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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생각/마을도서관

책과 장미 주고 받는 이유나 알자

by 구르다 2009. 4. 23.

4월 23일은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 책의 날

출처 : http://www.unesco.or.kr

오늘 신문과 라디오에서 책과 관련된 기사와 방송이 많이 나온다.

바로 오늘이 유엔이 1995년 정한 "세계책의 날"이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World Book & Copyright Day)"이다.

유네스코(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가 4월23일을 세계 책의 날로 정한 것은 책의 중요성과 관련정보들을 제공하면서 독서진흥에 힘쓰기 위함이었다.
근데 어쩌다 4월 23일이 되었을까? 무슨 특별한 날인가?

4월23일은 돈키호테의 작가인 세르반테스와 설명이 필요없는 세익스피어가 세상을 뜬 날(1616년) 이다. 그리고 1564년 4월 26일이 세익스피어가 세례받은 날인데 그것으로 추정하면 4월23일은 세익스피어가 세상에 태어난 날(1564년)이기도 하다.

또 스페인 카탈루냐에서는 ‘성 조지’ 축일인 4월23일 연인끼리 책과 장미를 선물하는 책과 장미의 축제를 여는데, 사랑하는 사람끼리 남자는 장미꽃 한 송이를, 여자는 책 한권을 선물하던 풍습에 연유하여 1926년 부터는 책을 사는 사람에게 장미꽃을 선사하는 관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들로 4월23일이 "세계 책의 날"로 정해졌다.


2009년 세계 책의 수도는 '베이루트'


유네스코는 2001년부터 세계 책수도를 정하여 책의 날인 4월23일부터 다음해 4월22일까지 책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주관하도록 하고있다.
  
2009년‘세계 책의 수도’로 지정된 베이루트는‘책은 절친한 친구’, ‘지식, 평화, 우애, 꿈을 찾아 책으로 그리고 베이루트로’등을 슬로건으로 하고 있다.




1987년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정한 ‘책의 날’은 10월11일


출처 : http://cafe.daum.net/chiramdong 세계문화유산 팔만대장경판

책하면 우리 민족이 자긍심을 가져도 좋다.
학교다니면서 그렇게 외웠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책 "직지심체요절(‘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목판본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기억하는가?
금속본과 목판본 참 많이 헷갈려 했었다.

그뿐인가 무려 240년이라는 긴시간 공들여 8만1천여 나무판에 5천2백만 자의 불전(佛典)을 새겼으니 이것이 ‘팔만대장경’이다. 이처럼 우리 민족은 책에 대해서는 문화 강국이다.
어쩌면 쿠텐베르크가 태어난 날을 책의 날로 정할만도 한데, 그역시 우리보다 한세기나 뒤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쉽다.
1995년보다 훨씬 앞선 1987년 대한출판문화협회는 팔만대장경이 나온 1251년 10월11일(양력 환산)을 '책의 날로' 정했다. 그러나 이 포스팅을 하기 위해 자료를 찾기 전까지도 나도 이 날을 알지 못했다. 부끄러운 일이다.
아무도 10월11일 이날을 기억하지 않는다. 대한출판협회도 유공자 표창 정도만 한단다.


자녀에게 책좀 봐라? 윽박지르지 말자.


책의 날이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책 선물하지 말자.
대신 내가 읽을 책을 사자. 그리고 나만 읽지 말고 책에 날개를 달아 돌려 읽자.
책의 날은 시작하는 날이지 이날 하루만인 것은 아니지 않는가?


자녀에게 자신은 책을 보지 않으면서 책보라고 하지 말자.
솔직히 취미 없는 사람이 책을 보는 것은 고역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책은 강한 전염성과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책읽는 바이러스가 온세상에 퍼져서 나쁠 것 없지 않겠는가.
이제 자녀에게 책보라고 하는 대신 내가 책을 읽자 그럼 전염된다. 그리고 그건 치료 백신도 없다.

정부는 사회적으로 책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라.
쓸데없는 곳에 삽질하지 말고 마을마다 도서관을 만들고 그곳에 사서(좁은 의미의 사서가 아니다)를 배치하라.
그럼 자연스럽게 일자리 창출되고, 공동체도 회복된다.
▶ 관련글 (
2009/01/14 - [도서관이야기] - 전국토에 망치 소리 대신 책 읽는 소리를)


강제적이고 확일적인 독서인증제는 실패한다.

경남도교육청에서 부산을 따라 배운다고 독서인증제를 실시하겠다는 공문을 학교로 내린 모양이다.
그런식으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책을 읽히겠다는 것은 분명 좋은 취지다. 그러나 억지로 하면 탈난다. 그리고 성적으로 비치면 이미 헛방이다.
그보다는 자율적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우선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경남도교육청은 2007년 학교도서관 부문 최고평가를 받았고, 2008년 대통령상까지 수상했다.
도교육청이 잘하는 것을 더 잘하면 좋겠다.

학교도서관에 전담인력을 확충하라.

경남도 900여 학교에 도서관 담당 선생아닌 도서관 전담인력(사서교사. 사서직원)이 있는 곳은 100여곳이다.
턱없이 부족하다. 학교도서관에 전담인력을 두어 도서관 문열려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도서관이 놀이터가 되고, 교실이 되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책읽는 바이러스에 감염 되어 책에 중독 된다.

전담인력이 있는 곳과 그렇지 않는 곳의 하루 대출량이나 열람인원을 비교해 보면 단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른들의 시각, 부모의 시각이 아닌 책읽는 당사자의 입장에서 정책을 세웠으면 좋겠다.

경남도교육청은 충분히 도서관과 독서부분에서는 새로운 사례를 만들어 낼 토대도 있고 능력이 있음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