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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생명가득한

산기슭 참취꽃, 개울가 쑥부쟁이 피었다

by 구르다 2009. 10. 20.
우곡사에서 물봉선과 인사하고, 계곡에선 꽃향유와 눈길을 주고 받았다.
우곡사 올라 오는 좁은 산길에 덤프트럭이 웅웅 거린다. 무슨 공사를 하는지 계곡에다 뭔가를 쏟아 놓는다.
사방댐 공사를 하는 것인지...

우곡사 내려 오는 길 산기슭에서 참취꽃이 하얀꽃잎을 바람에 살랑이며 자태를 뽐내고 있다.
거제에서 들꽃을 쫓아 다녔던 적이 있다. 그때 보고 창원에서는 처음 만났다.

참취꽃, 2009.10.11. 우곡사를 내려오다



스쿠터를 잠시 세우고 참취꽃 고운 자태를 랜즈에 담았다.
우곡사의 가을은 이렇게 익어가고, 우곡사의 가을은 랜즈에 기록 되었다.




산길을 내려오니 산기슭 논에도 가을이 완연하다.
큰 바람이 들지 않은 때문인지 노란 벼들이 알알이 영글어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렇게 풍년이 들어도 농심은 멍들어 간다고 하니...
풍년이라 맘껏 웃을 수 없는 현실이 또 하나의 비극이다.




누른 벼가 익어가는 개울가에는 연보라 쑥부쟁이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사람 발길 많은 곳이면 누군가 꺽었을 터인데, 온전한 모습을 그래도 간직한 것 보면
이곳 우곡사 오르는 사람들은 자연을 두고 감상할 수 있는 마음 넉넉한 사람들인 것 같다.



우곡사 계곡에서 만났던 꽃등애가 쑥부쟁이에도 여러마리 붙어 꽃을 탐한다.

쑥부쟁이. 2009.10.11.동읍



파란 하늘을 품은 개울에도 가을이 물들었고
그렇게 물든 가을을 배경으로 쑥부쟁이를 담으니
그 자태 더욱 곱다.



2009년 가을은 이렇게 깊어가고 익어가는데
마음 속 가을은 아직 오지도 않았는데, 벌써 겨울 찬바람이 분다.



지난 일요일이 10.18 부마항쟁 30주년 이었다.
몸의 아픔을 핑계로 까맣게 잊고 지나쳤다.
아니 알고 있었음에도 이번에는 그냥 넘어 가자는 편리가 작용을 하였다.
그런데 그렇게 무감각하게 잊고 지났음에도 마음에 아무런 미동도 없다.
마음의 병도 함께 들어가는 것인지...




친구에게/작사 김혜수  작곡 김혜수/노래 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