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억/2011-2012 숫타니파타

알라바카 야차-사문이여, 제가 당신에게 묻겠습니다

by 구르다 2024. 4. 30.

53) 알라바카 야차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거룩하신 스승님께서는 알라비국 알라바카 야차의 처소에 머물고 계셨다. 그때 알라바카 야차가 돌아와 스승에게 말했다.


"사문이여, 나가 주시오."
"좋다, 친구여." 스승은 나가셨다.
또 야차는 말했다.
"사문이여, 들어오시오."
"좋다, 친구여." 스승은 들어가셨다.

또다시 알라바카 야차가 말했다.
"사문이여, 나가 주시오."
"좋다, 친구여." 스승은 다시 나가셨다.
또 야차가 말했다.
"사문이여, 들어오시오."
"좋다, 친구여." 스승은 또 들어가셨다.

세번째 또 알라바카 야차가 스승에게 말했다.
"사문이여, 나가 주시오."
"좋다, 친구여." 스승은 나가셨다.
또다시 야차는 말했다.
"사문이여, 들어오시오."
"좋다, 친구여." 스승은 들어가셨다.

네번째 또 알라바카 야차가 말했다.
"사문이여, 나가 주시오."
그러자 스승은 대답하셨다.
"나는 더 나가지 않겠다. 네 할 일이나 해라."
야차가 말했다.
"사문이여, 제가 당신에게 묻겠습니다. 만일 당신이 제게 대답을 못한다면 당신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당신의 심장을 찢은 뒤, 두 다리를 붙잡아 갠지스 강 건너로 내던지겠소."

스승은 대답하셨다.
"친구여, 신, 악마, 범천을 포함한 세계에서, 그리고 사문, 바라문, 신, 인간을 망라한 모든 살아 있는 것 중에서 내 마음을 어지럽히고 내 심장을 찢은 뒤, 두 다리를 붙잡아 갠지스 강 건너로 내던질 만한 자를 나는 아직 보지 못했노라. 친구여, 그대가 묻고 싶은 것이 있거든 무엇이든 물어 보라."


숫타니파다. 2011.12.10(토)
사진 2011.11.27. 여름에 꽃을 피우는 으아리가 겨울초입에 꽃을 피웠다. 자연의 질서조차 어지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