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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노무현김대중

작지만 결코 초라하지 않은 노무현대통령 묘역

by 구르다 2009. 9. 28.
어제는 가을비가 넉넉히 내렸고, 오늘은 비칠락 말락 합니다.
금요일 저녁 일정이 새벽이 되어서야 끝이나 토요일 오후에나 정신을 차렸습니다.
무엇을 할까 하다 봉하마을을 갔습니다.
블로그 이웃 달그리메님이 봉하마을을 다녀오고 올려놓은 글을 보고 마음이 동했습니다.


서울의 장례식에 참석하였지만 안장식에는 참석하지 못해 가야지 가봐야지 하면서도 가질 못했습니다.
창원에서 봉하마을까지 20여 분 걸렸습니다.
멀어서가 아니라 마음이 따르지 않아 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복원한 생가를 그냥 지나치고 묘역으로 바로 향했습니다.
토요일 늦은 시간이었지만 참배 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아직 완전히 마무리 되지 않은 묘역이라 그런지 황량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것과 느낌이 많이 달랐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별다른 말이 없는데, 나이드신 어르신들은 묘역을 참배하고 나서 불만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상석도 없고, 비석도 없고 주변에 나무 한그루 없이 봉분없는 무덤이, 한나라 대통령 무덤으로 너무 초라한 것 아니냐 부터, 묘역 뒤에 세워진 녹슨 강판벽을 보고는 또 한마디씩 합니다.
아마 어르신들 눈에는 녹이 생겨 당장 보기에 좋지 않은 강판벽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묘역입구에 묘역 안내 간판을 세워 두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읽어 보고 참배를 하니 의미를 알지만. 어르신들은 그렇지 않은 듯 했습니다.
또 하루 세차례에 작은비석에 대한 해설을 하고 있지만(오전 11시, 오후2시, 오후3시30분) 이 시간에 맞추지 못하면 역시 저마다 생각할 것입니다.

검이불루 화이불치, 검소해 보이지만 누추해 보이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게하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뜻을 받들기 위해 정말 많은 생각을 해서 조성한 묘역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만약 어르신들이 제일 불만스럽게 말씀하시는 강판벽을 다른 재료로 사용했다면 어떨까 그려봅니다.
스테인레스로 벽을 했다면..아마 강판벽만 보였을 겁니다. 그리고 강판의 반사빛이 사람들을 괴롭힐 것입니다.
또, 청동이나 황동으로 했다면 어땟을까? 청동은 너무 무거워 보일 것이고, 황동은 너무 화려하지 않았을까?



어르신들의 이러 저러한 불만은 묘역 주변이 단장되고 시간이 좀지나면 해결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묘역이 단장되기 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고 그 기간에도 참배객은 줄을 이을 것입니다.

특히 생가를 복원한 터라 주말에는 참배객이 더 많을 것입니다.
주말만이라도 하루 세차례의 해설을 늘렸으면 좋지않을까 생각합니다.



더불어 봉화산의 부엉이바위와 사자바위 등에 따른 전설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을 곁들인 해설을 한다면 더 좋겠죠.

재임시절 국민위에 군림하는 군주로서의 권위를 스스로 버렸고
퇴임하고서는 국민들과 함께하는 서민대통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사후에는 어렵게 사는 국민들의 애환을 들어주는 대통령으로 남은 것 같습니다.

작은비석 앞에서 정말 살기 어려워 하소연할 때 없는 사람들이 소주잔을 기울이며 내 이야기좀 들어주이소 하는 풍경을 상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