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명/생명가득한

봉화산 사자바위 아래 둥굴레

by 구르다 2011. 5. 6.




5월 2일 마음이 동해서 그냥 무작정 봉하마을을 찾았습니다.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봉하마을을 찾았고, 추모관 등이 새 단장 되었습니다.

걷다 보니 어느새 대통령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대통령길응 자은암 터에서 부엉이바위 쪽이 아닌 사자바위 아래 뒤쪽으로 난 길입니다.
은방울꽃이 꽃 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고 이런저런 야생화가 많았습니다.
자생하는 야생화를 우선으로 많이 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에 땀이 나지도 않았는데 사자바위에 도착했습니다.
봄이 무르익어 가는 봉하들판은 연초록입니다.

사자바위를 지나 내려오는데 꽃을 매단 둥굴레가 보입니다.
지금은 나무로 난간과 계단을 만들어 놓았지만, 예전 노 대통령님이 이 길을 걸었을 때는 나무 계단은 없었으니 이 자리에 핀 둥굴레와 눈인사를 하였을 것입니다.

둥글레는 먹는 물을 끓이는데 많이 넣습니다.
노 대통령님도 서너 뿌리 슬쩍해서 마당에 심어 놓고 싶었을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생전에 형님과 누나에게 물어보고 당신의 기억을 더듬어 그린 생가원형 스케치입니다.
복원한 생가의 포도밭 아래에는 둥굴레가 자라고 있습니다.
종같이 생긴 하얀 꽃을 매달고 있습니다.




오월은 노무현입니다.
우리 풍습에 장례 치르고 3년상을 합니다.
사람이 죽어 하늘로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이 3년이라는 분도 있습니다.
우스개로 천도재를 지내면 바로 하늘로 간다고도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때 그것을 치유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3년이라고 하더군요,
그러고 보면 우리 조상은 참 현명합니다.
심리학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어도 3년상이라는 풍습을 만들어 놓았으니 말입니다.

올해가 2주기입니다.
내년 까지는 5월이 되면 노무현 대통령을 심하게 그리워하는 것은 당연하니, 혹 주변에 그런 분이 계시면 잘 어루만져 주세요.
 





아래 사진에
"민주주의"라는 제목을 달았습니다.
 



저는 대학에서 재료공학을 했습니다.
보통 우리는 녹을 나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좋은 녹도 있습니다.
녹 자체는 산소와 결합하여 산화한 것이지만 이것이 계속적인 산화를 막는 방지막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작은비석 뒤에 병풍처럼 둘러선 철 구조물에도 암갈색 녹이 끼어 있습니다.
그것이 보기 싫다는 분도 계시는데

제 눈에는 그것이 민주주의가 산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막으로 보였습니다.
이 땅의 민주주의는 이제 더는 녹슬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