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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생명가득한240

정병산 숲속나드리길에 만난 금난초 황금 연휴가 이어지는 5월 첫 일요일 정병산 숲속나드리길을 걸었다. 날이 약간 더워져 능선을 타는 것은 엄두가 나질 않아서였다.사격장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늘도 커피를 내려 담은 보온병 하나만을 가지고 타박타박 길을 걸었다. 싸리꽃이 가장 먼저 숲에서 째려본다. 냉정하게 그 눈길을 피했다. 길에서 조개나물을 만났다. 반쯤은 길에 누운 조개나물...5월이라 송화가루 범범이다. 입으로 후하고 한번 불고 사진으로 담았다. 그리고 또 만난 것이 골무꽃 역시나 송화가루 범벅이다. 앗 이런 재수를,,,금난초를 만났다.딱 9년 만에 다시 만나는 금난초다.다른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을 택했지만 완전히 개방 된 장소에 자태를 뽐내고 있다.내년에도 이 자리에 꽃을 피울 수 있기를 바라며 자리를 벗어났다. 이미 시즌이.. 2014. 5. 11.
4월 끝자락 비음산 철쭉과 야생화들.. 2014년 4월27일은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와 전 세계가 슬픔에 빠져있는 잔인한 4월의 마지막 일요일 이었다. 축 처진 기분에 마냥 갑갑하여 예가체프 커피를 내려 우산을 챙겨 비음산을 향했다. 모처럼의 산행이라 땀을 좀 흘리고 나면 기분 전환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이 맘때면 용추계곡에 여러 꽃들이 앞 다투어 피겠지만 무거운 DSLR 카메라는 챙기지 않았다. 카메라를 만지작 거린 것이 10년이 되었다. 지역의 행사와 가족의 일상, 계절 따라 피는 꽃을 찍은 사진 파일이 늘어나면서 사진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 스마트폰 성능이 좋아져 그날의 느낌을 담고 페이스북에 올리고 하는 것은 스마트폰 사진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애써 사진을 모으기 보다 기록을 하고 나면 미련없이 지우게 되었다. 용추계곡에서 .. 2014. 5. 7.
2014년 봄꽃 산행 눈이 호강했다. 2014년 3월23일 일요일 그동안 봄이 왔건만 봄을 즐기지 못하고 점심시간 주택가 화단의 매화와 공원의 목련과 눈인사만 했었다.반지하 사무실에서 고소한 커피향을 맡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이맘 때면 봄꽃을 보고픈 것은 10여년이 훌쩍 지난 습관이다.2002년 니콘 쿨픽스 4500 디카를 만나게 되면서 시작 된 것이다. 오늘 여러 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아래 이 한 장의 사진으로 마음이 홀가분하다. 오늘 봄꽃산행은 창원의 용추계곡이다.노루귀는 철이 지났고 꿩의바람꽃이 지천일 것이고 얼레지가 치마를 올리기 시작할 때다. 용추계곡 초입에서 부터 꿩의바람꽃이 손짓을 한다. 가볍게 눈인사만 하고 카메라를 들이밀지는 않았다. 그렇게 허느적 허느적 계곡을 오르며 얼레지를 만났다.오후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으므.. 2014. 3. 24.
틈새에 내린 뿌리, 생명은 스스로 그렇다. 2011년 봄, 봉하마을 봉화산 대통령 길을 걷다 발견한 뿌리를 내리는 도토리 추모관 마당 전시장에서 발견한 사진과 문구틈새에 내린 뿌리 깨달음으로 다가왔다. 대통령이 가신 부엉이 바위 틈새에도무수한 생명이 자라고 있었다. 블로그를 정리하다.2011년에 사진만 걸어 두고 아무런 글도 적지 못한 무거운 마음을 발견했다.홀가분한 마음으로 몇 자 적었다. 이렇게 잠자던 블로그에도 생명을 불어 넣어 본다. 2014. 1. 31.
대문앞 민들레와 공존, 내가 즐거운 이유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 봄비가 내리고 그쳤다.아스팔트와 시멘트 틈사이에 노란민들레가 얼굴을 내밀었다. 생명의 경이로움을 확인한다.잠시 걷는 출근길이 즐겁다. 나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꺼내들고노란민들레 앞에 쪼그리고 앉았다. 입가에 흐뭇한 미소 가득히 머금고 다시 길을 걷다.어느 집 대문앞에 눈길이 멈추었다. 민들레 한번 쳐다보고 대문 한번 쳐다보고속으로 감탄사를 연발한다. 민들레가 아닌 대문의 주인에 대한 감탄사다.민들레에게 그 자리를 용납하는 주인의 아름다운 봄의 여유로움부럽기까지 하다. 그리고 또, 모퉁이를 돌았다. 아니, 이럴수가이 쪽문의 주인은 아침 저녁으로 얼마나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발길을 옮길까?아마, 그는 불교나라에서 온 이방인 일 것이다.방값이 제일 저렴한 30년이 훌쩍지난 우리마을 낡은 주.. 2012. 4. 20.
숲속나드리길에서 만난 벌깨덩굴 이른 봄에 피는 광대나물과 개불알풀 이름도 모르다 들풀에 관심 가진지 벌써 10년이다. 2002년 처음으로 니콘 쿨픽스 4500 디카를 장만하고 사진을 찍다 보니 자연스럽게 들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몇 년은 꽃이름을 찾고 익히느라 참 많은 노력을 했다. 이제 생활 주변의 웬만한 풀꽃은 이름을 불러줄 수가 있을 정도는 되는데, 흰 머리를 신경 써야 하는 나이가 되고 보니 풀꽃 이름이 입안에서만 맴돌고 불러주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최근 2-3년 풀꽃들과 자주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바쁘다는 것은 핑계고 실제는 마음의 여유가 없이 눈앞의 일들만 쫓다 보니 그랬을 것이다. 올해는 한동안 잊고 있었던 풀꽃들이 땡긴다. 벌써 많은 녀석과 인사를 나누었다. 지난 부처님오신날에도 용추계곡을 혼자 찾았다. 비 .. 2011. 5. 15.
봉화산 사자바위 아래 둥굴레 5월 2일 마음이 동해서 그냥 무작정 봉하마을을 찾았습니다.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봉하마을을 찾았고, 추모관 등이 새 단장 되었습니다. 걷다 보니 어느새 대통령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대통령길응 자은암 터에서 부엉이바위 쪽이 아닌 사자바위 아래 뒤쪽으로 난 길입니다. 은방울꽃이 꽃 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고 이런저런 야생화가 많았습니다. 자생하는 야생화를 우선으로 많이 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에 땀이 나지도 않았는데 사자바위에 도착했습니다. 봄이 무르익어 가는 봉하들판은 연초록입니다. 사자바위를 지나 내려오는데 꽃을 매단 둥굴레가 보입니다. 지금은 나무로 난간과 계단을 만들어 놓았지만, 예전 노 대통령님이 이 길을 걸었을 때는 나무 계단은 없었으니 이 자리에 핀 둥굴레와 눈인사를 하였을 것입니.. 2011. 5. 6.
울타리 사이 얼굴 내민 붉은 나팔꽃에 끌려... 여름이 쉽게 물러가지 않을 것 같더니, 힘 빠진 태풍 곤마가 지난 후 아침저녁으로 가을이구나 느낍니다. 이상기후라 하지만, 아직은 계절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듯합니다. 인간세상 옳고 그름을 따지는 딱딱한 이야기만 주절대다 모처럼 꽃 사진을 올려 봅니다. 그렇다고 제가 가을 타는 것은 아닙니다. 일터가 단독주택이 가득한 마을 가운데 있습니다. 단층집과 이층집이 있는 마을입니다. 80년대 조성된 토박이 마을인데, 몇 년 전부터 집을 허물고 원룸씩으로 새집을 짓는 경우가 부쩍 늘었습니다. 이렇게 새로 짓는 집 대부분이 담을 없애거나, 낮은 울타리를 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또, 기존의 집들은 대부분 비슷비슷한데 새집들은 재료도 다양하고 모양도 다양합니다. 이것도 시대의 반영이고 흐름이겠죠? 지난달 28일은 마.. 2010. 9. 9.
직박구리의 화려한 보릿고개 넘기기 일하는 사무실이 주택가 가운데 있습니다. 마당에는 벚나무 두 그루가 아주 멋지게 꽃을 피우는데, 사무실 책상에 앉아 앞을 보면 창밖으로 벚나무가 보입니다. 수요일부터 꽃 피기 시작했고, 비가 그친 금요일은 셀 수 없는 속도로 꽃이 핍니다. 진해 군항제를 시작했지만, 작년보다 벚꽃이 2주 정도 늦으니 아직 제대로 된 벚꽃을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오늘 진해를 다녀오신 어머니께서 '벚꽃은 창원이 더 많이 피었다.' 그러십니다.. 겨울을 밖에서 보낸 돌단풍도 며칠 전부터 꽃을 피웠습니다. 꽃대가 올라오는 것을 보고 사무실 안으로 들렸습니다. 밖에 그대로 두었다가는 마당에서 공놀이 하는 아이들 공에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모가지가 댕강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야생에서의 돌단풍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물가의 돌.. 2010. 4.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