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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생각/삶! 때론 낯선

은행나무 옮겨 심을 때 찬밥신세?

by 구르다 2009. 11. 3.
가을을 대표하는 가로수가 은행나무 입니다.
윤도현의 가을우체국앞에서 노래에서도 그렇고..

제가 사는 동네도 은행나무 가로수입니다. 그리고 올해는 신종플루 때문에 한판 쉬었는데 마을도서관과 주민들이 함께 은행나무거리 축제도 합니다.

요즘 동네 길을 확장한다고 여름부터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공사가 중단되어 있다가 보상이 마무리 되었는지 집도 몇채 철거를 하고 지금은 다시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오늘 출근하다 본 풍경입니다.
길을 확장하면서 가로수로 서있는 은행나무를 뽑아서 산쪽으로 반쯤 눕혀 놓았더군요.
근데 은행나무는 옮겨 심는 과정이 다른 나무들과 좀 차이가 납니다.

보통 큰 나무를 옮길 때는 뿌리와 주변의 흙을 함께 새끼 같은 것으로 감싸서 옮김니다.
그런데 어제 출근하며 본 은행나무는 그냥 대충 뽑아서 뿌리를 대충 잘라 놓은 상태였습니다.
 제가 볼 때는 다른 나무들에 비해서 영 찬밥신세로 보였습니다.


이렇게요.

창원시 대원동 현대아파트 옆




뿌리에 흙도 별로 붙어 있지 않고, 잔 뿌리들도 아주 정리정돈을 잘 해놓았습니다.
은행나무는 큰 나무도 옮겨 심기가 잘되는 나무라고 하는데 이렇게 옮겨 심는 것이 맞는가요?
그동안 주변의 것을 유심히 보지 않아서 그런가 은행나무처럼 저렇게 해놓은 것은 처음 보았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싶어 사진을 찍고, 퇴근길에 어떻게 되었나 살펴보니 가지를 정리한 흔적만 남아있고 나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은행나무는 옮겨 심기에 좋은 나무라 심을 때도 촘촘하게 심고 나무가 크면 옮겨 심는다고 하는 것을 보니 그냥 뽑아 버릴려고 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한소리 할려고 했는데..(못된 심보입니다.)

 

봉곡동 가로수


창원시는 도시가 형성된지 30년 정도 됩니다.
시내의 낮은 산들이 도시를 만드는 과정에서 많이 깍여나가고 평지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인근 도시들에 비해서 공원은 잘 가꾸어져 있습니다. 학교 다닐 때만 해도 나무들이 작았는데 지금은 여름이면 제법 그늘도 만들고 가을에는 곱게 물이 들기도 합니다.
거리의 가로수 역시 지금은 많이 자랐습니다.

우리 동네는 창원천 옆입니다.
하천과 나란히 난 길에 큰 수양버들이 가로수로 심어져 있었는데 어느날 보니 모두 목이 달아나고 없더군요.
참 마음이 그랬습니다.

도시의 나무들은 그 도시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요즈음은 많은 돈을 들여 큰 나무들을 심기도 합니다. 꼭 그런 녀석들 중에는 영양제를 맞고 있는 것들도 있죠.,.
그래서 가능한 오랫 동안 자리를 지키며 성장해 온 나무들은 그대로 잘 키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