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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생명가득한

대문앞 민들레와 공존, 내가 즐거운 이유

by 구르다 2012. 4. 20.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 봄비가 내리고 그쳤다.

아스팔트와 시멘트 틈사이에 노란민들레가 얼굴을 내밀었다.





생명의 경이로움을 확인한다.

잠시 걷는 출근길이 즐겁다.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노란민들레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입가에 흐뭇한 미소 가득히 머금고 다시 길을 걷다.

어느 집 대문앞에 눈길이 멈추었다.


민들레 한번 쳐다보고 대문 한번 쳐다보고

속으로 감탄사를 연발한다.


민들레가 아닌 대문의 주인에 대한 감탄사다.

민들레에게 그 자리를 용납하는 주인의 아름다운 봄의 여유로움

부럽기까지 하다.





그리고 또, 모퉁이를 돌았다.


아니, 이럴수가

이 쪽문의 주인은 아침 저녁으로 얼마나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발길을 옮길까?

아마, 그는 불교나라에서 온 이방인 일 것이다.

방값이 제일 저렴한 30년이 훌쩍지난 우리마을 낡은 주택들.





그렇지만,

이 마을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은 넉넉하고 아름답다.

이렇게 발아래 핀 민들레에 자리 내주며 공존하지 않는가?

기꺼이 공존을 위한 불편을 감수하는 위대한 주민들이다.





다르지만 공존하고, 다르기에 기꺼이 공존할 수 있는 이 자연의 습리를 깨닫고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을

오늘 출근길

내가 우리마을 주민이라는 사실에 자부심과 함께 마냥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