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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갱상도정치

이재오에겐 계륵 은평재보선 한나라당의 선택은?

by 구르다 2010. 6. 13.
축구 국가대표팀이 실력으로 그리스를 2:0으로 깔끔하게 이겨 국민에게 기쁨을 안겨주었다. 오늘 승리로 한동안 우리 국민은 월드컵에 푹 빠져 있을 것이다.
오늘 국가대표팀의 승리를 보며 정치인들은 자기에게 보탬이 되는지 어떤지 따지고 있지 않을까?


월드컵이 끝나면 곧바로 7.28 재보선 정국이 펼쳐진다. 7.28 재보선에서 시선이 집중되는 곳은 은평이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의원이 정치재판으로 자리를 내놓은 곳이고, 친이의 장자 격인 이재오 국가권익위원장의 지역구이다.

조건 없이 보면 이재오 위원장이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하고, 한나라당 전대를 통해 당대표가 되고, 총선에 화려하게 승리하고 대권에 도전하는 그림을 그리면 된다.

그런데 지난 6.2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이재오 위원장과 한나라당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서울시장, 은평구청장, 광역, 기초 그 어느 하나도 민주당을 앞서지 못했다. 지금 분위기라면 이재오 아닌 그 형님이 나와도 패배는 불을 보듯 뻔하다.


6.2 지방선거 개표까지 이재오 위원장이 그린 대권도전 그림대로 착착 진행되었다. 아니 6.2 지방선거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 잠재적 대권 경쟁자들이 살아날 수 없을 정도로 상처를 입었다. 심지어 박근혜조차 당내에서 책임론이 일었다. 그러나 이재오에게 책임을 따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금의 한나라당을 구할 사람은 이재오뿐이라는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가만히 돌아보면 광우병 쇠고기, 세종시 수정안, 4대강, 6.2지방선거에서 이재오 위원장은 크게 욕먹는 역할을 맡지 않았다. 운하전도사로 잠시 활동했지만, 촛불에 놀라 운하포기를 하면서 아름답게(?) 퇴장했기에 국민은 그를 잘 기억하지 않는다.
오히려 국민권익위원장 타이틀을 달고 전국에 선심 쓰며 대권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해왔다.


단 하나, 6.2 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선거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추측건대 이재오 위원장은 이방호 전 의원을 추천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막대기만 꽂아도 된다는 그런 계산에 준비되지 않은 이달곤 전 행안부 장관을 청와대나 형님이 적극적으로 밀었고, 이재오 위원장도 마지못해 동의했을 것이다. 한나라당은 꿈에도 생각치 않은 패배를 맛보았다.

그런데 좋지 않은 결과조차 이재오 위원장에게 그렇게 나쁘지 않다. 이명박의 패배지, 이재오의 패배는 아니기 때문이다. 대권 주자가 되었을 때는 아쉬운 것이 많겠지만, 당장은 청와대와 당에 그것으로 큰소리를 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서히 친이의 의미를 친 이명박(이상득)에서 친 이재오로 굳혀가야 하는 시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안에서 이재오 위원장이 당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것에 별로 이의가 없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어쩌면 지금 초선을 중심으로 잡음이 있는 것도 그 배후에 이재오 위원장이 있을 수 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이재오 위원장이 그린 그림에서 미처 그리지 못한 것이 지금 상황 즉 은평 재선거다.
야권은 후보 단일화만 이룬다면 승리는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기에, 이재오 위원장은 피해 가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일까?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라고 당에서 요구하고 있으니 꼬리를 내리면 비겁하다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다.
아마 이재오 위원장의 지금 심정은 문국현 의원의 정치재판을 땅을 치며 후회하고 있지 않을까? 이재오 위원장에게는 계륵이 되어버린 은평재선거의 선택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진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