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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갱상도정치

김두관, MB의 황금낙하산 격추 비밀병기 있다.

by 구르다 2010. 5. 19.
블로거 합동인터뷰에서 김두관 후보는 자기를 색깔 있는 무소속 후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경남에서 50% 이상 득표하여 이기려면 한나라당 지지층 중에서도 충성도 낮은 분들을 견인하기 위해서 무소속을 결심했고, 주변 시민사회 어른들도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했습니다.

김두관 후보는 5월 초 이달곤 후보에 17% 이상 뒤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름이 지나지 않아 역전에 성공하였습니다.
보기 좋게 이명박 대통령의 황금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이달곤 후보를 흔들어 버린 것입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야권후보 단일화를 이유의 하나로 꼽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야권단일화는 출발이지 그것만으로 가능했다 볼 수 없습니다.

주어진 조건만으로 이달곤 후보와 김두관 후보를 비교하면 사실 게임이 안됩니다.

경남의 한나라당 지지율은 40%가 넘습니다. 가방끈도 유학파인 이달곤 후보가 훨씬 깁니다. 또 김두관 후보는 양지를 좇은 철새는 아니었지만 민중당, 민주당, 열린우리당으로 옮겨 다녔습니다. 그리고 가방끈도 명문 SKY도 아니고, 수도권 대학도 아니고 속칭 잡다한(?) 대학으로 분류되는 지방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입니다.

그리고 사람이 타고난 생김을 말하면 그렇지만 TV에 나오는 재벌이나 귀공자 스타일은 아닙니다. 장화 신기고 작업복 입히면 영락없는 머슴입니다. 실제 이장을 하며 농사 지었으니 부정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 재산도 별로 없습니다. 재산이라 해봐야 후보 등록하며 신고한 것이 공시지가로 3,800만원 정도고, 실거래가로 9,000만원이라 합니다. 따지고 보면 공기업사장 1년 연봉도 안되는 재산입니다.

그기다 투자는 완전 젬병(?) 가진 주식이라고는 지방신문인 경남도민일보 200주, 한겨레신문 500주, 예전 5년 사장했던 남해신문 주식 505주 그것도 1,500주 있었는데 후배들이 달란다고 널름 줬다고 합니다. 또, 하나 넣고 있던 보험은  지난 가을에 깨서 어디 썼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이 야권단일화 하고 본선 들어가기 전에 재산 16억 8천만 원에, 서울대를 거쳐 하버드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이명박 대통령 아래서 장관하다 황금낙하산 타고 도지사 후보로 내려온 이달곤 후보와 경쟁하여 열세를 극복하고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대로 게임 종료되면 신화창출이 되는 겁니다.

▲ 김두관 후보와의 블로거 합동인터뷰, 100인 닷컴, 5월17일




도대체 김두관 후보가 황금낙하산 이달곤 후보를 격추한 비밀병기는 무엇일까요?
그것이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그 답을 100인 닷컴이 주선한 김두관 후보와 지역 블로거와의 합동 인터뷰에서 희미하게나마 찾을 수 있었습니다.


1. 일 욕심은 많고, 다른 욕심은 없다.

스스로 이게 공직자로선 상당한 장점이라고 자신했습니다. 근데 이런 분 옆에 있는 사람은 참 피곤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많은 선거를 하면서 친척, 고교동창, 대학 선후배들이 도와줬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구설에 오르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뒤로 삥땅 치지 못하는 그 욕심 없음이 확실하게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도지사 당선되면 이번에는 월급 꼬박꼬박 모으겠다고 합니다. 믿어 줄까요^^



2. 열심히 하는데 흐름에 둔감하다. 장점이라면 제안을 잘 받아 안는다.

"군수시절 아이디어 군수라고 들었는데, 내 아이디어가 아니라 주민들의 아이디어다."
"늘 시골에 있어서 들은 게 적다, 귀를 열고 어떤 제안이 오더라도 좋은 것은 사겠다."
"아이디어를 달라, 도에서 지원방안을 강구하겠다."
"진작 이렇게 물어봤으면 공약에도 넣었을 텐데"
"블로거들이 좋은 제안을 하면 받아 안겠다."
"그건 생각을 못해봤는데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파시는 것이라면 사겠다."

2시간 동안 인터뷰를 하면서 안된다, 틀렸다 이야기를 하지않았습니다. 상대의 생각을 듣고, 물어보고, 의견을 보태어 자신의 정책으로 만들어가는 능력, 그러면서 사람까지 자기 사람으로 당기는 매력의 소유자입니다.




3. 현장을 중시하는 풍부한 경험

"군수 할 때 부군수까지 결재되어 제 책상에 온 게 있는데, 이거 결재하면 바로 주민들이 군청에 쳐들어올 것 같더라. 현장에 가봤냐고 하니 서류상 문제없어서 올렸다고 하더라. 담당을 보내 현장을 확인해보니 큰 일 날 뻔 했더라. 너무 이렇게 공무원이 법조문이나 조례를 기계적으로 적용하면 안된다. 합법도 중요하지만 합리적인 게 참 중요하다."

"도지사는 시민과 막걸리 모임이 많아야한다"
"지방이나 지역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아 남해신문을 창간 했다"
"주민들 가까운 곳에는 친환경 기업이 들어가야 한다."
"시 군수가 인허가를 할 때 합목적적으로 해야 한다."

책상이 아닌 현장을 강조했고, 법인 아닌 상식과 합리성을 중시했습니다.
그리고 그 상식과 합리성의 기준이 되는 것은 강자가 아닌 약자, 민(民)이었습니다.



4. 인간미 넘치는 솔직함, 원칙과 소신에 대한 단호함


"블로거 인터뷰가 어떤 것인지 몰랐다"
"도정을 맡으면 깊이 있게 연구하겠다."
"매니페스토에서 공약이행률만 가지고 하는 것은 따져봐야 한다. 건의하는 것만 다해도 복지선진국이다."
"부자 30% 빼면 70%는 가난을 증명해야 하는 데 비교육적이다."
"세종시와 혁신도시는 바늘과 실의 관계다. 행정을 빼버리면 행정이 모범을 보이지 못한다."
"같은 정책이라도 생각이 다르다."
"도 폐지에 대해서는 연구가 필요하다. 자치정부는 아니지만 광역 행정청은 필요하다."
"70-80개로 가면 주민자치 기능이 떨어질 것이다. 주민자치 기능 보완책이 필요하다. 연구가 필요하다."
"판공비, 업무추진비 미세한 것 까지 공개하겠다"
"정보공개 주저하지 않겠다. 조례가 미비하면 개정하겠다."
"독점보다는 야 3당과 시민사회가 참여해서 함께하면 좋지않게는가, 한 당이 하는 것보다 도민에게 도움된다는 것을 인정받고 싶다."
"행정효율성 높인다고 하면서 구청 두는 것 맞지 않다."
"지방자치에는 보충성의 원칙이 있다. 도가 주민들과 직접 마주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군이 중요하다. 시군에서 하는 것이 시민에게 도움되면 시에 주는 것이 맞다. 도에 가면 반드시 지키겠다. 초유의 실험이다. 시군을 확실하게 지원하는 도가 되겠다."
"지리산 국립공원 케이블카 도지사로서는 인허가하지 않겠다. 다른 방식으로 도움 주는 것으로 설득하겠다."
"4대강 사업, 특히 낙동강이 문제다. 도가 가진 법적 권한 범위에서 중지하겠다." 
"도 정도 되면 중앙정부와 엇박자 나도 괜찮지 않겠는가?"

정직함은 도덕적으로만 옳은 것이 아니라 효율적이기도 한 것이다. 모두들 진실을 말하는 세상에 산다면 재확인하느라 허비하는 많은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랜디포시 교수의 책 "마지막 강의" 구절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후견인입니다.
김두관 후보는 군수에서 행자부 장관으로 발탁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후견인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주변의 노력과 어울려 지금의 결과에 까지 도달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조건만 따지면 안되는 싸움인데,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김두관 후보의 낙관과 일곱번 쓰러져도 여덟번 일어난다는 신념이 있어 가능했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