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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퀴로/7번국도동해일주

어떤 소원 "두번 다시 바람 피지마" 삼척 소망의 탑

by 구르다 2009. 10. 6.
직접 운전하여 삼척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그것도 두 바퀴의 스쿠터 여행이다. 용화해수욕장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서 휴식을 잠시 취하고 도로를 따라 열심이 달렸다, 가능한 바다를 가까이 두고 달렸다.

맹방해수욕장에 들어섰다 길을 잃었다. 백사장을 따라 난 길을 가다보니 막다른 곳에 이르고 만 것이다.
어디쯤인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길을 찾다 보니 자동차 전용도로 집입로를 만났다.
분명 어딘가에 일반국도 진입로가 있을 것인데 찾질 못하겠다.(이륜자동차인 스쿠터는 자동차전용도로를 달릴 수 없다. 7번국도에는 가끔 자동차전용도로가 있다)


다음 스카이뷰 이렇게 길을 잃었다.



순간 '에이 그냥 가지 뭐,,,'하는 생각으로 자동차 전용도로 진입을 하였다.
군인들을 태운 군용트럭을 앞 뒤로 세우고 터널을 통과하였다. 자동차 전용도로를 탓타는 강박과 함께 군용트럭의 헤드라이트 불빛이 사람을 위축되게 한다.
터널을 통과하고 '일단 전용도로는 벗어나자' 하는 생각으로 무작정 달렸다. 도둑이 제발 저린 격이다.


그런데 뒤에서 경찰차 한 대가 따라 온다. 아무래도 나보고 서라고 하는 것 같다. 도로변에 스쿠터를 조용히 세웠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사고나면 아무런 보상없어요. 근데 자동차 전용도로를 타면 어떻게 해요"
"그리고 신호도 무시하고 그렇게 달리면 어떻게 합니까?"
"서라고 하는데 계속 가면 어떻게 합니까? 작은 오토바이도 아니구만"

허걱 위반 내용이 3건이다.
"초행길이라 맹방해수욕장에서 일반국도 진입로를 찾지를 못해서 그랬습니다."
"초행길에 군용트럭이 앞 뒤라 미처 신호를 보지 못했습니다."
"서라는 방송은 듣지 못했습니다."

"면허증 주세요"  곱게 면허증을 내밀었다.
"멀리서도 왔내요. 그럴수록 조심하셔야죠"
"경고만 드릴테니 앞으로 조심하세요"

"예, 고맙습니다."


창원번호판을 달고 스쿠터로 삼척까지 온 여행자라고 삼척 경찰관들이 너그럽게 봐 주었다.
덕분에 다시 여유를 찾고 편한 마음으로 여행할 수 있었다.
만약 딱지를 받았으면 일단 기분이 상하고,,,편한 마음으로 여행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경찰관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다시 길을 떠난다.
정라진항구 초입의 정라동 풍경이 초행길의 여행자에게 잠시 시간의 흐름을 잊게한다.
용화해수욕장을 출발하고 30여 분을 달려 만난 풍경이다.

2009.5.15.14:46 / 삼척시 정라동, 슬레트지붕과 목조건물 그리고 언덕위의 집들...삶은 고달프겠지만 여행객에게는 정감어린 어촌 풍경이다.


정라진 항구는 스쳐지났다.
동해시에서 새로 만든 새천년도로를 따라 달리게 된다. 이길 끝에는 추암해수욕장이 있다.

오른 편 발 아래로 쪽빛 동해바다를 두고 바람을 맞으며 여행하는 것도 계속되면 지겨울 것 같은데 전혀 지겹지가 않다.
전망좋은 곳에 웅장한 조형물이 서있다.
커피도 한 잔 할 겸 잠시 쉬어가자 싶어 스쿠터를 멈추었다.


소망의 탑이다.

32,347명의 후원으로 건립 된 소망의 탑, 삼척시 정하동 새천년 해안도로변에 있다.



하늘과 맞닿은 동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에 스테인레스와 돌로 만든 탑이다.
소망의 탑은 32,347명의 후원자들이 만든 탑으로 일출 명소로 사랑 받는 곳이라고 한다.


소망의 탑을 쌓은 3만여개의 작은돌에는 다녀간 사람들이 저마다 소원을 적어 놓았다.



소망의 탑 구성비에는 소망의 탑은 10M 높이로, 소원을 비는 양손모양을 형상화 했다고 한다. 소망의 문은 태양이 원형으로 들어와 시선과 마주할 때 소망이 이루어지는 신비의 문이라고 적혀있다.
결국 부지런하고 날씨 까지 좋아야 하니,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력만으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소망의 탑 구성비



소망의 탑 안쪽에는 탑 건립을 후원한 32,347명의 이름을 새겨 놓았다.





소망의 탑을 다녀 간 사람들이 적어 놓은 소원의 90%가 남녀의 사랑에 대한 것이다.
그리고 가끔은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비는 글도 있다.
다른 소원들도 많이 빌었겠지만, 돌에 글을 적을 정도의 발칙함을 가진 사람이라면 10대와 20대 초의 연인들 이었을 것이라 짐작 할 뿐이다.


탑을 감싸고 있는 돌에 각자의 소원을 적어 놓았다.



돌이 아닌 소원의 문에 글을 적어 놓은 사람도 있다.
돌에 적는 것만으로 소원이 이루어 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 했을까?
"두 번 다시 바람 피지마"라고 적혀 있고,
그 아래에 또 다른 누군가 "죽어!"라고 확인까지 해 놓았다.
한 번 바람 핀 것은 용서를 해 준 건가. 참 관대하다.






5월 동해 바닷가의 날은 쌀쌀했다.
공공근로 하시는 할머니들이 벤취에 앉아 쉬고 있다.
울진에서 동해바다를 따라 올라오며 노인들이 공공근로 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저분들은 어떤 소원을 가지고 계실까?



몇 개월이 지나서인지 난 어떤 소원을 빌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어쩌면 아무런 소원도 빌지 않아서 기억나지 않는 것인지도...

소망의 탑을 뒤로하고 새천년해안도로를 얼마나 달렸을까..
멀리 바다에 기암 괴석이 서있는 것이 눈에 들어온다.
똑딱이 카메라 줌을 당겼다.
그리고 담았다.

당시에는 추암해수욕장의 촛대바위 일거야 라고 추측만 했었는데 역시나다.
추암 촛대바위 일출은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즐겨 연출하는 풍경이기도 하다.
들려 잠시 머물며 좀 더 시간을 보낼 걸 하는 아쉬움이 남아있다.
지도를 보니 추암해수욕장은 삼척과 동해의 경계이다.

2009.5.15. 추암해수욕장 촛대바위



추암해수욕장은 머무르지 않고 곧장 위로 위로 달렸다.
이번 동해여행에서 가장 멋진 라이딩 코스를 만나게 되었다.





포스팅을 하기위해 다음지도를 검색하다 소망의 탑이 잘못 표기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정보수정 요청을 했는데 아직 수정되어 있지 않다.
아래 위성지도의 왼편 교동 글자 아래의 문화재 표시가 소망의 탑으로 되어 있다.
저 곳에서는 동해바다를 내려다 볼 수 없을건데...
소망의 탑은 아래 위성지도의 오른쪽 하단 새천년도로변에 위치하고 있다.

다음 스카이뷰, 소망의 탑은 지도 오른쪽 하단 펠리스호텔 지나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