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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갱상도정치

행정통합 결정 시의원 욕하지 말자, 단..

by 구르다 2009. 12. 10.
진해시의회와 마산시의회는 지난 7일 마산, 창원, 진해 행정통합을 결정하였다.
행정안전부의 계획에 따르면 11일 예정인 창원시의회만 결정하면 주민투표 없이 마창진 행정통합은 결정된다.

무책임하게 행정통합을 결정한 의원들을 당장 욕하고 탓하기보다, 내년 선거에서 공천권자가 아닌 유권자를 섬기는 것이 더 중요함을 일깨워 주는 것이 더 필요한 일이다.

창원시의회는 지난 6월부터 "광역행정구역에 관한 연구위원회"를 결성하여 시민의 뜻이 배제된 인위적이고 종속적인 통합추진이 아닌 시민의 참여로 통합 후 행복지수를 상승시키기 위해 시민 의견을 받고 있다.
시민 의견을 요청하는 게시물은 11일 창원시의회 행정통합 결정을 앞둔 지금도 창원시의회홈페이지에 게시되어 있다.

이 팝업창으로 하여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진다면 내가 너무 순진한 것일까? 그래도 끝까지 창원시의회를 믿어본다.


▲ 창원시의회 홈페이지 팝업 창. 2009.12.10. http://council.changwon.go.kr/2009/main/popup1.htm


창원시 평생학습시설인 중앙사회교육센터에서는 분기 1회 중앙동 마을신문 '가우리'를 발행한다. 사회교육센터 이용자와 주민들로 마을신문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발행되는 신문 제작 회의에서 행정통합에 대한 기사를 넣자는 결정을 내렸고, 사회교육센터 운영단체 소장인 나에게 원고의뢰가 왔다.

청사 위치, 통합시 명칭, 시장 공천권 등은 큰 사안이다. 그러나 행정 공무원, 지역 상공인, 정치인도 갈등 할 것이다. 현재 행정에 복사용지를 납품하는 업자들도 바뀌게 될 것이다. 모든 곳이 들끓게 될 것이다.
말은 통합인데 지역은 갈가리 찢기게 될 것이다. 준비 없는 통합이 두려운 것은 바로 지역의 공동체를 한 번에 파괴해 버리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잠시 망설였다. 2년마다 하는 위탁단체 선정을 앞두고 있고(지금 심사기간이다.) 창원시가 위탁하여 운영하는 시설에서 발행하는 마을신문인데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을신문기자단이 내린 결정이 나에게는 더 우선일 수밖에 없다는 판단으로 기사를 쓰기로 하였다.
원고는 약속한 날을 넘겨 지난주 일요일에야 보내주었다. 그리고 다음날 진해시와 마산시 의회에서는 행정통합을 시의원들이 결정 해버렸다. 그 과정을 진해시의회 방청석실에서 지켜보았다.

만약 11일 창원시의회가 행정통합을 결정하면 창원시의원들이 지적했듯이 인위적이고 종속적인 행정통합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물론 통합 후 시민의 행복지수는 올라가지 않을 것이다.

11일 이후부터 마산, 창원, 진해의 갈등은 크게 시작될 것이다.
청사 위치, 통합시 명칭, 시장 공천권 등은 큰 사안이다. 그러나 행정 공무원, 지역 상공인, 정치인도 갈등 할 것이다. 현재 행정에 복사용지를 납품하는 업자들도 바뀌게 될 것이다. 모든 곳이 들끓게 될 것이다.
말은 통합인데 지역은 갈가리 찢기게 될 것이다. 준비 없는 통합이 두려운 것은 바로 지역의 공동체를 한 번에 파괴해 버리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결정을 내린 시의원들을 탓하고 싶지 않다. 그렇다고 그들이 잘했다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그들도 다양성 없이 획일적인 특정 정치색에 의한 또 다른 희생자 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계 종의 다양성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듯이, 정치색의 다양성은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한다.
그러나 우리 지역은 그런 다양성을 지금은 갖추고 있지 않다. 공천권이 당선이라는 논리에 의해 행정통합을 결정하는 것을 보면 그것을 확인하고도 남는다. 이런 현상을 만든 것에 우리 지역 유권자도 그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행정통합 이후 벌어질 갈등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그것은 바로 정치의 다양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것이다.
특정 정당의 공천이 아니라도 주민을 위해 헌신봉사하면 정당에 상관없이 당선된다는 것을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그것은 유권자 몫이다.

그러므로 무책임하게 행정통합을 결정한 의원들을 당장 욕하고 탓하기보다, 내년 선거에서 공천권자가 아닌 유권자를 섬기는 것이 더 중요함을 일깨워 주는 것이 더 필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