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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생각/삶! 때론 낯선

바람난 주말엔 요트를 타자

by 구르다 2009. 9. 13.



시민단체 활동하는 사람이 '주말에 요트를 타자' 말하면 '무슨 돈으로, 팔자 늘어졌다'는 소리 듣기 딱 좋다.


우리 사회에서 요트는 아직 부의 상징쯤으로 비치는 것이 사실이다. 나 역시 타 보기 전에는 낚시를 하다 요트 타고 바람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면 같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창원 귀산 바닷가에서 요트를 보면 사진으로 담았지 저걸 타 봐야지 하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요트 타고 마산 앞 바다를 둘러봐야지요

지난 8월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수련회를 귀산의 해양캠프에서 가졌다.
그리고 수련회 다음 날 '요트 타고 마산 앞 바다를 둘러봐야지요' 하는 캠프장 사장님의 제안으로 요트를 타게 되었다.

물론 비용은 지불하지 않았다. 사장님이 시민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계시고 이번 수련회 내용도 해양캠프 사장님에게 도움되는 내용이라 수련회에 참가 하였기 때문이다. 이 날 요트를 직접 운전한 사장님의 말을 빌리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 사람들에 비해 요트를 너무 고급스런 여가활동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나도 그런 생각을 가졌으니 그 말에 공감한다. 요트를 개인이 소유하는 것은 무리다. 나 같은 사람은 그 돈 있으면 아마 다른 것 하지 싶다. 그러다 보니 요트는 일반 사람들의 여가활동으로 멀리 느꼈든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 사람들에 비해 요트를 너무 고급스런 여가활동으로 생각한다


▲ 창원 귀산동 경남해양캠프

▲ 해양캠프 요트 계류장

경남해양캠프는 폐교가 된 귀산초등학교를 임대하여 사용하고 있다. 마산, 창원 가까운 바닷가에 이런 캠프장이 있지만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시민단체 활동하는 사람들도 잘 모르고 있다. 아이들과 체험활동을 해도 좋은 위치이다. 이 날도 어느 유치원에서 왔는지 아이들이 갯벌체험을 하고 있었다. 요트를 소유 하는 것은 꿈도 꾸지 않지만, 조금만 배우면 재미있게 탈 수 있을 것 같다.



해양캠프에서 요트를 즐기는데 한 시간에 1인 만원이다. 사전 예약을 해야 하고 5인 이상이 되어야 한다. 개인이 지불하는 비용으로 보면 그렇게 비싼 것은 아니다.  가끔 당구장을 간다. 보통 당구장 게임비가 10분에 1600원이다. 당구장 1시간 게임비가 9600원이니 그것과 비교해도 비싼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물론 당구는 보통 진 사람이 게임비를 지불한다. 술 내기라도 걸린 경우는 다르지만)

▲ 요트는 맨발로 탄다 우리 일행도 신발을 벗고 요트에 올랐다. ◀ 해양캠프에는 두 대의 요트가 있다. 일반 선수들이 타는 요트나 개인이 보유한 요트에 비해 돛의 크기가 돛대의 높이가 낮다 한다.

요트는 바람을 이용해 앞으로 나아가는 배다. 돛을 이용하여 앞에서 바람이 불건, 뒤에서 바람이 불건, 옆에서 바람이 불건 상관없이 바람을 탈 수 있다.
그렇다고 바람만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엔진이 있어 바람이 적거나 출발 할 때 등 엔진의 힘으로 가야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바람을 이용한다는 것에서 배 중에는 친 환경적 배라 할 수 있다.


우리 일행 중에 요트를 조정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이 날은 엔진의 힘을 많이 빌렸다. 요트를 타자는 제안도, 여가 활동 측면보다는 해양캠프에서 수련회를 했으니 요트를 타고 물길이 막혀버린 진해 소모도 돌돌개를 둘러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더불어 마산 앞바다도 한 바퀴 둘러 보았다.



일전에 유람선을 타고 이순신문학기행으로 마산, 진해, 거제, 고성을 둘러 본 적이 있다. 육지에서 보는 풍경과 바다에서 보는 풍경이 많이 다름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었다.▷관련글 이순신 만나러 안골, 칠천도, 구복 찍고 당항포를 돌다 통통 거리는 유람선과 다르게 요트는 바다를 더 가까이서 느낄 수 있었다.

▲ 요트에서 바라 본 마창대교



마창대교의 이중성이라 할까, 마창대교를 사진으로 담으면 있어 보이다.  그러나 도시를 배경으로 담거나 바다에서 바라보는 마창대교는 거대한 구조물로 차라리 없다면 더 좋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 잘못 된 통행량 예측으로 매년 수십억의 세금이 들어가야 하고, 설계의 미비로 마창대교 위의 오염 된 것들이 비라도 오면 바다 위로 바로 떨어지게 되어 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마창대교 아래의 바다는 오염이 축적 되어 갈 것이다.

▲ 키를 잡고 계신분이 경남해양캠프 홍성운 사장님


시내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다보니 첫 날 일정을 끝내고 늦은 시간임에도 많은 분들이 돌아가 버리고 남은 사람들만 바다 위 요트 유람(?)의 횡재를 하였다.


2009년 들어 그 좋아하든 낚시를 하지 않고 있다. 이 날은 낚시대라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았다. 사장님 꼬셔 다음에는 낚시도 해 봐야지...


소모도 돌돌개를 보고 돌아서 마산 앞바다로 나아 가는데 고기잡이 배가 바람을 받지 않은 요트를 앞질러 나간다. 도로가 나기 전에는 귀산과 마산은 배를 통해 왕래가 있었다. 홍성운 사장님은 어시장에서 배를 타고 귀산 수해 피해 현장조사 다녔던 것을 말했고, 마창진환경운동연합 임영대 공동의장은 어릴적 산 넘고 걸어 귀산까지 나무하러 오던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 요트 내부(선실)




영화에서 본 요트의 선실 같이 넓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간단한 요리는 충분히 가능하다.


어시장을 지나 수출 앞까지 갔다 돌아 왔다. 돌아 오는 길 바람을 한 것 받아 요트가 기울어 졌다. 요트가 바다위를 미끄러지듯 물살을 가르고 나아간다. 잠시나마 요트 타는 기분을 만끽했다.


요트계류장에 도착해서 주인을 기다리는 신발을 다시 신었다.  요트 계류장을 출발하여 물길 막힌 진해 소모도를 구경하고 돌아서 마산 앞바다를 둘러보는데 2시간 조금 넘게 걸렸다. 일행 중에 요트를 배운 사람이 없어 바람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다. 요트를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이 탄다면 그렇게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주변의 풍경을 감상하며 바다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체험을 공짜로 시켜 준 경남해양캠프 홍성운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경남해양캠프 바로가기   -------------------- * 요트를 타고 둘러 본, 물길 막힌 소모도와 마산의 모습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을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