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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갱상도정치

옥상옥 결재권자 많으면 효율성 생기나

by 구르다 2010. 3. 30.
행정안전부에서 3월29일 통합창원시 기구설치 및 정원운용 방안에 대한 공식입장을 공문으로 통합준비단에 전달했다고 한다.

행정통합을 추진하면서 가장 앞에 내세웠던 것이 행정효율성과 비용절감, 그리고 국제 경쟁력이 있는 도시로 만드는 것이었다.
인구 백만의 도시로 국제경쟁력을 가지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것은 많은 학자가 지적했다. 통상적으로 500만 이상은 되어야 국제경쟁력을 이야기할 수 있다고 하니, 행정통합을 통한 국제경쟁력은 빛좋은 개살구이다.

△ 경남도민일보 3월 30일 신문


통합창원시를 만들면서 5개의 행정구청을 둘 수 있다고 한다.
지금의 '읍면동 -> 시청 -> 도청'으로 이어지는 행정단계가 '읍면동 -> 행정구청 -> 시청 -> 도청'으로 된다.
즉, 행정구청이라는 단계가 더 생기는 것이다. 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행정단계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
행정단계를 하나 더 만들어 놓고 행정효율성이 생긴다고 하니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다.
제주도의 사례로 볼 때 행정구청은 실제 권한이 적어 주민들의 민원해결 능력은 극히 떨어진다고 한다. 그러므로 행정구청은 구색갖추기 내지는 공무원의 자리만들기라는 의혹을 품을 수 밖에 없다.

한국의 공무원 수는 아래 표와 같이 OECD국가 중 최하위이다. 즉 공무원 한 사람이 서비스해야 하는 국민수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은 공무원이 부족하다.
그러니 대국민 서비스가 안 좋은 것은 당연하다. 당장에 공무원을 늘릴 수는 없다. 그러니 효율성을 강조하고 행정단계를 축소해서 대국민 서비스를 높여야 한다.

▼ OECD국가의 정부인력규모 비교(2000년 기준)

 국가 인구대비공무원 공무원1인당인구 인구(천명) 총공무원수 비고
 한국  1.8%  54.9명  47,733천명  869,676  
 일본  3.5%  28.9명  126,686천명  386,000  
 캐나다  8.4%  12.0명  30,491천명  2,548,137  
 미국  7.5%  13.3명  272,878천명  20,572,000  
 영국  6.5%  15.3명  58,200천명  3,793,000  1997년
 호주  6.7%  14.8명  18,445천명  1,242,700  1998년
 뉴질랜드  5.3%  19.0명  3,900천명  205,305  
 오스트리아  5.4%  18.4명  8,114천명  441,560  1999년
 체코  7.0%  14.4명  10,275천명  715,858  1999년
 덴마크  13.3%  7.5명  5,248천명  700,500  1997년
 핀란드  10.4%  9.6명  5,171천명  536,632  1997년
 프랑스  8.2%  12.2명  58,608천명  4,819,300  1997년
 독일  5.3%  18.8명  82,087천명  4,364,100  
 헝가리  7.9%  12.7명  10,068천명  791,436  
 아일랜드   6.3%  15.9명  3,745천명  235,326  
 이탈리아  5.9%  16.8명  57,241천명  3,402,816  1997년
 네덜란드  5.3%  19.0명  15,754천명  828,033  1999년
 노르웨이  3.5%  28.7명  4,379천명  152,785  1998년
 포르투칼  7.0%  14.4명  9,798천명  681,495  1998년
 스페인  3.9%  25.4명  39,418천명  1,552,838  
 스웨덴  11.9%  8.4명  8,788천명  1,044,087  1995년
※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수를 지급하는 경우는 모두 공무원에 포함하였으며, 2000년을 기준으로 한 국가 중 한국을 제외한 타 국가인구는 ’99년 통계 사용
※ 근거 : OECD의 공공관리위원회(PUMA) 인적자원관리회의(2000.7.3) 발표자료 및 Highlights of Public Sector Pay and Employment Trends, OECD, 2001』

▼ 2007년 자료 단순비교 (공무원 1명당 인구수)
 국가  덴마크  스웨덴  캐나다  프랑스  미국  독일  영국  뉴질
 랜드
 일본  한국
 인구수 7.5  8.4  12  12.2  13.3  18.8  15.3  19.0  28.9  53.6 


통합창원시와 규모가 비슷한 수원시와 비교하면 통합창원시의 공무원 수나 예산이 훨씬 많다.
이런 조건에서 행정비용을 절감한다. 행정효율성을 기한다고는 하는 것은 말장난 이상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은 뻔한 일이다.

▼ 창원시와 수원시 비교
 구분  통합창원시  수원시
 인구  108만  110만
 예산  2조1800억원  1조4356억원
 공무원수  3792명  2600명


그럼 무엇으로 무책임하게 행정통합을 추진한 것에 대한 변명을 찾을 수 있을까?
그것은 행정서비스를 높이는 것으로 가능하다.
즉 5개의 구청을 두어 옥상옥인 행정단계만 늘릴 것이 아니라, 대민 접촉이 많은 읍면동과 같은 민원현장에 더 많은 공무원을 배치하여 피부에 와 닿는 서비스를 제공하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이 많은 공무원을 유지할 수 있는 명분도, 행정효율성도 얼마 가지 않아 들통 날 것이기 때문이다.

결재란만 많이 만들고, 결재권자만 늘인다고 행정효율성이 이루어 지는 것은 아니다.

혹,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무원들의 표심을 잡아두기 위해 행정구청을 늘이고, 실국을 늘리는 것이라면 다시 생각해야 한다. 우선은 좋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폼나는 자리가 아니라 공무원 정원이 문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준비 없이 잘못 된 행정통합이 전화위복이 되기 위해서는 공무원을 어디에 더 많이 두어야 하는지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