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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4대강운하저지

4대강공사 농지리모델링의 불편한 진실

by 구르다 2010. 6. 14.
국민의 뜻이 명확함에도 4대강을 죽이는 사업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급기야 임기를 얼마 남겨놓지 않은 현 단체장에게 4대강 공사와 관련된 인허가를 종용하였습니다.
그 중 하나가 농지리모델링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야적장입니다.

△ 함안 칠북 이령 농지리모델링 현장

한 달에 한번 옛길 걷기를 합니다. 역과 역 사이를 걷는 모임입니다. 어제 6월13일은 함안 칠원읍성에서  칠북 이령마을 밀포나루까지 걸었습니다. 밀포나루는 4대강사업 함안보 공사현장입니다.

마산 합성동 시외주차장에서 1차 집결하여 두 대의 차에 나누어 타고 지난 동행의 종착지였던 칠원읍에 모였습니다.
마침 칠원장날이었습니다.
시골장이지만 부지깽이도 일을 해야 하는 농번기라 장이 그렇게 번잡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얀 천막을 펼치고 알록달록한 이불과 옷을 파는 전이 있었습니다.
늘씬한 하늘색 고양이가 그려진 여름 티셔츠입니다.
쥐를 잘 잡게 생기지 않았나요?


장에서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길을 나섭니다.
봄에 걸었던 길과는 많이 다릅니다. 그나마 구름이 햇빛을 가려 다행이지 여름에 옛길은 사라지고 차가 씽씽 달리는 도로를 걷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칠원면 사무소 앞에 4대강 사업에 제동을 걸겠다고 선포를 한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 감사 플래카드가 붙어 있습니다.

△ 2010.6.13.10:00. 함안 칠원면사무소, 동행 출발


3시간을 걸었습니다.
칠북면을 지나고 이령고개를 넘어 이령마을에 닿았습니다.
포도와 복숭아를 많이 재배하는 동네입니다.

그리고 멀리 낙동강 변에는 거대한 하얀 모래 언덕이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초록과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 2010.6.13.13:49. 함안 칠북 이령고개에서 본 낙동강과 준설토 야적장(이령마을)


밀포나루 입구에 닿았습니다.
포도밭과 모래 언덕..
모래 언덕 높이가 족히 5-6M는 될 것입니다.
포도밭 하우스 위로 모래 언덕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이 농지리모델링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낙동강 준설토로 농지를 메우는 것입니다.
과연, 2-3년 뒤에 이런 땅에서 다시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요?

모래 언덕은 낙동강 제방과 같은 높이입니다.
공사가 끝나면 제방은 더 높아질 것이고, 낙동강에는 제방 높이로 물이 차있을 것입니다.
그럼 이 이령마을에 과연 사람이 살 수 있을까요?
아마, 사람이 살 수 없는 마을이 될 것입니다.

이 동네에 대를 이어 사는 사람들은 이 진실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동네 어르신은 농사일할 일손이 없는데 적당히 보상받고, 농사를 짓지 않아도 되니 잘하는 것이라 합니다.

우리 일행 중에 한 분이 이 동네 이웃 동네가 고향이고 초등학교를 이 동네에 있는 학교를 다녔습니다.
자기 친구가 이 동네에서 아직 농사를 짓고 있고, 이 동네에 대한 추억이 많다고 했습니다.

그런 추억어린 곳이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해 마음 아파 했습니다.

△ 2010.6.13.14:53. 함안 칠북 이령마을 농지리모델링(준설토 야적 현장)


밀포 나루에 닿았습니다.
함안보 공사현장의 사진은 따로 올리겠습니다.

일요일 임에도 쉬지 않고 굴착기와 덤프트럭은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 2010.6.13.15:13. 함안 칠북 이령마을 밀포나루 함안보 공사현장 옆


일행 중에 처음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시작될 때 찬성한 교수 한 분이 있었습니다.
건축이 전공이신 분인데 4대강 공사 현장을 두 번 방문하고는 4대강 사업을 반대한다고 합니다.
건축은 사람의 삶과 관련된 학문이라며 이렇게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도 치수든, 수질 개선이든 가능한데 지금 진행되는 4대강 사업은 그것과는 동떨어진 그냥 토목 공사라는 것입니다.

아마, 이런 식으로 많은분이 속아 넘어갔을 것입니다.
그리고 4대강 공사 현장에는 4대강 사업의 진실이 있습니다.
다른 설명이 따로 필요치 않습니다. 취수, 생태, 수질 개선이라는 구호가 얼마나 허황한 것인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 오후 김두관 당선자가 4대강 특위, 시민단체, 대한하천학회 교수들과 함안보와 밀양의 낙동강 현장방문을 합니다.
기자들도 많이 동행하리라 봅니다.
4대강 사업이 있는 그대로 보도되고 그 진실을 국민이 알게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