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다음 날 지인들과 진해 곰메(시루봉)를 올랐습니다.
창원 안민고개에서 출발하여 시루봉까지 6Km 시루봉에서 자은초등학교 쪽으로 내려와 드림로를 타고 안민고개까지 다시 6Km 약 13Km의 산행이었습니다.
40년을 이곳에 살면서 시루봉은 처음 갔습니다. 등산을 즐기지 않으니 인근 바다구경은 많이 했지만 산은 찾지 않았습니다. 이날 산행은 저한테 만만한 길은 아니었습니다.
산행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 드림로 주변 진달래 중에 아직 때가 아닌데 꽃을 피운 녀석들을 만났습니다.
보통 진달래꽃의 1/4 크기였으나, 그래도 분명 진달래였습니다.
따뜻한 남쪽 나라인 만큼 창원, 마산, 진해에서는 눈 구경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설 앞 금요일 눈이 날리는 듯 마는 듯하였는데 전단산, 불모산, 시루봉에는 그래도 제법 뽀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눈이 쌓였습니다.
안민고개에서 시루봉 오르다 보면 창원과 진해가 한눈에 보이고, 마산과 거제도, 김해 장유, 부산까지 보입니다.
시루바위가 오래전부터 배타는 사람들에게 방향을 알려주는 상징이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 왼쪽이 진해, 오른쪽이 창원이다.
뒤쪽에 희미하게 보이는 섬이 거제도입니다. 바다안개 때문에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눈으로 보면 아주 가깝습니다.
시루봉을 오르는 중에 그래도 눈이 왔고 쌓였다고 길이 미끄러웠습니다.
예순을 훨씬 넘긴 분이 산을 오르며 "내가 10년 전에는 날아다녔는데" 하시며, "지난 시장이 그래도 이건은 잘했어" 합니다.
시루봉 오르는 길과 내려가는 길에 나무계단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보고 하는 말인 듯했습니다.
안민고개 진해 쪽이 사람이 다니는 길을 나무로 먼저 만들었고, 창원은 그 뒤에 공사를 했습니다.
창원은 돈으로 했고, 진해는 돈이 넉넉한 곳이 아니라 공공근로를 통해 진행한 것으로 압니다.
시루봉에서는 부산 가덕도와 거제를 연결하는 거가대교 공사현장이 보입니다.
눈으로는 잘 보였는데, 똑딱이로 찍은 사진이다 보니 또렷하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가운데 보이는 섬이 대통령 별장이 있는 저도이고, 저도를 중심으로 좌우로 다리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행 중에 초등학교 1학년도 있어 안민고개로 돌아가는 것은 무리다 싶어, 자은초등학교 길로 하산하였습니다.
진해 사는 후배에게 전화로 안민고개 까지 태워달라는 부탁도 해놓았습니다.
근데 막상 하산을 하면서 드림로를 만나게 되었고, 걸어서 안민고개로 가자는 의견일치를 보았습니다.
오를 때보다는 한결 여유가 생겼고, 주변을 두리번거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아직 메마른 가지의 진달래 무리 속에서 분홍색을 발견했습니다.
분명히 진달래였습니다. 보통의 진달래꽃에 비하면 초라하고 아기 같았는데 그래도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봄에 활짝 피면 장관일 것입니다.
△철없이 핀 진해드림로의 진달래, 2010.2.15
쉬엄쉬엄 걷다 보니 자은동에서 시작한 6Km 드림로도 끝나고 안민고개에 도착하였습니다.
해는 이미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처음 오른 시루봉 산행이었지만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인증 샸입니다.
△ 2010년 2월 15일, 진해 곰메(시루봉)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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