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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생각/마을도서관

폐버스의 변신은 무죄, 공원도서관이 되다

by 구르다 2009. 8. 25.
보통의 버스는 수명이 다하면 폐차장으로 끌려가 생을 마감한다. 그런데 폐차되었지만 새로운 생명을 얻은 버스가 경남함안에 있다.

남해고속도로 함안인터체인지를 빠져나오면 함주공원이 나온다. 다양한 문화시설이 모여있는 곳이다.
그 함주공원의 야외무대 옆 잔디밭에는 생뚱맞게 버스한대가 떡 버티고 서있다.

"도대체 공원잔디밭에 웬 버스?" 하며 공원을 처음 찾은 사람은 당연 궁금해 할 것이다.


경남 함안군 함주공원




이 버스의 정체는 바로 "도란도란 그림책버스"이다.



도란 도란 그림책버스는 함안여성회가 운영하는 작은도서관이다.
폐버스 내부를 개조하고, 외부에는 예쁜 그림으로 치장하여 올해 2009년 4월에 개관을 하였다.
개관하고 함안여성회 자원봉사자들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11시부터 오후5시 까지 운영을 하였다.

버스그림 주인공은 반쪽이, 꼬마유령부우, 바다 기린 등으로 마창민미협에서 그렸다.



공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책을 빌려주는 것은 물론 다문화가정, 조부모 가정의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찾아가는 그림책 자원봉사도 하였다.




밖에서 보면 버스가 무슨 도서관이 될까 싶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아기자기하게 내부가 꾸며져 있다.

그림책 등 2000 여권의 책이 준비되어 있고, 아이들이 맘놓고 책을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아쉽게도 평수가 약간 모자라 문고로는 등록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문고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10평 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행정의 법적인 지원을 받을 수도 없다.

버스 도서관 내부(뒤에서 찍음)




도서관을 개관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함주공원과 인근에서는 이미 명물이 되었고, 주말에는 군 외부에서도 버스도서관을 보러 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인력이 부족하여 토, 일만 문을 열다가 지난 7월부터 여성부의 경력단절여성들을 위한 사회적일자리사업의 지원을 받아 한시적이지만 올해 12월까지는 금요일을 빼고 매일 도서관 문을 열고 있다.


버스 도서관 내부(앞에서 찍음)



지금은 이 사업을 통해 인력을 지원받아 나름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 있지만 이사업이 끝나는 12월 경에는 또 새로운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다행히 사업의 성과가 좋아 사업이 지속 된다면 자립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지만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자립기반을 만들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런 꿈을 꾸어 본다.
함주공원에 버스도서관이 있음으로 하여 함안군민들은 물론, 외부에서 함주공원을 찾는 사람들에게도 함안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설을 조금만 더 확장하여 군에서 인력과 운영비를 지원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면 좋겠다. 현재 경남의 많은 지자체들이 작은도서관 조례를 만들어 작은도서관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사회적 일자리, 일자리 만들기가 지난 정부에 이어 이번 정부에서도 중요 국정과제인데 시설을 확장하여 북카페 등을 운영함으로써 사회적기업으로 키워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또, 당장은 현재 진행되는 사업의 성과를 따져 내년에도 사업이 계속이어 진다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함안여성회 : 다음카페-함안여성회, 전화 055-582-2622, 후원계좌 : 농협 852-01-008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