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이면 중학교 총동창회 체육대회를 합니다.
동창회가 조직되어 활동하는 기수들이 참석을 하는데 아직은 31회 우리 기수가 최고 막내입니다.
막내라고 해도 40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 체육대회도 조금씩 내용이 바뀌어 갑니다.
올해 새롭게 등장한 것이 굴렁쇠 릴레이입니다.
근데 선배님들이 굴렁쇠 굴리는 솜씨가 달인입니다.
▲ 2009.4.26(일). 창원남중학교 총동창회 체육대회
맨 몸으로 뛰어도 불안한 나이인데..
굴렁쇠를 굴리며 뛰니 오히려 더 잘 뜁니다.
요즘은 어린이날 정도 아이들이 굴렁쇠를 굴려보는 기회가 주어집니다.
그러나 아스팔트 보다 흙길이 많았던 시절 굴렁쇠는 아이들에게 일상의 놀이였습니다.
양철물통의 테두리, 장구의 테 등이 주로 굴렁쇠가 되었습니다.
이 날은 자전거 휠이 굴렁쇠가 되었습니다.
만약 그 시절에 이런 굴렁쇠를 가졌더라면 요즘 말로 짱을 먹었을 겁니다.
▲ 이 선배님은 굴렁쇠를 제대로 굴리지 않습니다.
지금은 온통 아스팔트 길에 차도라 굴렁쇠를 굴리며 길 가는 것을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리고 굴렁쇠를 잘 굴리면 속도 조절이 가능하지만, 속도가 붙으면 쫓아가기 힘들정도로 빠르게 굴러갑니다.
그러니 공부에 찌들리고, 몸으로 하는 놀이를 즐기지 않는 요즘 아이들은 엄두를 내기가 힘든 놀이겠죠.
어린이날이라 시내 여기 저기에서 어린이날 행사가 펼쳐졌습니다.
▲ 2009.5.5 창원성산아트홀 옆 어린이날 풍경
평소에 흐르지 않던 도심의 인공 수로에 물을 흘려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수 있게하고..
광장분수도 물줄기를 뿜어 내고 있었습니다.
공원에도 천막을 치고 어린이날 행사가 진행됩니다.
주로 아기 자기한 만들기 체험과 눈으로 보는 것들입니다.
아이 손을 잡고 나온 부모들은 기념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 몸 보다 마음이 앞선 선배님도 계시고..
30년 40년 뒤에 지금의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만약 동창회 체육대회를 하는 것을 잠시 상상해 봅니다.
(그때는 동창회가 없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종목들을 할까요...
혹시 컴퓨터 오락을 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 이 선배님은 굴렁쇠와 몸이 하나였습니다. 두 바퀴를 돌았습니다.
풍요롭지는 않았지만 주변 자연과 생활의 모든 것이 장난감이었던 시절
동네 또래 아이들과의 놀이가 운동이었던 시절이 그렇게 오래전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따로 시간을 내고 돈을 들여 운동을 해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노는 것 까지도 과외를 한다고 합니다.
이제는 아이들에게 놀이도 놀이가 아닌 공부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어른들의 욕심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부모들이 어릴적 자기가 어떻게 놀며 성장했는지를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어른들의 생각이 아닌,
어른이 되었지만 자기의 어린시절을 돌아보며
자기 아이들을 대한다면 지금처럼 아이들을 못살게 굴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린이날 대통령조차도 아이들을 모아놓고
"어린이들 너무 공부에 시달리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고 합니다.
물론 이 말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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