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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퀴로/7번국도동해일주

고성8경 천학정의 숨은바위를 찾아라

by 구르다 2010. 3. 31.

청간정을 뒤로하고 북쪽으로 다시 향했다.
비 때문에 마음이 급하여 아야진항과 아야진 해수욕장은 스쳐 지났다.
10분을 달리지 않아 정자 하나를 만났다. 천학정이다.

천학정에서 올라 비를 피하며 살펴본 주변경관이 이채롭다.

천학정은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교암리에 있으며, 1931년에 한치응(韓致鷹)의 발기로 최순문, 김성운과 함께 건립한 것이다. 정면 2칸, 측면 2칸, 겹처마 팔각지붕의 단층 구조로 지어졌으며, 비지정 문화재이다.
토성면과 죽왕면을 경계로 흐르는 문암천을 지나 1Km를 가면 교암리 마을 앞에 소나무가 우거진 조그만 산이 있는데 그곳에 천학정이 있다. 
천학정의 일출이 선경이라 하는데 비오는 날 낮에 찾았으니 상상만 할 뿐이었다.

안내문에는 "동해바다의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천혜의 기암괴석과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 위에 건립되어 풍광이 아름다운 곳이며 남쪽으로 청간정과 백도를 마주 바라보고 북으로는 능파대(凌波臺)가 가까이 있어 한층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는데 상하천광(上下天光) 거울 속에 정자가 있다 하여 천학정(天鶴亭)이라 부르게 되었다." 고 적혀 있다. 


△ 2009.5.16. 12:09, 강원도 고성군 천학정



천학정 왼쪽에 이렇게 두꺼비를 빼닮은 바위가 있다.
조각을 했다 해도 믿을 만큼 정교하다. 자연의 오묘함을 다시금 실감했다.
안내문에는 "옛부터 두꺼비는 집을 지켜주는 수호신입니다. 이곳 천학정을 지켜주기에 정자를 건립하고 지금까지 그 많은 사람이 다녀갔지만 조그만 사고 하나 없었습니다. 두꺼비 바위가 있어서..."라고 적어 놓았다.

△ 천학정 두꺼비바위



그리고 두꺼비 바위 아래 바다 속에는 오리 바위가 육지를 향하고 있었다.
역시 안내문에 "물오리가 날개를 접고 헤엄쳐 가는 형상으로 뒤쪽 수면 위의 작은 돌출바위 두 곳을 오리 새끼로, 이 정자를 건립한 어른들께서 표현하셨습니다."라고 적었 놓았다.
난 오리 새끼를 잘 찾지 못했다. 지금 보니 한 마리는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 천학정 오리바위


천학정에서 내려다보면 여러 형상을 한 바위를 볼 수 있다.

한번 찾아보세요.
온몸을 바다 속에 감추고 머리만 인간 세상을 구경하려고 솟구치는 형상의 고래바위, 사람의 손을 형상한 바위로 위쪽 부처님께 정성을 다하여 우리네 모두의 만수무강과 풍어를 기원하는 일명 기도바위인 수(손)바위, 불교는 코끼리와 함께 공존하며 신성시하고 살아왔는데 이곳 코끼리 머리모양의 바위에 족두리를 쓴 불상의 상반신이 북쪽을 향하고 있다는 코끼리 머릿속 불상 이렇게 있습니다.

찾았나요?

△ 천학정 고래바위, 수바위, 코끼리 머릿 속 부처바위



천학정에서 보이는 앞바다에 가도라는 돌섬이 떠 있다.

가도에는 호(好)바위와 흔들바위가 있다.
호바위는 여자 뒤에서 남자가 감싸 안고 흔들바위를 바라보는 형상으로, 동틀 때 남녀가 함께 소원을 빌면 꼭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호바위 앞의 흔들바위는 장정 한 사람이 힘주어 밀면 흔들리고, 수많은 세월동안 세찬 폭풍우와 해일에도 굴하지 않고 자기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찾았나요?

△ 가도의 호(好)바위와 흔들바위



이렇게 천학정에는 숨은 바위를 찾는 재미가 있었다.
오랜 시간 자연은 오묘한 형상을 만들고, 사람은 그 형상에 이름을 붙이고 의미를 부여했다.

천학정은 고성 8경의 하나이다.
천학정을 뒤로하고 스쿠터로 7번 국도를 따라 오르는 동해일주는 계속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