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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생각/삶! 때론 낯선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뻘쭘했던 갱블시상식

by 구르다 2010. 12. 24.

▲ 초등학생 딸이 자기 엄마에게 줄 상을 예쁜메모지로 만들었다. 얼마나 발칙하고 유쾌한 상인가?


2010년도 이제 한 주를 남겨놓았습니다. 숨 가쁘게 달려온 2010년입니다.

하루건너 이런저런 송년 자리에 참석하게 됩니다. 그리고 상을 받기도 했고 상을 주기도 했습니다.

지난 22일 경남도민일보가 운영하는 메타블로그인 갱상도블로그 우수블로그 시상식이 있었습니다.
상을 주는 경남도민일보도 상을 받는 블로거도 뻘쭘한 시상식이었습니다.

상이라는 것이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야 하고, 더불어 지켜보는 사람도 함께 유쾌해야 하는데, 이번 갱블 시상식은 과정도 그랬고 시상식 당일도 그랬습니다.
그렇지만 내년을 위한 결론은 아주 좋습니다. 이것이 갱블의 문화고 갱블의 힘이구나 생각하게 됩니다.

2010년 갱블우수블로그 선정방식으로 당당히(?) 3등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이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갱블우수블로그 선정에 대해서는 다른 분들이 두 가지 문제를 제기합니다.

하나는 꼭 경남도민일보에서 운영하는 갱상도블로그(갱블)에서도 순위를 매겨 시상식을 해야 하는냐?는 시상식 자체에 대한 문제입니다.
본인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하게 이번 과정에서 2등을 하고 수상을 거부해버린 실비단안개님이 그러합니다.

또 한 가지는 순위를 매기는 것도 좀 기분이 그런데, 공정성에 대한 것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것을 제기하는 분도 있습니다. 즉 갱블의 순수성은 의심치 않는데 공정성이 의심된다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달그리메님이 이 부분을 제기했는데 저도 여기에는 공감합니다.

2010 갱블 우수블로그 선정 투표 결과는 흥행했는데, 시상식은 사실 참혹(?)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위기를 갱블을 만든 김주완 편집국장이 감지하고 응급조치를 했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는 것에는 좀 부족했나 봅니다.
22일 시상식에 앞서 먼저 갱블 우수블로그와 연말 시상을 어떤 식으로 하면 좋을지에 대한 토론도 있었습니다.
긍정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왔고, 저도 몇 가지를 제안했습니다.


▲ 갱상도블로그 2010 우수블로그 시상식에 앞서 간담회. 2010.12.22.경남도민일보



이번 갱블 우수블로그 선정 과정은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1,2,3가 마지막까지 초박빙 승부(?)를 펼쳤습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제가 그것을 은근히 조장했고 즐겼습니다. 물론 경남도민일보가 제시한 방법에서입니다. 1개 컴퓨터에서 1일 1번 투표입니다. 김주완 국장도 집에서 1번, 사무실에서 1번 이렇게 두 번을 했다고 하는데 저는 그 이상을 했습니다.


▲ 갱상도블로그 2010 우수블로그 투표결과



그리고 네이트 친구 몇 명에게 찍어 달라고도 했습니다.
그중에는 찍기는 찍었는데 나를 찍지 않았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자기가 보고 판단해서 찍었다고 하더군요.
개념 팍팍 든 네이트 친구입니다.
이 친구에게도 그래도 나도 한번 찍어줘 했죠.

그리고 아주 열성적인 지지자도 있었습니다.
난 3등만 하면 된다고 했는데도 "1등 만들어 놓을까요?" 하는 네이트 친구도 있었습니다.
적당히 하라고 부탁했습니다.
그 친구들은 스스로 투표를 게임으로 즐긴 것입니다.
아마 당사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지인들이 이번 투표에 게임을 하듯 즐긴 분들이 있었다고 봅니다.
21일 저녁에 상갓집을 다녀와서 결과를 보니 막판까지 접전을 펼친 것 같더군요.

이것은 이후 이 방법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것이라 봅니다.


▲ 갱상도블로그 2010 우수블로그 시상식 1등 먹은 허은미님. 2010.12.22.경남도민일보



글이 늘어지는데 앞으로 갱블 시상 방향을 나름 제안하며 글을 마무리 하려합니다.
갱블의 2010 우수블로그 선정과 시상은 일단 성공했습니다.
화제가 되었기에 성공을 한 것이라 봅니다. 관심이 없으면 비판도 하지 않거든요.
그리고 그런 비판에 대해서 갱블에서 개선방안을 찾고 있으며, 제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으므로 새로운 사례도 만든 것이라 봅니다.

저는 연말 시상 폐지는 하지않았으면 합니다. 부족한 것을 개선해가면 된다고 봅니다.
적어도 갱상도블로그가 상이라는 것으로 블로거를 평가하고 현혹하는 것은 아니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 해 동안 모두 열심히 해주었고 한 것에 감사하는 방식이라 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상에 대해 모두가 다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기에 연말 시상을 통해 활동을 독려하는 긍정성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 갱상도블로그 2010 우수블로그 시상식 3등 먹은 구르다. 2010.12.22.경남도민일보



당일 현장에서도 제안했듯이 저는 투표 방식보다는 경남도민일보에서 기준을 가지고 선정하는 방식을 채택하였으면 합니다.
그리고 블로그는 다양함으로 하나의 기준만 가지는 것도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갱상도블로그는 경남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메타블로그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경남도민일보가 메타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나서는 긍정성이 무엇인가 간단히 살펴보면 첫째, 기자들이 챙기지 못하는 세세한 기사나, 일상적 소식이 블로그를 통해 생산됨으로 경남도민일보의 사이트를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갱상도블로그에 블로그를 등록한 블로거는 경남도민일보에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되어 신문을 구독하거나, 홍보하는 적극성을 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블로그의 글이 종이신문에 소개되면 그 당사자는 더욱 적극적인 홍보를 하게 됩니다.

세 번째는 기자들을 긴장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블로거와 개구리는 어디로 튈지 모릅니다. 기자회견장에 블로거들이 카메라를 들고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기자들은 긴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행정에서도 블로그 글을 지켜본다고 합니다. 그러기에 기사의 자기검열도 줄어들고 진실보도가 우선되는 긍정성이 나섭니다.

이런 것을 참조해서 기준을 세우면 된다고 봅니다.
지역성이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 봅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로 상을 나누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가칭 지역이슈제조상, 최대이슈블로거라는 상을 정하면 가장 많은 이슈를 만들어 낸 블로거와 최고의 이슈를 만든 블로거를 선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가장 많은 기사를 작성한 블로거, 현장 밀착 취재 블로거, 하나의 사안을 물고 늘어지는 진드기블로거, 신인블로거, 미식가블로거, 제안블로거, 책리뷰블로거 등,,,찾아보면 독특한 것이 매우 많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계획도 연말이 아닌 연초에 미리 공지하면 갱블에 참여하는 블로거들이 그래 올해 내가 다른 것은 몰라도 저 부분은 도전해보자 이런 목표도 설정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기존 투표방식에서 갱상도블로그의 고민이 사실 있었을 것이라 봅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투표를 좀 해줘야 하는데 너무 투표인원이 적으면 "에이 꼴랑 저거 밖에 투표 안 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참 어려운 부분이라 봅니다.

제가 이번 우수블로거 투표에서 갱블을 농락한 것일까요? 아님 갱블에 낚인 것일까요?