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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생명가득한

4월 끝자락 비음산 철쭉과 야생화들..

by 구르다 2014. 5. 7.

2014년 4월27일은 세월호 참사로 온 나라와 전 세계가 슬픔에 빠져있는 잔인한 4월의 마지막 일요일 이었다.

축 처진 기분에 마냥 갑갑하여 예가체프 커피를 내려 우산을 챙겨 비음산을 향했다.

모처럼의 산행이라 땀을 좀 흘리고 나면 기분 전환은 될 것이라 생각했다.

이 맘때면 용추계곡에 여러 꽃들이 앞 다투어 피겠지만 무거운 DSLR 카메라는 챙기지 않았다.

카메라를 만지작 거린 것이 10년이 되었다. 지역의 행사와 가족의 일상, 계절 따라 피는 꽃을 찍은 사진 파일이 늘어나면서 사진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 이제 스마트폰 성능이 좋아져 그날의 느낌을 담고 페이스북에 올리고 하는 것은 스마트폰 사진으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애써 사진을 모으기 보다 기록을 하고 나면 미련없이 지우게 되었다.




용추계곡에서 먼저 눈에 든 것이 으름덩굴 꽃이다.

요란하지 않게 간단한 눈인사만 나누고 지나쳤다.




산을 오르며 아는 분들을 만났다. 경남정보사회연구소 이사를 하셨던 최경화 선생님을 만났다.

교회분들과 산행을 오셨다고 한다. 반가운 만남이었다. 산행에 따른 덤이다.

잠시 후에 마창환경운동연합 박종권 공동의장님을 만났다. 박종권 의장님과는 여러 장소에서 만난다.

며칠 전에는 친구분이 지방선거 출마를 하는데 내가 놀고 있으면 한달 아르바이트 해보겠냐고 전화가 왔었다. 챙겨 주심이 고맙다.


등산로를 잠시 벗어나 계곡으로 내려서니 철쭉이 그림좋게 피었다.




여러 종류의 꽃들이 손 짓을 했지만 뿌리치고 산행에 집중했다.

계곡을 벗어나 비음산을 향하는데 모처럼의 산행이라 숨이 가쁘다.

봉우리 하나를 남겨 놓고 잠시 한 숨을 돌렸다.

쉬면서 발 아래 애기나리와 눈 맞춤 하였다. 스마트폰으로 애기나리를 찍는 것이 수월치않았다.




세월호 사고가 아니었다면 비음산 철축제가 있는 날이었다. 멀리서 보면 철쭉이 제법인데 가까이서 보니 철쭉 끝물이었다.

가져간 예가체프 드립커피를 어쩔 수 없이 비음산과 나누어 마셨다. 보온병의 커피를 엎지르는 경우가 자주 일어난다. 이것도 세월 탓이다.




비음산 정상에서는 잠시 머무르고 사진 한 장도 남기지 않고 하산을 서둘렀다.

왔던 길을 되돌아 가지않고 비음산 동문쪽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비음산을 여러번 왔지만 하산길로는 초행이다.




능선에서 각시붓꽃을 만났다.

올해는 각시붓꽃 얼굴을 보지 못하고 봄을 보내나 싶었는데 아직 꽃을 떨구지않고 버티는 각시들이 있었다.




발 아래로 김해 진례면이 펼쳐지고 멀리 낙동강도 보인다.

정병산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풍경이다.




우곡사 갈림길로 내려 오려는 계획을 잡았으나 길을 잘 못들어 용추10교(?)로 내려왔다.

런키퍼를 켜지않고 산행 하였기에 정확한 경로를 지도에 표시 할 수도 없음이 조금 아쉽다.




용추계곡 입구의 큰꽃으아리, 오를 때는 보지 못했는데 하산길에 눈에 들었다.

자태고운 녀석이라 특별히 모셔왔다.



큰꽃으아리의 꽃말은 고결, 마음의 아름다움이다.

지금 같이 팍팍하고 어려운 때에 사람들이 큰꽃으아리의 꽃말을 기억했으면 한다.

세월호 사고 아픔을 나누는 많은 국민들은 이미 그것을 실천하는 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