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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생각/삶! 때론 낯선

창원세계지식컨퍼런스 삐딱하게 보면?

by 구르다 2010. 3. 23.
3월 19일 창원 세코에서는 '창원세계지식컨퍼런스"가 열렸다.
나는 점심때 이전인 제1 세션까지 들었다.
일단 이날 컨퍼런스를 난 삐딱하게 보기로 하고 글을 쓴다. 읽기 싫은 사람은 보지 않아도 좋다.
그래도 볼 사람들은 보고, 반대의 의견을 주는 것은 얼마든지 환영한다.




이날 행사의 주최, 주관은 '창원시, 창원발전연구센터(창원대학교), (사)대한국토 도시계획학회'이고  후원은 녹색성장위원회이다.
얼마의 돈이 들어갔는지, 그 성과가 어떠한지는 별 관심 없다. 그러니 그것에 대해 평가는 하지 않겠다.




주변 스케치를 하면 이날 행사에 주 참석자는 행정의 공무원과 창원대학교 학생들이다.
아래 사진은 행사 개회식 몇 분전의 풍경이다. 정확히 개회시작 4분 전인 9시26분 사진이다.
자리가 많이 비었다.




결국, 사회자가 '개회를 합니다.'라는 개회 선언을 3번하고 행사가 시작되었다.

아래 사진은 박완수 시장의 개회사이다. 9시30분에 하기로 한 개회사이다, 사진을 찍은 시간은 9시 46분이다.
그리고 뒤이어 창원시의회 의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계획에는 9시 45분에 기조연설이 시작되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저탄소 녹색성장 추진 방안'이라는 주제로 김형국 녹색성장위원장이 기조연설을 했다.
물론 9시 45분에 시작하기로 한 연설은 당연히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내용도 별로  앞뒤가 맞지 않다.
녹색성장을 요약하면, 화석연료를 덜 쓰고, 새로운 대체 에너지를 개발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 역사에서 녹색혁명 성공사례로 두 가지를 언급하였다.
첫 번째가, 주식인 쌀을 자급자족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가, 산림녹화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박정희 대통령이 한 것이라고 했다.

지금 녹색성장위원회에서 추진하는 녹색성장과 위 사례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 난 이해 하지 못하겠다.




기조연설이 끝나고 장내 정리를 위해서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말은 녹색성장인데, 일회용 컵을 사용하고 분리수거 마저 하지 않는다.
하긴 이런 사소한 것까지 따질 수 없다.

단, 꼭 장내 정리를 위한 시간을 두어야 했나이다. 내가 볼 때는 컨퍼런스를 하는 데 꼭 필요치 않았다.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장내 정리가 끝나고 전체적으로 20여 분 시간이 밀려간다.
장내 정리는 컨퍼런스를 위한 장내 정리가 아니라, 김형국 위원장이 행사장을 빠져나가는데 인사해야 될 사람들이 인사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많은 사람이 장내 정리를 하고 나서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
개회사를 한 시장님도, 축사를 한 시의회 의장님도, 그리고 또 여러분들...
그래서 앞자리가 좀 많이 비었다.
또 무엇보다 녹색성장위원장이면 이날 발표자들의 발표는 꼭 들었어야 했다. 왜냐구, 틀림없이 비싼 돈 주고 부른 분들일테니 말이다.




삐딱하게 생각하면 '녹색성장위원장에게 잘 보여 공천받는 데 힘을 좀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없지 않았다고 본다.

명색이 지자체 최초로 '세계지식컨퍼런스'를 한다고 외국에서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을 데려왔고, 또 바쁜 공무원과 학생을 동원하였고, 또 나같이 선량한 시민이 참여를 했는데 볼 일 다 봤다는 식으로 자리를 떠나버리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겠는가?

결국 그렇게 비워진 자리는 다른 사람에 의해 채워졌다.
듣기 어렵고,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이기에 내용에 관심 있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1 세션 끝나기로 예정된 시각 10여 분을 남겨 놓고 발표에 대한 토론회가 진행되었다.
그러니 어떤 일이 벌어졌겠는가?
시간을 지켜주십시오. 짧게 해 주십시오. 방청객 질문은 한 사람만 받겠습니다.

결국 방청객 질문은 그마저 생략되었다.




세계적으로 유명인사를 불러 자문을 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실시간으로 외국의 사례와 정보를 공유하는 시대이다. 그러기에 창원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귀 담아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제1 세션 토론회에서는 허정도 회장(경남도시디자인포럼)과 유진상 교수(창원대, 그린건축포럼회장)가 발표에 충실한 토론과 창원의 문제를 잘 지적해 주었다.
그나마 두 분이 있었기에 너무 나라 사람들 불러 놓고 쪽 파는 일은 면했다고 본다.
허정도 회장은 자신의 블로그에 컨퍼런스 참가 후기를 올려놓았다.
창원세계지식컨퍼런스에 참석했습니다-도시이야기허정도와 함께 하는 도시이야기

이날 유진상 교수의 토론은 창원시장은 꼭 들었어야 했는데 많이 아쉽다.


토론에 임한 발표자들도 나름 진지했다.
토론회 중간마다 시스템의 문제인지 첫 국제행사라 그런지 동시 통역에 문제가 발생했다. 그래도 모두가 차분했다.

발표자들이 발표하면서 전날 시장에게 지속 가능한 도시발전을 위한 제안들을 많이 했다고 한다. '녹색기금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도 했고 그런 것이 꼭 지켜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컨퍼러스에서 그나마 새로운 경험과 좋은 기억으로 와 닿는 것은
동시통역기를 사용한 컨퍼런스를 경험했다는 것, 통역하는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또, 지속 가능한 도시를 위한 교육으로 발표한 홍콩 중문대학 빅토르 리 교수의 강의, 새로운 것은 없었지만 새겨들으면 창원에서 적용가능한 것이 많을 것이라고 본다. 미리 창원에 대한 풍부한 자료를 가지고 준비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창원은 리 교수가 생각하는 이상의 평생학습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는 도시다.

그리고 위화감을 깨닫는 것으로부터 디자인이 시작된다. 주제로 유니버셜디자인을 소개한 나카가와 사토시 교수의 발표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사토시 교수가 창원시의 장애인 점자블록과 인도에 버젓이 박혀 있는 볼라드를 보았다면 기겁했을 것이다.

근데 재미있는 것은 창원시는 그런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위 사진은 일본의 19살 청년이 설계한 디자인이다. 모두를 생각한 디자인이라고 사토시 교수가 소개하였다.
이날 행사가 있은 창원컨밴션센터와 풀만호텔 사이에도 이 정도 규모의 계단이 있다.
그러나 디자인은 전혀 다르다.


그리고 이날 행사장에는 통합 창원시장 예비후보자들이 보이지 않았다.
초청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인지 이유는 알 수 없다.

지속 가능한 창원시를 위한 여러 제안을 하는 자리였는데, 정작 듣고 행정에서 실현해야 하는 사람들이 자리에 없었으니, 그냥 외국인 불러 발표하게하는 세계행사(?) 한 번 했다는 것으로 끝날 것이라 생각한다.


세계 다른 곳에는 없는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다는 것을 행정 하는 사람, 특히 선출직 단체장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세계 다른 곳에 없는 창원의 것은 무엇일까? 여기에 통합창원시의 글로벌 경쟁력은 달려있다.
또, 세계적으로 유명인사를 불러 자문을 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실시간으로 외국의 사례와 정보를 공유하는 시대이다. 그러기에 창원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귀 담아 듣는 것이 더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