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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생각/블로그 강좌

블로그는 자기 삶을 표현하는 공간이다

by 구르다 2009. 11. 1.

경남도민일보 블로그강좌에 수강생이 아닌 강사로 참여를 하였다.
블로그를 한 지는 5년이 다되어 간다. 그러나 무개념 블로그에서 나름 블로그에 대한 개념을 잡고 블로그를 운영한 것은 이제 일년이 조금 넘었다.

내가 생각하는 블로그는 '자기 삶을 표현하는 공간'이며 '솔직한 자기 표현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도구'라는 것이다.

나는 어떤 강의든 참여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눈높이 강의가 좋은 강의라 생각한다.
그래서 수강생이면서 강사가 되는 것, 초보의 과정을 거쳐 본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살려 초보의 마음을 헤아리는 강의가 좋은 강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 photo by 달그리메(하슬린) http://blog.daum.net/090418nana/152



이번 강의는 그런 뜻이 반영 된 것이었다. 10월의 첫 강의에서는 바람흔적 김천령님이윤기 부장이 좋은 강의를 해주었다. 내가 갖추지 못한 부분을 가지고 있는 뛰어난 블로거들이다.
2009/10/18 - [주제가 있는/블로그 강좌] - 파워블로거! 정말이지 지독하다.

강의록을 준비하면서 어떤 눈 높이로 준비 할까 고민했다.(경험에 따르면 초보 블로거도 워낙 층이 다양하다.) 내가 생각하는 블로그와 경험을 전달하는 것으로 잡았다.
한 달에 두번 강좌를 하는데다 전날 경남블로그공동체 모임이 있었기에 지역 블로그의 고수들은 이번 모임에 불참선언이 많았다. 내심 다행이다 싶었다. 눈 높이를 맞추기가 더 좋기 때문이다.

강의를 준비하느라 헌재의 미디어 관련법 판결이 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강의 준비를 거의 마무리 할 즈음 아시는 교수님의 전화를 받고서야 헌재 판결이구나 생각했다. 코미디 같은 헌재의 판결이 열을 뻗치게 한다. 자칭 비정규직 블로거라 생각날 때 포스팅을 하는데 강의를 앞두고 헌재의 코미디 판결에 대하여 두 개의 포스팅을 하였다. 그러다 보니 당연 강의록을 가지고 시간을 맞추어 보지는 못했다.


강사가 늦으면 안되기에 다른 날 보다 조금 서둘러 강의가 있는 경남도민일보로 출발 하였다. 강의 20여 분 전에 도착을 하였다. 오늘 함께 강의를 할 테레비저널을 운영하는 파비님이 먼저 도착하여 강의장 세팅도 해 놓으시고 열심히 강의 마무리 준비를 하고 계신다. 파비님에 비하면 그래도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 테레비저널을 운영하는 파비님, 이날 두번째 강의를 해 주었다. 2009. 10. 29. 경남도민일보 강당



강의에 앞서 참석자들이 자기 소개를 하였다. 여느 때 강좌보다 참석자가 적었는데, 두 세분 빼고는 초보 블로거들이다.

블로그 초대장 주고, 블로그 개설해 주고, 운영에 따른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음에도 많은 사람들의 블로그가 잠을 자고 있다. 그런 분들을 만나면 꼭 물어보는 것이 '왜 블로그에 글을 쓰지 않느냐?'는 것이다. 답변도 다양하다. 그 중에서 시간이 없어서와 어려워서가 가장 많다. 나는 이 답이 50%는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짐작컨데 많은 사람들이 마음이 동하지 않아서 즉 자신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 줄 마음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래서 이번 강의에서는 그것을 강조하려고 하였다.
블로그 세계 역시 사람들이 삶을 나누는 공간이다. 그곳에서 자신을 들어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도 처음 블로그를 시작할 때 일상의 내가 아닌 일상에서 잊어버린 나를 보여주었다. 그러다 차츰 시간이 흐르고 사람들(블로거)을 만나게 되면서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 주었다.

블로그가 생명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블로거들이 자신의 관심사나 직업적인 전문성에 기반하여 좋은 컨테츠를 생산해내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은 지식과 정보의 나눔이다. 
또 하나는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약간의 꾸밈이 있지만 나눌 수 있고, 공감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블로그는 마음을 나누는 공간이기도 한 것이다.

나는 주변의 사람들이 지금 보다 더 블로그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약해져 가는 공동체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온전히 온라인 공간의 만남으로만 그것이 가능하지 않겠지만 오프라인과 연동되어 지역단위, 마을단위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본다.

근래 특정 영역의 메타블로그가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지역신문사들이 운영하는 지역메타블로그도 생겨나고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특정 영역의 메타블로그가 살아 남을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은 장담하지 못하겠다. 그것은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면 한가지 전문적인 영역만 다룰 수 없다는 것이다. 블로그는 사람이 운영하는 것이고 사람의 생활을 담아내는 그릇이라 할 때 사람들이 밥만 먹고 살아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그렇다.

그러나 지역 메타블로그는 생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지역이라는 범주에는 내용적으로 모든 것을 담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블로거들을 만나고 지역사회 공동체를 구체적으로 실현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 아파트 메타블로그, 우리 동네 메타블로그 이런 것이 나올 것이라 본다.

글을 마무리하며
이름난 사람들은 회고록이나 자서전을 펴낸다. 그러나 평범한 우리들은 그러질 못한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평소 블로그에 자신의 삶(생각, 활동, 가족, 이웃 등)을 잘 정리해 놓으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자서전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