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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생각/삶! 때론 낯선

그냥 잠못이루는 밤

by 구르다 2005. 3. 24.



근심이 많고 생각이 많으면 쉬이 잠못 이루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유달리 머리밑이 근질근질 합니다.
아직 불혹이 되지도 않았는데..흰머리가 올라오는 징조입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흰머리가 금방 금방 생깁니다.




제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사람이 싫어지는 것입니다.
신영복 선생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는
여름보다는 겨울이 좋다고 합니다..
옆 사람을 증오하게 하는 여름보다는 사람의 온기로 겨울을 나야하는
옆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겨울이 어렵지만 차라리 낳다는 것입니다.



저는 짧은 인생을 살아오면서 두번을 현실 도피한 적이 있습니다.
도피라기 보다는 차라리 떠나는 것이 좋겠다는 이기적 생각때문이었지요.
현실을 바꾸어보자는 의지의 박약이었을 것입니다.
 
그 첫번째는 대학다닐 때입니다. 결국 현실을 떠나 도피한 곳이..한양대 평양축전의 장이었습니다.
그냥..당시의 학교라는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서 였습니다.
학교의 사람들에게는 말도 하지 않고, 그냥 도망을 간 것이죠..
텐트를 치고, 밤을 보내고, 아는 얼굴이라고는 없는 곳에서 외톨이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면서, 함께 지내던 학교의 사람들이 그립다는 생각을 했죠...
그렇게 그때의 심리적 방황은 극복을 했습니다.
내가 처한 외부의 현실이 있었지만, 결국 내 안의 문제였습니다.



또 한번의 도피는 2000년 이었습니다.
한가지 상황이 아닌 여러가지 상황이 복합적으로 나선 때문이었지만 분명 도피였습니다.
사람들이 싫고, 가면을 쓰고 각자의 이익과 주장만을 옳다고 하는,
자기것만 챙기려고 하는 사람들이 싫었거든요..
그리고 소진에 따른 체력적, 정신적 피로
또, 세째의 출산을 앞둔 집사람(그때도 주말가족이었거던요)
그런데 그때의 선택 때문에 남겨진 여러 과제는 몇 년이 지난 지금에도 남았습니다.
어쩌다 보니 결국 그 과제를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더 무거운 과제로 남겨졌습니다.



지금 또 그런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다른 조건이라면 체력이나, 정신적으로 소진이 없다는 것이고
세째의 출산처럼 가정적인 문제는 없다는 것이죠..
그렇다고 주말가족의 어려움이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것은 어차피 나의 선택으로 해결 될 수 있는
내가 통제 가능한 영역의 문제이니 별 문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예전에 가졌던 사람이 싫어지는 이유는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럴듯한 명분과 활동(사업)하고 그냥 보면 아무 이상없는
그런데, 자세히 앞뒤를 연결해서 보면 금방 탄로날 그럴듯한 가면을 쓰고
철처히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과 자신의 이해를 위해 움직이는...
자신이 내세우는 명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행동들..
그러한 것을 관계라는 것 때문에 억지로 웃어야 하는 경우,,
아직 저는 수양이 부족해서 그런것이 용납이 되지 않습니다.
 
지금은 그런 것이 싫어서 도망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러한 현실을 뛰어 넘어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흰머리가 더 납니다...
 
고민도 많고 생각도 많아 잠이 안와서
호흡도 할겸 잠시 밖에나가서 매화를 담아왔습니다..
밤에 핀 매화..
달빛은 아니지만, 가로등 불빛에 청초함을 자랑합니다...
 
자연이 좋은 이유..그들은 속이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꽃이 필 때가 되면 피고,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라도 질 때가 되면 지고
곧 피어날 꽃에게 자리를 양보해 준다는 거죠..
근데,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1년 동안 들꽃을 생활의 중심에 놓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위도식을 한 것은 아니고요..
그때는 흰머리가 나지를 않았습니다.
맑은 공기, 좋은 물, 스트레스를 덜 받으니 흰머리가 생기지 않더군요..
근데, 환경을 바꾸고 나니 금방 흰머리가 생기더군요..
 
그냥 푸념을 하다보니 글이 길어져 버렸네요...
요즈음은 이렇게 푸념을 하면 들어주는 친구들이 있는 블러그가 있어 참 좋습니다.
개인 홈페이지를 운영했었는데 노력한 만큼 찾아주는 이들이 적고
그러다 보니 자연히 관리에 소홀해 지더라구요..
 
다들 오늘 하루도 많이 웃으세요...

 소리  05.03.24 06:49
때론 뼈가 녹아날 만큼의 고민도 해야하는것이 우리의 삶이지만..
그러나 ...

내안의 자리를 좀 조용하게 정리할 필요는 있지요.
그것또한 내가 노력해야하는 부분인것 같기도 하구요.
좀 쉬세요. 놓아두고서 편한마음으로 좀 쉬기도 하면서 이젠 서서히 ..
내안에 내가 많아서란 표현이 있잖아요...

내가 나를 편하게 뉘일줄도 알아야 합니다. 이젠 그럴나이지요..^^

힘내세요.
 
 └  bada79  05.03.24 19:53
고마운 말씀입니다.
실행이 쉽지않지만,,,
 
 
 beyond  05.03.24 08:12
신영복 선생님의 글에서 가장 와닿는 부분이죠.
남기고 가신 매화를 보다가 놀러왔더니 여긴 더 좋군요.
 
 └  bada79  05.03.24 19:55
2년전인가 3년전이가 신영복 선생님 강연회에 간적이 있습니다.
인문학과 사회과학이 죽었다고 한탄을 하시더군요.
 
 
 여왕  05.03.24 09:15
밤매화꽃에 좋은글에
감탄하네요
항상 좋은꽃 전해주시니 감사하죠
  
 └  bada79  05.03.24 19:55
이렇게 넑두리를 들어주시니 고맙습니다...
  
 
 항구  05.03.24 09:47
無心無念...
하세요.
흰머리 생기고
머리 빠지고..
그게 제일 입니다.
^^*
 
 └  bada79  05.03.24 19:57
유전자가 머리칼은 빠지지 않습니다.
머리숱이 많아서 귀찮을 때가...
무심무념과 방관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 까요...
 
 
 산바람  05.03.25 21:58
사람때문에 고민하고 상처받고 노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 때문에 또 스트레스 받고!!!!!!!!!
그래서 저는 산으로 들로 쏘 다니기를 좋아하니다. 자연은 제가 마음을 여는 만큼 아름답고 풍성해지더군요. 내년이면 반백이 되지만 언제나 아름다움을 느끼며 살고싶습니다. 마음은 젊게 살고 싶습니다.
내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이들을 미워하지 않을려면 꽃과 나비와 잠자리들과 눈 높이을 맞추는 기회를 되도록 많이 가질려고 노력하고있습니다. 이것도 일종의 도피 이겠지만 그래도 마음은 다스려야 하겠기에.....
 
 └  bada79  05.03.25 23:49
감사합니다...미워하는 마음을 쌓아 두기보다는 자연에서 배우며 마음을 다스려보도록 앞으로 더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