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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생각/마을도서관

차려준 밥상 발로차는 어리석은 사람들

by 구르다 2009. 12. 24.
지난 금요일 저녁 반지사회교육센터에서는 2009년 송년회가 열렸다.
예년과 달리 2009년 송년회는 1년 동안 사회교육센터(마을도서관), 급식소에서 봉사한  '자원활동가의 밤'으로 진행 되었다.

나는 반지사회교육센터를 14년간 운영한 경남정보사회연구소의 소장으로서 참석하였다.
인사말과 감사장 전달 그리고 한마을한책읽기운동을 통해 모금한 성금을 월드비전에 전달하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임무였다.


△ 2009 반지송년행사에서 대금연주를 하는 최정규 운영위원/2009.12.18



행사가 시작되기 전 반지사회교육센터(마을도서관)를 책임 운영하는 이명숙 센터장에게 '어쩌면 이 행사가 연구소가 하는 마지막 행사가 될지도 모르는데 그 이야기를 할까요?' 하니 그러지 말라고 한다.

그래서 인사말은 한 해 수고하셨고, 내년에도 더 열심히 도와달라는 부탁만 하였다.
그리고 급식소 봉사활동에 모범을 보인 4개 조직의 대표들에게 감사장을 전달하였다.
월드비젼 관계자들에게는 행사를 기다리면서 창원의 사회교육센터(마을도서관)와 연구소가 펼치는 한마을한책읽기운동을 소개하면서 모금의 배경을 설명하였다.


△ 노인무료급식소 자원봉사자 들에게 감사장을 전달하다.



성금 전달은 성금 모금을 위해 알뜰장터를 준비하고 개최한 사회교육센터 봉사동아리인 나누미 회원들을 모셔 직접 전달하게 하였다. 대신 나는 한마을핸책읽기운동과 모금 배경만을 설명하였다.
나누미 회원들이 모금한 성금이 50여 만원이나 된다.

월드비전 관계자가 성금을 받고, 무한도전의 단비를 소개하며, 그 사업을 월드비전이 하고 있는데 이 성금은 그 사업에 사용 될 것이라고 하였다.
참여한 모든 사람이 뿌듯함을 가졌으리라 생각한다.


△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위한 우물을 파는 사업에 성금을 전달하는 반지사회교육센터 나누미회원들



이어서 참가자들이 일상에서 함께하는 기회가 없었기에, 서로의 벽을 허무는 몸으로 부대끼는 시간을 가졌고, 송년회가 이어졌다.
나는 그날 또 다른 사회교육센터에서도 송년회가 있어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고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 '지구는 만원'이라는 게임으로 서로의 벽을 허무는 시간, 사회는 반지사회교육센터 이명숙 센터장



창원시의 사회교육센터는 창원시에서 연간 3720만 원의 재정을 지원하여 운영하고 있다. 3720만 원에는 실무자 두 사람의 인건비가 포함 된 것이다.
그리고 운영단체가 노력하여 조달하는 자부담까지 합하면 연간 총집행 재정은 8000만 원에서 1억 가까이 된다. 아마 이런 식으로 위탁운영이 이루어지는 곳이 전국에서도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반지사회교육센터의 경우에도 2008년, 2009년 운영을 자체 평가하면 타 센터와 비교해서 뒤처지지 않는다. 오히려 반지사회교육센터의 경우에는 지역의 기업인 한화폴리드리머와 연계하여 진행되는 센터 사업에 연간 500만원 정도를 집행하였고, 한국도로공사에서 후원하여 어려운 반지동 주민에게 쌀과 추석 물품을 140여만원 별도 지원 하였다.

송년행사에서 알 수 있듯이 급식소 자원봉사자들은 대표들만 초청하였음에도 전체 참석자가 50여 명이나 되었다.


그런데 결론은 어제 발표된 창원시 위탁공모 결과에서 창원의 사회교육센터(마을도서관)을 처음으로 제안하고 사업의 모델을 만들어 왔으며, 14년간 반지사회교육센터를 운영해 온 경남정보사회연구소가 탈락하고, 주민자치위원회가 운영하는 것으로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미 그렇게 될 것이라는 것은 12월 17일 위탁운영심사가 있기 전에 알고있었다.
친절하게도 모 의원이 전달을 해주었다. 나름 그 이유도 설명하였다.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 2005년 이후 심사 때마다 벌어지던 일이기에 크게 놀랄 일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경남정보사회연구소 운영의 책임을 맡은 소장으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이미 우리 단체에서는 오래전 총회를 통해 사회교육센터 운영 개수에는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모델을 연구하고,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그러기에 반지사회교육센터를 내놓는 대신에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운영하다 운영을 포기한 소계사회교육센터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해보라는 제안을 미련없이 거절하였다.
대신 공정한 평가라면 어떠한 것도 수용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번 결정 진행과정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공정한 기준에 의한 심사결과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것이 잘못되었으니 물리자 할 생각은 없다.
단지 잘못된 것에 대해서 잘못되었다 이야기하고, 그것에 대한 경남정보사회연구소의 견해를 표명하고, 그러한 것을 고치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갈 것이다.
그것은 경남정보사회연구소라는 비영리법인단체의 고유한 권한이라 생각한다.

연구소가 이러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잘못된 것에 눈을 감는 것은, 경남정보사회연구소가 펼쳐 온 15년 마을도서관운동에 대한 것을 스스로 깍아내리는 것이고, 최근 5년의 운영결과를 볼 때 그것으로 인해 결국 피해는 창원시민들이 보게 된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30대를 온전히 이 운동에 바쳐왔다. 그러기에 이러한 잘못에 침묵하는 것은 30대의 10년을 도둑맞는 것이기 때문이다.

15년 전 처음으로 마을도서관(작은도서관)을 시작한 창원시, 그리고 현재 전국에서 가장 많은 작은도서관을 자랑하는 창원시, 전국에서 처음으로 작은도서관을 기반으로 책문화축제를 개최하였던 창원시가 그 가치를 알지 못하는 정책결정권자와 정치적 이해에 휘둘리는 소신 없는 공무원들에 의해 밥상을 차려 주어도 못먹고 있는 조건이 되었다.
그러면서 이웃 도시 김해시의 활력 넘치는 활동에 대해서 마냥 부러워하기만 한다.

만약 공정성을 가지겠다는 마음만 먹을 수 있다면 기회는 충분하다고 본다.
그것에 대한 것은 앞으로 계속 블로그를 통해 알려나가고자 한다.
내년 6월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