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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퀴로/7번국도동해일주

송강이 스쳐지난 관동별곡 청간정

by 구르다 2010. 3. 6.

그 시인

추산동 근처에서 그를 보았네/ 어눌한 웃음과 어눌한 몸짓
그러나 빛나는 눈빛으로 세상을 보네
가끔은 이른 아침 어시장에서/ 사람들 붐비는 문화문고에서
갓 잡은 싱싱한 물고기처럼/ 푸른 지느러미 펄떡이네
끊임없이 흔들리는 세상에서
쉬지 않고 밀려오는 물결에서/ 시 한편 건지네
남성동 허름한 소주집에서 / 그 시인/ 눈물 한 잔 마시네
그러나 빛나는 눈빛으로 / 세상을 보네


김현성 시, 곡, 편곡 / 김산 노래/김산2 남도기행

청간정은 청간천 하구 언덕에 위치한 조선시대 정자로 관동팔경의 하나다. 고성군의 명소로 속초에서 약 7km로 영랑호에서 가깝다. 청간정은 청간천과 동해안이 만나는 절벽 위에 세워진 팔각지붕 2층 누각으로 12개의 돌기둥이 누각을 받치고 있다.

△ 2009년 5월 16일 11시 54분 영랑호를 출발하여 10분 거리에 청간정이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스쿠터로 7번국도를 따라 동해일주를 하며 우연히 들린 곳이다. 평소 여행을 즐기지도 않거니와 역사와 문화에 대한 식견이 거의 없다. 그래서 청간정이 관동팔경의 하나라는 것도 사진을 정리하며 자료를 찾다 알게 되었다.
청간정에 관련된 이런 저런 사연을 알았다면 청간정에서의 감흥은 달랐을 것이다.
청간정을 찾은 작년(2009년) 5월 16일은 비가 내렸다. 그래서 바쁘게 청간정을 올랐고 주마간산 스쳤다.

청간정은 도 유형문화재 제32호로 창건연대나 창건자는 알 수 없다고 한다. 다만 조선조 중종 15년(1520)에 간성 군수 최청이 고쳐 세웠다는 기록이 있음으로 그 이전에 세워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고종 21년(1884년) 갑신정변 때 불타 없어졌다 1928년 토성면장 김용집의 발기로 재건하였고, 그 후 1980년 최규하 전 대통령의 동해안 순시 때 보수 지원을 받아 정자를 완전히 해체, 복원하였다고 한다.

청간정은 앞면 3칸·옆면 2칸의 규모이며, 지붕은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의 누각형식 정자다.
청간정의 현판은 이조 현종 때 우암 송시열이 좌상으로 재직시 이곳에 들러 친필로 썼으나 유실되었고, 그후 1953년 이승만대통령이 친필로 쓴 현판이 추녀 밑에 걸려있다. 또 1981년 4월 최규하 대통령이 청간정의 절경을 본 감상을 적은 휘호까지 걸려있어 전직 두 대통령의 글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 뒤에 보이는 현판이 이승만 대통령 친필 현판이다.


악해상조고루상(嶽海相調古樓上) 과시관동수일경(果是關東秀逸景)
설악과 동해가 서로 조화를 이루는 오래된 청간정에 오르니 과연 관동지방에서는 빼어난 일품의 경치로구나

△ 최규화 대통령의 헌시



청간정은 천후산과 설악산에서 발원하여 흘러내리는 청간천이 동해와 만나는 해안 기암절벽위에 아담하게 건립되었다. 정자를 둘러싼 울창한 송림사이로 동해의 만경창파와 갈매기의 한가로운 몸짓, 청간천을 따라 펼쳐진 들판의 풍요로움과 연이은 해안 백사장의 시원스러움으로 관동팔경의 으뜸으로 꼽기도 한다.
청간정은 관동팔경 중 가장 소박한 아름다움을 가진 곳으로 다른 관동팔경이 화려하고 요염함한 기생에 비긴다면, 청간정은 검은 치마 흰 저고리를 곱게 차려 입은 순백의 아낙네를 닮았다고 한다.



송강은 관동별곡에서 스쳐 지나듯 청간정의 아름다움을 은밀하게 표현했다.

고성을 저만큼 두고 삼일포를 찾아가니, 그 남쪽 봉우리 벼랑에 '영랑도 남석행'이라고 쓴 붉은 글씨가 뚜렷이 남아 있으나, 이 글을 쓴 사선(四仙)은 어디로 갔는가? 
여기서 사흘이나 머무른 뒤에 어디 가서 또 머물렀단 말인고? 선유담, 영랑호 거기나 가 있는가? 
청간정, 만경대를 비롯하여 몇 군데서 앉아 놀았던고?



규장각에 보관되어 있는 작자미상의 청간정 그림과 다음 스카이뷰에서 본 청간정이 같은 듯 하나 다르다.
청간천의 위치를 기준으로 청간정의 위치가 다르다. 그 사이 물길이 바뀐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 청간정/작자미상/규장각소장

△ 다음스카이뷰 청간정 주변



고성군이 청간정을 국가지정문화제 '명승'으로 지정 추진하여 주변을 복원 개발한다는 기사도 지난해 연말 나왔다.
국가지정 문화제가 되어 사람이 붐비게 되면 옛 선인들이 읊었던 그 고즈넉함은 느낄 수 없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동안 손 놓았던 오토바이 동해일주 글을 다시 시작한다. 1년은 넘기지 말아야 하는데 마음이 조금 바빠 진다.
 
관동팔경[關東八景]
강원도 통천의 총석정, 고성의 삼일포, 간성의 청간정, 양양의 낙산사, 강릉의 경포대, 삼척의 죽서루, 경상북도 울진의 망양정, 평해의 월송정을 일컬으며, 월송정 대신 흡곡의 시중대를 넣기도 한다.
흰 모래사장과 우거진 소나무 숲, 끝없이 펼쳐진 동해의 조망, 해돋이 풍경 등 바다와 호수 및 산의 경관이 잘 어우러진 빼어난 경승지로 이곳에 얽힌 전설·노래·시 등이 많다.
특히 고려말 안축이 지은 〈관동별곡〉에서는 총석정·삼일포·낙산사 등의 절경을 노래하였고, 조선 선조 때 정철이 지은 〈관동별곡〉에서는 관동팔경과 금강산 일대의 산수미(山水美)를 노래했다
출처 : 다음 백과사전 브리태니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