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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치수다

역사 알면 한일군사협력 말할 수 있나.

by 구르다 2011. 1. 6.




새해 벽두부터 한일군사동맹, 한일군사협력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지금은 곤란하다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지곤조기'를 두고 '아하, 이것을 위한 것이었구나?' 하는 반응도 나온다.




참 아름다운 섬 풍경이다. 수평선이 보이지만 독도는 아니다.
거가대로 침매터널의 출발지인 가덕도 세바지마을의 풍경이다.

대통령이 참석한 지난해 12월 13일 거가대교 개통식이 있는 날 가덕도를 찾았다.
대통령이 거가대교 개통식에 참석한 김에 가덕도에 들러 일제의 침탈흔적을 보았더라면 지금의 '지곤조기'는 일어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세바지마을은 낚시꾼이 감성돔 낚시를 위해 들리는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작은 몽돌해변이 있어 여름이면 많은 피서객이 놀러 올 것만 같다.


▲ 세바지마을의 몽돌해변



세바지마을 언덕에 서면 부산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그 언덕에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경계초소가 아직도 남아 있다.
군사적으로 중요한 요충지가 됨을 짐작할 수 있다.
바다로 쳐들어오는 적을 경계하고 깨부수기 좋은 자리다.




그런 탓에 가덕도 세바지마을에는 일제의 포진지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
마을에서 내려가는 방파제 쪽에서 보면 굴 입구가 세 곳이다.
주민은 이곳에 어구들을 보관하기도 한다.




바위에 뚫은 굴은 어른이 서서도 충분히 다닐 수 있는 높이에, 양팔을 벌리면 겨우 닿을 넓이다.
세 개의 굴은 안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


▲ 세바지마을 일본군 해안포 진지



굴의 끝은 몽돌해안으로 연결되어 있고 해안과 닿는 지점에는 콘크리트로 두껍게 굴 입구를 막고, 포가 들고 날 수 있을 만큼의 사각 구멍을 만들어 놓았다.
러일전쟁에서 러시아 함대에 대응하기 위한 포진지인지 아니면 미군을 대항하기 위한 포진지인지는 확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우리 민족의 이해가 아닌 일본의 이해를 위해 가덕도 주민이 노역으로 만든 포진지일 것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아직도 생생하게 우리 땅이 기억하고 있는 일본에 대한 기억이다.




우리 땅에 새겨진 이런 일제 침략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고 당시의 사람이 죽어 사라진다고 지워지는 것이 아니다.
그런 것이 역사다.
역사는 결코 과거의 지난 기억이 아니다.
역사를 제대로 알고 그것에 대한 청산을 하지 않으면 그 역사는 다시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과거는 지난 일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이제는 덮자 그리고 화해하자.' 이것이 역사를 올바로 대하는 자세인가?
가해자가 있고 피해자가 있다면 그것에 대한 정중한 사과와 책임 있는 자세가 우선해야 한다.

일본은 과연 그렇게 했는가? 물어봐야 한다.
그 답에 대한 자신이 없다면 그 역사는 계속되는 것이고 친구가 아닌 잠재적인 위협적인 적으로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럼에도, 동맹이니 군사협력이니 하는 것은 제대로 된 역사인식이 아니다.




몽돌해수욕장이 끝나는 지점의 산 허리에는 제법 커다란 굴이 하나 더 있다.
저 굴에도 과거 일제의 침략 흔적이 남아 있을 것이라 짐작한다.


▲ 2010.12.13. 가덕도 세바지 마을에서



한일군사동맹이니 군사협력을 하겠다는 것은 100년 전의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는 시대착오적인 발상임을 분명히 하고 추호도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주국방을 하는 것은 제 나라 백성과 영토, 그리고 제 민족의 문화와 유산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닌가?
외세가 우위를 점하고 권한을 행사하는 군사동맹이니 군사협력은 그런 것과는 인연이 없음을 명확히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