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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퀴로/7번국도동해일주

갈 길이 아직 뭔데, 영랑포에 배 띄우고

by 구르다 2009. 12. 19.
올해 5월 125CC 스쿠터로 7번 국도를 따라 동해 일주를 하였다.
그리고 동해 일주 글을 블로그에 나름 열심히 올렸다.
올해가 가기 전에 마무리 짓는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
남은 2009년 열심히 글을 쓰면 가능하겠지만, 마음이 동해야 손이 가는 것이 블로그다.


△ 2009.5.16. 속초 영랑호



며칠 날이 꽤 춥다. 내가 사는 창원에는 눈이 비치지도 않았지만 전국에 많은 눈이 내렸다.
아마 영랑호도 얼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위로 흰 눈이 덮여 있을 수도 있겠다.


△ 주인 잃은 영랑의 놀잇배일까?



영랑호를 찾은 날 가는 비가 내렸다.
그리고 수면에는 얕은 바람이 일 뿐, 물새 한 마리 날지 않고 조용하기만 했다.


△ 영랑호의 공룡바위


여행자에게는 쓸쓸한 영랑호로 새겨졌다.
갈 길이 얼마인지 몰라 영랑처럼 머물 수 없어 서둘러 자리를 떴다.


영랑호는 신라의 화랑인 영랑(永郞)이 금강산에서 수련하고 금성(경주)로 가는 도중 호수의 아름다움에 빠져 머물렀다고 하여 영랑의 이름을 붙였다.

고려말 문신 안축의 시비에 영랑호의 아름다음을 이렇게 적고 있다.
영랑포에 배 띄우고/안축(安軸)

평평한 호수 거울인 양 맑은데
푸른 물결 엉기어 흐르지 않네

놀잇배를 가는 데로 놓아두니
둥실둥실 떠서 날으는 갈매기 따라가네
호연하게 맑은 흥 발동하니
물결 거슬러 깊고 그윽한 데로 들어가네
붉은 벼랑은 푸른 돌을 안았고
옥동은 경주를 감추었네
산을 따라 소나무 아래 배 대이니
하늘은 푸르고 서늘한 기운 이제 가을이네
연잎은 맑아서 씻은 것 같고
순 채 실은 미끄럽고도 부드럽네
저물 녘에 배를 돌리려 하니
풍연이 천고의 수심일세
옛 신선 다시 올 수 있다면
여기서 그를 따라 놀리라.

 


한 겨울/김유철 작사/하제운 작곡,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