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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노무현김대중

김대중 대통령후보와 함께한 세번의 선거

by 구르다 2009. 8. 21.
어제부터 창원촛불광장인 정우상가 옆에 김대중대통령 추모분향소가 마련되었다.
도청과 민주당사에도 분향소가 마련되었지만 시민들의 접근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민주당과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분향소를 만들었다.


아직은 지역색이 있는 탓일까 경남 창원에는 분향소를 찾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
그리고 분향소를 찾는 사람들도 중년보다는 젊은 사람들이 많다.
특히 학생들이...


2009.8.21. 경남창원 정우상가 옆 김대중전대통령 추모 시민분향소



햇빛이 강한 하루였다.
12시부터 4시까지 시민상주를 하였다. 시민단체 활동가로서 상주를 자처하였지만, 분향소를 찾는 시민들을 맞이하면서 나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인연에 대해서 생각하고 정리를 했다.


김대중 전대통령과의 첫 인연은 대학 1학년이었던 1987년 대통령선거였다.
87년 6월항쟁이 있었고, 국민의 손으로 대통령을 뽑는 선거였다.
야당은 김영삼과 김대중으로 분열을 하였고, 당시 비판적지지론으로 학생들(전대협)은 김대중을 지지하였다.
그때만해도 마산과 창원은 야당도시였고, 당연 내가 사는 경남 창원은 김영삼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훨씬 큰 지역이었다.




나는 내가 사는 동네에서 평민당 투표참관인으로 활동하였다. 동네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후보로 나온 평민당 투표참관인을 하는 것은 상당히 불편한 일이었다. 그것도 젊은 혈기에 이것 저것 많이도 따졌으니 말이다.

아직 특정 정당의 당적을 한 번도 가진적이 없다. 그럼에도 그 날 이후 나에게는 아니 우리집에는 꼬리표가 붙었다.
어머니는 새마을 지도자에 통장과 반장을 했었다.
내가 투표 참관인을 한 뒤로는 선거 때가 되어도 우리집에는 돈봉투가 배달되지 않았다.


두번째 선거는 1992년 선거였다. 역시 김영삼후보와 김대중 후보의 대결이었다.
당시 나는 마창총련(건)의 간부로서 부정선거 감시활동을 했었다.
김대중 후보는 1992년 선거에서도 떨어졌다. 어머니는 김대중 후보를 찍었다. 작은 변화였다.




1992년 선거 이후 경남 특히 마산과 창원은 야당도시에서 말뚝만 꽃아도 당공천만 받으면 당선이라는 골수 여당도시로 전락하였다.
순전히 호랑이를 잡겠다고 민정당에 투항하고 민자당을 만든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공로이다.


1997년에도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나는 학생이 아닌 사회인의 신분으로 시민단체 활동을 하고 있었다. 이회창 후보와 김대중 후보의 박빙이었다. 천문학적인 기업의 후원금이 주어졌으니 여론에서는 이회창 후보가 앞섰던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1997년 선거에서는 김대중 대통령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때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후에 그동안 고생한 사람들이 어떻게 멍석위에서 신명나게 놀 수 있을지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었다. 선거결과는 김대중 후보가 대통령이 되었다.

오늘 김대중 전대통령을 보내는 시민분향소에서 4시간 동안 시민상주 노릇을 했다.
김대중 대통령과 나의 인연의 끈을 매듭짓는 시간이었다.


김대중 전대통령께서는 현정은 회장이 막혔던 통일의 길을 다시 텃다는 소식을 접하고 편하게 눈을 감았을 것이라고 혼자 상상을 한다.


오늘은 나의 85회 생일이다. 돌아보면 파란만장의 일생이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투쟁한 일생이었고, 경제를 살리고 남북화해의 길을 여는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일생이었다. 내가 살아온 길에 미흡한 점은 있으나 후회는 없다. (2009년 1월 6일 김대중 전대통령 일기)

인생은 얼마만큼 오래 살았느냐가 문제가 아니다. 얼마만큼 의미있고 가치있게 살았느냐가 문제다, 그것은 얼마만큼 이웃을 위해서 그것도 고통받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해 살았느냐가 문제다. (2009년 1월 14일 김대중 전대통령 일기)


대한민국 국민모두가 대통령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김대중 전대통령이 살고자 했던 이웃을 위하는 의미있는 삶을 살아갈 수는 있지 않을까?
나의 삶이 아직 까지는 그것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은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그러하기를 희망하고 그렇게 살자고 혼자 약속을 해본다.


김대중 전대통령님 편히 잠드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