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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갱상도정치

토끼와 거북 경주 닮은 경남도지사 선거

by 구르다 2010. 4. 22.
6.2지방선거 경남도지사 야권후보 단일화에 무소속 김두관 예비후보와 민주노동당 강병기 예비후보가 전격 합의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반가운 일입니다.
야권후보단일화 일등공신은 누구일까요?
아마, 모두 다 아실 겁니다. 그 분은 이 곳 경남에 살지 않습니다.
저는 채소 값 폭등 같은 작금의 '사람 살기 고달픈 정치현실'이 단일화 합의를 이끌어 냈다 봅니다.


△ 사진 출처 김두관 후보 홈페이지 http://www.dreamkorea.net 4월21일 경남도청에서 후보단일화 합의 기자회견



6.2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경남도지사 후보단일화 기자회견문을 보면 선거승리를 위한 후보단일화에 머물지 않고 공동지방정부로 민주도정협의회를 구성하는 것까지 합의 하였습니다.

그리고 후보단일화 방법도 조금씩 양보를 하여 이룬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6.2지방선거 경남도지사 후보 결정 과정을 보면서 우화 토끼와 거북이 경주가 떠오릅니다.

한나라당은 자기 안방이기에 다소 잡음도 있었습니다. 출전 선수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창원시와 마산시의 현직 시장이 도지사에 도전하겠다는 언론기사도 났었고, 지난 국회의원선거에서 친이의 칼잡이였던 이방호 전의원도 일찍 후보출마 선언 했습니다.
그리고 현 경남도지사는 현직이라는 프리미엄이 있음에도 어떤 이유인지, 앞으로의 명확한 정치 행보를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불출마 선언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한나라당 최종 후보는 '출마하지 않겠다.'한 이달곤 직전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결정되었습니다.
후보를 포기한 이방호 전 의원은 그 과정에서 이달곤 후보의 흠집을 내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 모든 것이 두 가지를 기준으로 진행되었다 봅니다.

첫 번째는 누가 확실한 친李인가? 하는 것입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가까이 있었던 이달곤 전 장관이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라 봅니다.

두 번째는 당선가능성입니다. 한나라당이 어쩌다 경남에서 당선가능성을 따져야 하는 처지가 되었는가? 의아해 하는 분들이 있겠지만 부정할 수 없는 엄연한 사실인 듯 합니다. 김두관 후보와 1대 1 대결에서 승리할 수 있는 후보라야 하는데 이방호 전 의원으로는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 같습니다.
그런 결과는 친여 성향의 언론기관 여론조사에서도 발표되었습니다.

비슷하게 경쟁할 수 있는 후보를 내세운 것이 이달곤 후보입니다. 그런데 지금 나서는 양상은 그 마저도 불안한 것 같습니다. 한나라당 통합 창원시장 후보 최종 경선을 남겨두고 있는데, 당이 스스로 세운 후보 결정 잣대를 버리고, 여론 조사만으로 후보를 결정하는 것으로 보아, 이번 선거가 상당히 어렵다 이렇게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후보 결정 과정이 잡음이 있고 무리가 따르더라도 '당장 선거판에서 잘 뛸 수 있는 선수를 뽑자' 이런 입장이라 봅니다.

단거리에 강한 토끼를 선택했습니다.





반면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을 보면 참 지루합니다.
한나라당 기준으로 보면 후보 단일화 과정 생략하고 김두관 후보로 결정하면 됩니다.
그런데 현실정치는 여러 가지 조건이 붙기 마련입니다. 당은 당의 입장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두관 후보가 민주당, 열린우리당,노무현 사람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남도민 없을 겁니다. 그런데 무소속을 고집했습니다.  한나라당 텃밭에서의 나름 필승전략, 김두관은 좋은데 민주당은 싫고, 노무현이 싫은 사람까지 당겨보겠다 이런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그러다보니 민주당은 김전장관에게 러브콜을 보내다 독자후보 발굴에 나섰고, 내홍(?)과 외부의 압력(?)에 의해서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민주노동당의 강병기 후보가 지지율은 높지 않지만 당으로써 후보를 낼 능력이 되는데 후보를 내지 않을 이유도 없습니다. 민주노동당은 속되게 이야기하면 평당원과 후보가 맞담배하는 평당원의 의사결정권이 높은 정당입니다. 후보의 의지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어려운 조건에서 어제 후보단일화 방식과 후보단일화 이후에 대한 것 까지 합의 되었습니다.
아직 넘어야 할 고개가 있지만, 지난 과정을 보면 느리지만 부지런히 길을 가는 거북이가 연상됩니다.
그래서 이번 6,2지방선거가 토끼와 거북이 경주와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은 분명 6월 2일까지의 단거리 입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는 다음 대선까지 이어지는 장거리 경주입니다.
이것은 한나라당 역시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경주라고 인식하고 있는 듯 합니다. 제가 볼 때는 장거리 경주지만 당장 아쉬우니 단거리 선수라도 앞서 나갈 수 있는 선수를 뽑은 것이라 봅니다. 나름 장거리 경주에 대한 작전이라 봅니다.
그러나 야권은 이 경기는 분명 장거리 경주다. 그러니 당장도 중요하지만 길게 봐야한다. 이런 인식이 줄기차게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당선 이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까지 하였습니다.


앞으로 6.2 지방선거를 지켜보면서 단거리가 아닌 장거리 경주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선거를 바라보면 더욱 흥미있는 경주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