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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4대강운하저지

문수스님 소신공양,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린다.

by 구르다 2010. 6. 1.
유서로 남겼듯이 문수스님은 생명과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 된 사람을 위해 소신공양 하였다.
어쩌면 지난 대선에서 우리 국민이 제대로 권리행사를 하지 않았기에 문수스님이 소신공양 하지 않았겠는가?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을 접하며, 작년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진 노무현 대통령 생각이 났다.
아니, 노무현 대통령의 유서 한 구절이 떠올랐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노무현 대통령은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은 심경과 죽어도 죽지 않았음을 유서에 남겼다.

문수스님 역시 그러하다.
군위의 문수스님 법구가 모셔진 장례식장에 이곳 환경운동연합 분들이 어젯밤에 다녀와서 블로그에 글을 올려놓았다.

장례식장에서 문수스님의 도반이
"문수스님은 지보사에 내려오신지 3년 되었는데, 3년 동안 방문 밖을 나서지 않으시고 하루 한 끼의 식사만 하시며 수행에 정진해오셨다. 전형적인 이판승이셨다."고 전한다. (이판승 : 속세를 떠나 수도에만 전념하는 중.)

그리고 소신공양 하루 전 지보사 주지스님께 소신공양의 뜻을 밝히기도 하셨단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7시30분경 휘발유를 구입하셨고, 오후 2시30분경 제방 위에서 소신공양으로 그 뜻을 결행하신 것이라 했다.


▲ 경북 군위 문수스님 빈소, 출처 : 땅바다하늘愛 http://mcjkfem.tistory.com/142




문수스님은 유서에 소신공양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밝혀 놓았다.
국민의 80%가 반대하고, 수많은 종교인이 기도로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지만 그것을 들은 척도 하지 않은 이 정부에 대해 소신공양으로 경종을 울린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자살이니, 분신자살이니 하는 것은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을 폄훼하는 것이지 않을까?
문수스님은 사미계와 구족계를 받으신 스님이기에 삶과 죽음이 하나이고, 자신의 육신이 고통받는 것보다 자연의 숱한 생명이 죽어가는 것을 더 마음 아파 하셨을 것이고, 그렇게 죄짓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고 가르침을 던진 것이다.

어제 방송에서 MBC는 분신으로 KBS는 단신으로 아주 짧게 보도하였다.
그리고 KBS방송국 홈페이지의 기사를 보면 문수스님을 윤 모씨, 윤 씨로 보도하고 있다.
나는 아무리 객관성을 담보하는 방송이지만, 예를 모르는 것이라 생각한다.





4대강 사업 찬성과 반대를 떠나, 종교를 가지고 안 가지고를 떠나, 다른 종교를 가졌다 하더라도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은 다르게 받아들여야 한다.
죄짓는 인간과 자연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오랜 수도 끝에 소신공양한 것이다.
그럼에도 분신이니 자살이라 공공연히 말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야 하지 않겠는가?


▲ 땅바다하늘愛 http://mcjkfem.tistory.com/142


유서로 남겼듯이 문수스님은 생명과 서민과 가난하고 소외 된 사람을 위해 소신공양 하였다.
어쩌면 지난 대선에서 우리 국민이 제대로 권리행사를 하지 않았기에 문수스님이 소신공양 하지 않았겠는가?
그러고 보면 문수스님은 나의 죄, 우리의 죄로 소신공양 한 것이다.

문수스님의 소신공양을 가슴 깊이 생각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 봉하마을 생태연못에서 담은 연꽃, 201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