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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생각/삶! 때론 낯선

오늘 같은 날 따끈따끈 군고구마 어때요?

by 구르다 2011. 1. 16.


날이 추워도 너무 춥습니다.
아버지께서 보일러를 놓기도 하고 수도배관을 하시는데 어제오늘 동네 분들이 '보일러가 터졌다.', '수도가 터졌다.'라며 많이도 찾아옵니다.
이제는 연세가 높으셔서 돈보다는 이웃들이 애타게 찾으니 마저 못해 하십니다.
어머님은 그런 아버지를 보고 빨랫감만 만든다며 역정을 냅니다.




어른들이 '소한 대한 지나면 얼어 죽는 내 새끼 없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보통은 소한 추위가 센데, 올해는 대한 추위가 훨씬 센 것 같습니다.

창원에서는 소한을 전후해서 창원천 겨울방학 썰매타기 행사가 열립니다.]
썰매타기 행사에 참석하고 그것을 블로그에 올렸더니 경남도민일보 종이신문에 갱블기사로도 실렸습니다.
모처럼 원고료 5만 원도 받았습니다. 2011/01/10 - 하천에서 썰매타기 컴퓨터 게임보다 재밌다


△ 창원천 썰매타기 행사에서 군고구마를 굽고 있다. 2011.1.8.창원천



이날 썰매타기 행사에는 먹을거리도 풍성했는데 어묵, 군고구마, 감자, 커피 그리고 양고기입니다. 양고기는 준비만 하고 굽지는 못했습니다.
가장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은 것이 군고구마였습니다.

8상자인가 10상자를 준비했는데 모두 다 구웠으니 엄청난 양을 구워서 사람들이 나누어 먹었습니다.




인서탄트 음식과 공장과자에 입맛이 길들어진 아이들이지만 썰매 타고난 뒤에 먹는 군고구마의 달콤함을 아는지 아이들이 줄을 섰습니다. 구워내기가 바빴습니다.




이날 고구마는 불에 탄 껍질을 벗기면 노란 속살을 드러내는 먹음직스런 호박고구마였습니다.
아이들도 좋아했지만 사실 어른들이 더 좋아했습니다.


△ 누구의 입일까요?



갓 구워낸 고구마의 은박지를 벗기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노란 속살을 깨물 때 느끼는 그 맛을 어떻게 글로 옮길 수 있을까요?
사진으로 담았지만, 이것으로도 부족하다 싶습니다.
그날 그 분위기에서 먹어본 사람만이 그 맛을 알 것입니다.




저도 이날 고구마를 두 개씩이나 먹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열심히 고구마 굽는 자원봉사도 했습니다.


△ 제가 들어간 사진이라 동백낭구님 사진 빌려 왔습니다.



며칠 이렇게 날이 몹시 추우니 따뜻한 이불속도 좋지만,
그날 먹었던 노란 호박고구마 생각이 간절합니다.




살 안 찌기로 유명한데 고구마 생각이 나는 것은 살찌려는 징조일까요.

내일도 꽤 춥다고 합니다.
20일이 대한인데 아무래도 이번 주 내내 추위가 이어질 것만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