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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생각/삶! 때론 낯선

우리 역사를 가르치지 않는 학교

by 구르다 2010. 6. 9.
자기 나라와 민족의 역사를 모르는 사람이 살아가는 나라는 어떤 모습일까?
역사는 과거의 지난 시간이 아니라, 지금 현재 나의 존재를 규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가르치지 않는 것이 아니고 서울대를 희망하는 학생들만 국사과목을 선택하게 됩니다. 입시에서 국사가 선택과목이 되었고, 서울대만 채택한다고 합니다.
그러니 대학을 가기 위한 과정으로 전락한 고등학교에서 국사를 가르칠 이유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사실을 알고 있나요?

국사과목이 선택과목이 되었을 때 큰일이 난 것처럼 아이가 그 이야기를 저한테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럼 그것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서 네 블로그에 올려보라 했습니다.
근데, 아직 그 글이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말에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가서 자퇴서에 도장을 찍었습니다.
이제는 학교에서 선택과목이 되어 국사를 가르치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적을 이유도 아이에게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아이가 학교를 그만둔 이유는 뭐 별것 없습니다.
"학교는 대학 가기 위한 공부만 시키는데 그런 학교에 다닐 필요가 있느냐? 그런 거면 검정고시 쳐도 되지 않느냐?"
"그래도 한번 생각은 해보자."라는 말 말고는 저는 딱히 할 말이 없었습니다."

결국, 자퇴서에 제가 도장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졸업 때까지 받기로 되어 있는 장학금 받을 명분도 사라졌고, 이미 받은 장학금도 돌려주었습니다.
아이 담임선생님은 자퇴서에 '건강상의 이유'라고 써 놓았습니다. 저도 그게 입시 위주 교육을 하는 학교가 다니기 싫어서 보다는 나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만약 자녀가 이런 요구를 하면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아이가 다니던 학교 앞을 지나다 발견한 전봇대에 붙어 있는 벽보입니다.



" 청소년 대학생이 알아야 할 진짜 우리 역사"
국사교과서가 선택과목이라고, 그럼 어디서 배워야 하지?
"대한민국의 문화와 역사가 쿵큼해!"
어때? 너라면 대답할 수 있겠어?

굉장히 반항적이고 도전적인 문구입니다.

지금 대통령이 이렇게 난리를 떠는 것은 역사의식이 없어서입니다.
그러니 대통령인 자신이 우리 역사의 어디쯤 서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입니다.

역사의식이 없는 사람이 사는 나라 생각하면 끔찍하지 않으세요?
이러다, 학교에서 우리 글과 말도 선택으로 하는 것 아닌지 모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