하였습니다.
이 선택은 경남에서도 중요하지만, 한국사회의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소중한 선택입니다.
그런데 이 어렵고 소중한 선택을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리는 성급함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김두관 지사는 정치 공학을 모르는 정치인입니다.
흘린 땀 만큼 결실을 보고 마음을 얻겠다는 농부 같은 정치인입니다.
유통업자가 생산자인 농부보다 잘사는 사회가 정말 좋은 사회인지 물음을 던지는 사람입니다.


▲ 적금들고 있느냐는 저의 질문에 부인의 암투병 소식을 알려 잠시 무거운 분위기가 흘렀습니다.



그래서 "도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 4년 동안 진짜 도정을 변화시켜 일로서 인정받겠다."라는 김두관 지사가 갑갑하다고 느껴지기보다 우직하면서도 현명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농부가 이른 봄 땅을 갈고, 씨를 뿌리고 거름 주고 풀을 매는 것은 결코 아름다운 꽃을 보기 위함이 아닙니다.
그 꽃이 진자리에 맺는 열매를 맛보기 위함입니다.
당장 눈앞 꽃의 아름다움과 향기에 빠져 일손을 놓아 버리면 결코 가을에 열매를 수확하지 못할 것입니다.



                   11월 11일(목) 오후 7시 경남도민일보 강당
                  국민의 명령 백만송이 민란 "문성근 초청 강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