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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노무현김대중

3천배 받고 빚쟁이가 된 노무현 전대통령

by 구르다 2009. 5. 28.
앞글 : 2009/05/28 - 노대통령 영전에 바친 3천배 살아계실 때 해드리고 싶었는데

7시30분에 시작한 3천배가 다음날 아침 5시12분에 끝났다. 9시간 42분 걸렸다. 8시간 정도를 곁에서 지켜보며 취재를 한 내가 피곤한데 3천배를 올린 재호씨는 오죽했을까?

불가에서 삼천배를 논할 때 성철스님이 반드시 등장한다.

성철스님은
"모든 사람을 부처님처럼 섬기라. 그것이 참 불교이다.
" 참 불공이란 목탁을 두드리며 불단에 음식을 차려놓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이를 몰래 돕고, 나보다 못한 이들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이다. 원망하는 원수까지도 부처님처럼 섬기는 것이 참 불공인 것이다."
"모든 사람을 부처님처럼 섬기고 사는 이가 있다면 그도 역시 부처님이다."

흔히 삼천배를 올리고 나면 나를 버리고 원수까지도 섬길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3천배가 힘들다는 것이다.




25일에서 26일로 날이 바뀌었다.
노무현 전대통령의 웃는 얼굴과 눈물흘리는 사진2장과 유서를 앞에 두고 재호씨의 3천배는 계속이어진다.
이제 곧 2천배가 된다.

△ 2009.5.26. 00:32






드디어 2000배를 올렸다. 재호씨가 많이 힘들어하고 옆에서 지켜보는 재호씨의 어머니(61세,대구)는 그런 아들을 자랑스러워 하면서도 안타까워 한다.

△ 2009.5.26. 00:43



△ 2009.5.26. 00:45





2천배를 하고 잠시 숨을 고르는 재호씨에게 "노전대통령께서 먼저 가셔서 원망스러우냐고 물었다.
재호씨는 웃을 뿐이고 어머니께서 대신 답을 하신다.
"조금은 원망스럽데요. 왜 가셔가지고 이렇게 힘들게 하시는지. 좋게 만나러 와야 하는데.."


재호씨는 다시 3천배를 시작을 했다.
어머니와 이야기 나누며 2천배까지 5시간 걸렸는데 앞으로 4시간 이상은 걸릴 것 같다. 동이트야 끝나지 않겠느냐고..

△ 2009.5.26. 00:55


지나 가시든 분이 재호시 옆에서 삼배를 한다.
조문행렬에 서 계신분들도 재호씨의 삼천배를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오가는 사람들도 무엇을 하는 것인지 물어보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많다.
이제 내가 반쯤은 대변자가 되어 버렸다.

△ 2009.5.26. 00:45


1시가 넘었다.
이 사진은 재호씨를 위해 특별히 찍었다. 노문현 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3천배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의미없는 사진일 수도 있지만으로 보이겠지만 재호씨에게는 특별한 사진이 될 것이다.

△ 2009.5.26. 01:01


2천배를 올릴 때 보다 시간이 2배이상 걸린다. 그리고 잠시 잠시 쉬는 횟수도 늘어난다.
나도 주변을 돌면서 다른 사진도 찍고, 사람들도 만나 이야기 나누며 휴식을 취했다.
이제 기다리는 조문객의 줄도 많이 줄었다.

△ 2009.5.26. 04:00


시각은 4시를 지나고 있고, 2650배를 하였다. 이제 3천배가 가까워 온다.

재호씨의 3천배를 지켜보던 사람들 사이에 의견이 갈렸다.
한 분이 힘들게 3천배를 올리는 재호씨에 대한 걱정이 과하여 어머니에게 장단 중단시키라며, 저러다 사람 죽는다며 따지듯 한다.
그것을 지켜 보는 다른분들은 노전대통령에 대한 마음의 표현이라며 그냥두라고 하고..
이렇게 옥신각신하는 사이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소란스럽다.

근데 이런 걱정이 재호씨를 더 힘들게 한다.


새벽이 되어 갈 수록 날은 더 차가워진다.
땀을 흘리지만 잠시 쉬는 동안은 그 땀이 더 추위를 느끼게 할 것이다.
커피 3잔을 타왔다.
재호씨에게는 e메일 주소도 받았다.
이제는 취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내가 3천배에 동화되어 버렸고
이것을 기록으로 담아 재호씨 모자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 2009.5.26. 04:25


민주화기념사업회에서 오신분들의 봉하마을 한바퀴를 취재하고 급하게 돌아왔다.

한분이 곁에서 재호씨를 응원하고 있다.

△ 2009.5.26. 05:01


이제 몇 배만 더 하면 3천배다.

△ 2009.5.26. 05:05


하늘이 푸르스름하게 밝아 오고 드디어 3천배다.
전 날 7시30분에 시작하여 5시12분에 끝났으니
9시간 42분이 걸렸다.

△ 2009.5.26. 05:12 / 3천배째


3천배를 끝낸 재호씨의 얼굴에 환희가..

△ 2009.5.26. 05:13




△ 2009.5.26. 05:13



△ 2009.5.26. 05:15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학생신도 정재호(대구, 38세, 불명 보현)



재호씨의 어머니(61세)도 너무 기뻐한다.
기념사진 찰칵..

△ 2009.5.26. 05:15



이제 3천배를 드리고 얻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서에 대한 답변을 적어
3천배를 영전에 올려야 한다.

△ 2009.5.26. 05:18


3천배를 끝내고 노전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물었다.
"삼천배를 드렸으니, 이제 대통령님은 저한테 빚지신 겁니다."



△ 2009.5.26. 05:18 /재호씨가 9시간에 걸쳐 3천배를 올리고 유서에 대한 답변을 적었다.


재호씨가 답변적은 유서를  노전대통령 영전에 올리고 있다.

△ 2009.5.26. 05:20


그리고 마지막으로 축원을 올린다.

△ 2009.5.26. 05:21



이 순간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물어보지 않았다.

△ 2009.5.26. 05:22



다만 재호씨가 3천배를 영전에 올리고 난 다음의 생각은 추모록에 남긴 글로 짐작할 뿐이다.

이 정신 저 정신 어느 것이 나의 생각이고 정신인지 기억나지 않으니
우리의 노짱 노전대통령님 꼭 좋은 곳으로 가실 것이고
꼭 내세에 더 깊은 인연 채우겠습니다.
- 정재호


△ 2009.5.26. 05:30 / 추모록에 남긴글



마지막 인사를 하고 나도 봉하마을을 빠져 나왔다.

△ 2009.5.26. 05:31



내일은 전대통령의 장례식날이다.
망자와 산자, 산자와 산자의 화해의 장이 될지
산자와 산자의 불가피한 충돌이 될 지 알 수가없다.

이미 국민들은 7일간의 조문을 통해 마음을 보였고 뜻을 전달하였다.
이제 그 마음과 뜻을 받은 쪽에서
답 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