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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갱상도정치

'친노 부활 아니다'는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

by 구르다 2010. 6. 4.
이번 6.2 지방선거는 MB정권 심판이라는 큰 대의에 범야권은 단결하며 유권자에게 머리 숙였고, 한나라당은 유권자와 소통을 거부하고 오만과 독선을 부렸다. 
유권자는 MB정권의 국정 운영 변화를 요구하는 판결을 표로 내렸다.

▲ 3일 오전 김해 봉하마을 고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너럭바위를 쓰다듬는 김두관 당선자 출처 : 오마이뉴스. ⓒ 경남도청 최종수

그런데 이런 유권자의 판결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고, 때로는 왜곡되기도 한다.

선거는 유권자 투표 결과로 낙선자와 당선자를 만들어 낸다. 낙선자는 사람의 관심에서 사라지고, 당선자는 관심 대상이 된다. 또 관심 대상이 개인이 아닌 집단이 되기도 하는데 당이 될 수도 있고, 특정 집단이 될 수도 있다.

이번 6.2 지방선거는 친노가 그런 경우다. 많이 출마하였고 많이 당선되었다. 집단에서 관심이 쏠리는 특정 몇몇 사람도 생겨나게 된다. 대표적으로 좌희정과 우광재, 리틀 노무현으로 불리는 안희정, 이광재, 김두관을 말할 수 있다. 이들은 결코 쉽지 않은 곳에서 당선하였다.
 
그런데 언론이 관심을 쫓는 글쓰기를 하면서 선거 결과 본래 의미를 왜곡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친노의 승리"나 '친노의 부활' 이런 것이다.
이것은 의도한 것이든 의도하지 않은 것이든 본질 왜곡이라 생각한다. 이번 6.2 지방선거에서 친노로 불리거나 자처하는 후보가 많이 당선되었지만 친노의 승리는 아니다. MB정부의 국정운영 실패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기에 국민의 승리, 범야권의 승리다. 그리고 승리한 친노도 있고, 승리하지 못한 친노도 있는 것이다. 승리한 민주당, 승리한 민주노동당도 있다.

어제, 친노의 맏형 격인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가 당선증을 받았다. 누구도 낙관하지 않은 어려운 선거를 이겼으니  과히 기적이라 할 수 있다.



리틀 노무현 김두관의 당선을 이명박에 대한 노무현의 승리로 말하는데 주저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과연 그럴까? 그것이 전부일까?
특히 경남도지사 선거는 참여정부 행자부 장관 김두관 후보와 이명박 정부 행안부 장관 이달곤 후보의 경쟁이라, 그런 착시 현상을 일으키기에 충분하고, 언론에서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대결로 규정하기도 했다.

6월 2일 개표방송 시간에 김두관 후보 선거본부에서  기자들과 합동인터뷰를 했다. 블로거로 기자인터뷰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두관 후보는 많은 노무현 가치 중에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에 대한 가치는 자신이 계승자이고, 이번 선거는 노무현 대통령이 숙제로 남긴 지역주의를 깨트리는 선거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번 6.2지방선거의 결과를 놓고 이명박에 대한 노무현의 승리로 규정하지는 않았다.

인터뷰에서 그런 비슷한 질문이 있었다.

- 이번에 승리한 것이 이명박정부의 심판론 이라고 보나 아니면 개인적인 역량이라고 보나?

"어느 것이 우선인지 모르겠다. 후보가 잘해서 이기는 게 바람직하지만 선거에서는 상대의 실수로 승리하는 게 많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한 것도 참여정부의 오해나 실망으로 그랬다고 하듯이, 이번 선거에서는 자체 역량도 있었지만, 한나라당 공천 과정의 파열음 등이 종합적으로 겹쳤다고 본다. 한나라당에 실망하는 도민들이 많았는데, 그런 사람들도 선택할 만한 사람이 없으면 오지 않았을 것이다. 약간의 대안에다 한번은 바꿔야 한다는 흐름, 거기다가 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그리고 6월 3일 경남도청 기자 간담회에도 비슷한 질문이 나왔다.

친노의 부활이냐? 라는 질문이었다.
여기에 대해서 김두관 당선자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딱 잘라 말했다.



6.2 지방 선거를 노무현과 이명박 대결로, 친노의 부활을 말하는 것은 MB정부 국정 운영 실패에 대한 심판이라는 본질을 흐리는 것이며, 국민의 승리를 축소하는 것이며, 앞으로의 범야권 단결에도 도움되지 않는다.

이번 6.2 지방선거는 이명박 정권 중간 심판이었다.
국민은 이명박 정권이 잘못하고 있다고 표로서 준엄하게 심판했고 변화를 요구했다.
범야권은 국민 지지를 얻기 위해 단일화 카드를 꺼냈고 국민은 지지해 주었다.
그리고 선거 수혜자 중의 한쪽이 친노이다. 경남은 민주노동당도 상당히 약진하였다.


경남선거를 지켜본 것을 짧게 정리하면 이렇다.

한나라당이라고 무조건 당선시켜 주지 않는다. 한나라당도 이제 떨어질 수 있다.
비록 지역주의가 강하지만 후보 자질과 사람됨은 물론,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도 상당히 중요하다.
이번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후보를 내세우는 과정과 방법, 목적에서 실패했다.(MB의 황금낙하산)

야권은 충분히 강하지 않다. 단결하지 않고는 승리할 수 없다.
오랫동안 준비하고 유권자에 검증되지 않은 만들어진 후보, 선거를 위한 후보는 승리할 수 없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선택하라는 유권자 압박은 승리할 수 없다.

후보를 유권자가 선택하는 상품이라 할 때
공장에서 만든 상품을 나열해 놓고, 마음대로 고르세요 하는 시대는 지났다.
소비자 욕구조사를 통해 소비자가 만족하는 맞춤형 상품 즉 유권자 맞춤형 상품을 내 놓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