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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생각/삶! 때론 낯선

입주끝(?) 깜깜한 '더 시티 세븐 야경'

by 구르다 2009. 4. 8.

출퇴근 길 만나는 콘크리트 공룡이 더 시티 세븐이다.
인구 50만의 도시 창원에 어울리는 건물로 맞나 하는 의문을 가지면서...

입주를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들은지가 꽤 오랜 된 것 같다.
그리고 얼마전에는 도내 부동산 경기에서 전세 거래가 있다는 기사를 본 것 같다.
그래서,,퇴근길 카메라를 들이댔다.

근데..불빛이 너무초라하다..

▶ 2009.4.7.PM08:57 명곡지하차도에서 퇴근길 찍은 The City7 야경


입주가 언제까지 인지 검색을 해보았다. 지난 2일까지가 입주 기간이다.

경남도민일보

창원 시티7 오피스텔 이달 입주 시작

2009년 02월 16일 (월)  추지연기자


최근 경남지역 부동산 경기 하락에도 예상 입주율이 50%에 달해, 도내 부동산 경기에 '활력소'가 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15일 ㈜도시와 사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드디어 오피스텔 입주가 시작됐다. 총 1060가구 중 57가구가 입주를 완료했다(2월 14일 현재). 출발이 썩 좋지는 않지만 2월 말까지 총 200가구, 3월 말까지 총 500가구가 입주를 약속했다. 입주기간이 4월 2일까지 모두 2개월 남았으니 50% 정도 입주율이 예상된다



계속 입주가 되겠지만 일단 1차기간은 지났다. 목표가 70%에 예상 입주율이 50% 라고 되어있다..
불켜진 숫자를 세보진 않았지만..50%는 도저히 되지 않을 것 같다.

내가 분양도 받지 않았고, 분양받을 경제능력도 되지않고, 들어가 살아라고 해도 유지할 능력이 되지않아 나와 무관한 일이다 싶지만 걱정은 된다.
한국경제의 현실을 보는 듯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계약자는 기간 내 잔금을 치르지 않으면 10% 이상 연체이자를 내야 한다. 사업자인 ㈜도시와 사람은 잔금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대출이자를 내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럽다. '더 시티세븐 자이' 잔금은 12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마이너스 프리미엄에 들어선 시티세븐 오피스텔 거래가 그리 활발한 편도 아니다. ........... (위 경남도민일보 내용 중)

더 시티세븐은 분양당시 전국의 투기자금이 몰려 전국을 떠들석하게 했다.
그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분양받아 입주를 목표로 했다기 보다는, 일단 당첨만 되면 돈이된다고 생각한 투자였다. 무리하게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라도 일단 당첨만 되고보자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부터 출발한 거품경제의 몰락..
그 후폭풍은 한국에 당연히 영향을 미쳤고,,창원에도 왔다.

어쩌면 더 시티 세븐은 애초 창원의 규모에는 어울리지 않는 애초부터 실패한 무모한 구상일 수도 있다.

더 시티 세븐이 공사를 시작하기도 전,,몇 십층 짜리 건물이 들어선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
국내 모대기업 건설회사에 다니는 초등학교 동창과 상남을 간적이 있었다.
서울사는 친구이지만 상남의밤 현란한 불빛을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면서..조용히 하는 말,,,
"창원에 또 거대한 상가를 세운다며,,,"
"응"
"창원 인구에 미친짓이다"

그래..더 시티 세븐을 창원에 세운다는 것은 미친 짓이었다.

▶ 2009.4.7.PM09:23 풀만호텔쪽에서 본 The Gity 7


더 시티세븐은 부자들이 사는 곳이라 그런지 출입통제가 철저하다.
우리집에서 걸어서 10분거리다.
얼마전 비오는 날 딸과함께 걸어서 서점을 들리고 영화를 보기위해 갔었다.
입구를 잘 못들어 시티세븐 주차장으로 들어섰는데 막아선다..그 때 시간이 밤9시가 넘었다..
조금은 위압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 동네에서 인테리어를 하시는 분과 술을 한 잔 했다.
누가 시티에 들어갔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자연스럽게 시티세븐 이야기를 했다.
그분 왈..
시티세븐은 들어가서 살려면 인테리어 공사(내부공사)를 반드시 해야하는데 아마 그 비용이 1억은 될 거다.
근데, 외부 업자는 일을 따도 자재운반을 하지 못해서도 일을 못한다.
결국, 자기들이 다 해먹겠다는 것 아니냐?

결국 내부 인테리어 조차도 지역경제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이야기였다.




내가 사는 집 대문 앞에서 찍은 시티세븐이다.
창원에서 가장 먼저 주택지가 된 동네이다.

▶ 2009.4.7 창원 대원동



내부 구조에 따라 A, B, C의 세가지 유형의 단층집이다.
70년 대 말에 생긴 주택단지로, 연탄보일러 집 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창원에서 가장 좋은 집이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재개발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은 동네이지만..
개인적으로 난 재개발을 반대한다.



높은 층은 평수가 크다고 한다.
그만큼 입주 가능성이 높다(애초 돈 많은 사람이 분양 받을 수 밖에 없는..)
근데도 불이 많이 켜 있지 않다.

더 시티세븐 때문에 우리동네는 공사를 여기 저기한다.
이미 도로 하나는 산을 자르고 동네를 갈랐고..
또, 한 곳에는 도로 확장공사를 하고 있으며..
또, 한 곳은 예정되어 있다.

그리고 여기저기 신호등이 생겼다..
신호등 없이도 잘 살던 동네인데..
노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라 위험할 수 있다.

산이 포근하게 감싼 동네라 창원에서는 그래도 동네, 마을의 느낌이 나는 살기 좋은 곳인데..
지금은 그것이 많이 훼손되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더 시티세븐이 창원의 랜드마크는 고사하고 창원의 발목을 잡는 일이 없기를 희망하면서

양적인 성장, 높고 큰 것만이 발전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

'과한 것은 부족한만 못하다' 했다.
지금 세계가 겪고 있는 경제의 어려움은 바로 그 과한 욕심이 만들어 낸 것이다.
그것이 거품이다.

▶ 2009.4.7. 대원동에서 본 The City 7


현 정부에서는 거품이 걷히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 같다.
오직 그 거품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 같다.
한국 경제가 살아나려면 내수를 통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수출 중심 경제구조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글을 마무리하며 기사 하나가 생각나는데 웃음이 나온다.
"무역흑자"라던 기사다.
수출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경기 악화로 수입이 줄어서 난 흑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