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참여/정치수다

잠들지 않는 남도

by 구르다 2005. 4. 5.


외로운 대지의 깃발 흩날리는 이녁의 땅
어둠살 뚫고 피어난 피에 젖은 유채꽃이여
검붉은 저녁 햇살에 꽃잎 시들었어도
살 흐르는 세월에 그 향기 더욱 진하라

아- 아- 아- 아! 반역에 세월이여
아! 통곡의 세월이여
아! 잠들지 않는 남도 한라산이여


한동안 잊고 지내던  가슴아픈 우리의 현대사
이제 그 아픈 역사를 말하고 밝히고 화해해야 한다.
그 위에서 우리역사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2005년의 4.3도 그냥 잊고 지나가 버렸다.



1. 제주섬


 
망망한 바다 한가운데 한 점 산으로 솟은 탐라.
척박한 자연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공동체적 전통과
이 공동체를 파괴하는 침략자, 수탈자를 향한 저항 정신이 면면히 흐르는 섬.

2. 인민위원회


1945년 해방과 더불어 제주도민은 자치행정기구인 인민위원회를 설립했다.
제주도의 인민위원회는, 미군정도 인정했듯이, 제주도 전역을 지배한 사실상의 정부였다.
그러나 미군정은 점차 이를 부인하고 탄압하기 시작했다.

3. 3ㆍ1대 시위


1947년 3월 1일, 제주읍 내에 운집한 3만 도민은
진정한 민족해방을 갈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는 또한 미군정의 남한 민중의 염원을 묵살한, 그럼으로써 실패한,
남한 점령 정책에 대한 항의의 표시이기도 했다.


4. 발포


미군정은 이에 대해 시위를 끝내고 귀가하는 도민을 향한 조준 사격으로 대응했다.
이 결과 6명이 피살, 8명이 부상당했다.
이는 4ㆍ3발발의 커다란 원인으로 작용한다.

5. 서청입도


제주 도민은 즉각 이 만행에 항의하는 총파업을 단행했다.
이 총파업에는 마을의 구멍가게에서 경찰관까지 참여했다.
이 총파업을 분쇄하기 위해 미군정은 악명 높은 서북청년단 (서청)과
응원 경찰을 대거 파견하였다.
특히 서청은 무보수로, 불법적인 치안권을 행사하여
도민을 갈취하는 것이 묵인되었으므로
제주 도민에 대해 극심한 공갈과 갈취, 행패를 단행하였다.

6. 고문


미군정은 도처에서 도민에 대한 대검거를 단행하여
3ㆍ1시위 및 총파업 가담 혐의로 2500여명을 체포, 구금하였다.
이후 이들에 대한 고문을 잔혹하게 자행함으로서
3명의 도민을 고문 치사케 했다.

7. 겁간


서청의 횡포는 마을 처녀에 대한 겁간으로까지 이어진다.

8. 공격 - '탄압이면 항쟁이다'


1948년 4월 3일 밤 1시, 도내 각 지역의 오름마다 일제히 봉화가 오르고
제주도민의 아들, 딸인 500 여 명의 유격대원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유격대원의 초기 공세로 5월 10일 실시된 남한만의 단독선거가
제주도에서는 끝내 무산되었다.
이는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이 남한에서도 거부되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었다.

9. 부모들


미군정은 이에 대해 즉각 섬 전체를 피와 살륙의 땅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도피 입산한 젊은이를 둔 부모들은 그 자식을 대신하여 죽임을 당해야 했다.

10. 광풍


1948년 8월 15일, 정부 수립 후 이 땅 어디에도 대화해의 조치는 없었다.
미군사 고문단의 지시에 따라 정부군과 경찰은 태워 없애고,
굶겨 없애고, 죽여 없애는 삼광, 삼진 작전으로 도내 중산간 마을을 초토화하고
3만 여 명의 숱한 인명을 살상하였다.
제주의 절경지들은 학살터로 변해갔다.

11. 이승과 저승사이


국제법에서 엄격히 금지된, 반인륜적 범죄인초토화 작전에 의해
한 가족이 한꺼번에 몰살당하는 일이 수도 없이 발생했다.
기적적으로 살아 남은 사람은 목놓아 울어보기는커녕
숨소리조차 낼 수 없는 현실과 만나야 했다. 반세기동안.

12. 장두


예로부터 제주도민은 한라산의 정기를 받아
대의와 민중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리낌없이 바친 이들을 '장두'라 칭송했다.


13. 한라산에서 붙잡힌 게릴라들




14. 다랑쉬굴에서 발견된 유골들



4ㆍ3 당시 공포에 쫓긴 도민들은 산 속, 동굴 혹은 해안으로 피신하였다.
이들 중 당시 경찰에 의해 질식사했던 부녀자와 어린이를 포함한 11구의 시신이
1992년 다랑쉬 오름 근처의 굴에서 발굴되었다.
이 시신들은, 유족들의 피맺힌 호소에도 불구하고, 화장되어 바다에 뿌려졌다
 
 
 
 
강요배 화백의 화집 '동백꽃 지다' 中 주요 14개의 그림





댓글

 항구  05.04.05 06:55
제주 4.3 사건인가보네요.
민중의 그림은 어딘지
참 슬프게 보입니다.
^^*
  
 └  bada79  05.04.05 07:16
엥..이렇게 이른 시간에 항구님이,.
자꾸 다운이 되어서..중간 중간 저장 하면서 작업을 했습니다..
  
 
 참교육 이야기  05.04.05 07:22
귀한 자료군요.
제 홈에 옮기려하니
제 기술로는 소스를 찾을 길이 없네요.

많은 사람들이
저들의 아픔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도록
허락하실 수는 없는지요?

 └  bada79  05.04.05 07:26
그냥드레그 한다음 복사해서 붙여넣기하하셔도 되고요
아니면 스크랩하시면 됩니다. 선생님...
 
 
 beyond  05.04.05 10:34
4월 3일..그냥 잊고 지나갔네요.
 
 └  bada79  05.04.05 18:30
그렇죠..기억해야 할 날 들이 참 많은데...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날들마저
잊어버리고 그냥 지나쳐 버리니 시간이 그렇게 만들어 버리는 건지..
 
 
 무학  05.04.05 12:49
어지럽고 병들어 버린 우리 근대사의 한페이지 로군요
정치는 사람을 죽이고 시작한다
이거이 무해기 생각 입니다.
  
 └  bada79  05.04.05 18:32
좋은 정치는 사람을 살리기도 합니다..
그런 세상 머자 않아 오지않겠어요..
짐승들만 사는 세상이 아닌 다음에야..
  
 
 碧泉(벽천)  05.04.05 13:17
우리가 알 것은 알아야 합니다.
아무리 미군이 우리의 우방이라고 떠들어도 알 것은 알고, 잘못은 지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슴아픈 일입니다.
4.3사건만이 있겠습니까?
탱크에 압사한 여중생은 어떻고요.
그 생생한 사진을 아직도 가지고 있습니다.
방위비 분담금 협상안을 보고...
미국이 진정한 우리의 우방인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  bada79  05.04.05 18:33
미국이 우리의 우방이기 이전에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겠지요..
맥아더가 그랬다잖아요,..
한국전쟁 때 원폭투하 하자고..
 
 
 소리  05.04.05 20:33
참 ...
스크랩해갔어요. ^^
  
 └  bada79  05.04.05 21:38
^^ 많이 옮기면 좋은 내용입니다..
 
 
 구름한조각  05.04.06 00:15
작년에 제주도에 가니까 버스기사님이 4.3의 진상을 담은 비디오를 틀어주더군요.
왜 힘없는 사람은 당하고만 살아야하는지 잘 이해가 가진 않지만
힘을 길러야 쉽게 당하지 않을거는 생각이 퍼뜩 들더군요.
제주도민이 아픔이 빨리 치유되고 세상 돌아가는 것도 합리적으로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bada79  05.04.06 00:40
레드헌트라는 영화가 비디오로 나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